세종대왕과 불면증

불면증 100문 100답] <27>환경미디어의 수면 환경 시리즈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11-03 11: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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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은 환경이다
'환경미디어의 수면 환경 시리즈'-불면증 100문 100답​

은퇴, 취업, 진학, 인간관계 등으로 걱정이 많은 시대다. 걱정은 불안으로, 불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의학박사인 박종운 원광대 겸임교수의 도움말로 잠에 관한 궁금증 100가지를 풀이한다. 
 

△한의학 박사 박종운 원장

<사례>
 38세 여성입니다. 세종대왕이 불면증에 시달렸다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습니다. 세종대왕은 불면증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박종운 박사 의견>
먼저, 의견을 말씀 드립니다. 세종대왕은 불면증에 시달린 것은 아닌 듯합니다. 세종은 비만, 눈병, 당뇨 등 여러 질환으로 고생 했습니다. 또 밤 새워 책을 읽었습니다. 이로 인해 불면증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러나 조선왕조실록 등에는 임금이 잠을 못 자 버거워한 내용이 없습니다. 세종대왕을 불면증과 연결 하기는 무리입니다.

물론 임금은 여느 사람에 비해 수면의 양이 적었습니다. 세종대왕 전문가인 이상주 작가가 쓴 ‘세종의 공부’에 의하면 임금은 하루에 5시간 내외 수면을 취했습니다. 자정 취침, 새벽 5시 기상 스케줄입니다. 때로는 새벽 3시 무렵에 일어나 동 틀 때 조회를 받기도 했습니다.

임금이 잠을 늦게 잔 이유에 대해 이상주 작가는 독서를 이야기 합니다. 시간을 쪼개 틈틈이 책을 읽은 세종은 업무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밤 10시 경부터는 편안한 마음으로 독서를 합니다. 또 새벽에 일어나 책을 찾았습니다. 세종의 평균 수면 시간은 5시간 내외이지만 어느 날 은 3시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면증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음날 일상에 지장을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면 잠이 오는 게 일반적입니다. 뇌의 피로, 눈의 피로, 체력저하 등이 원인입니다. 특히 재미없는 업무적인 책을 보거나 시험 등의 부담을 안고 읽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흔히 ‘책만 보면 잠이 쏟아진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따라서 수면장애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책을 보면 어느 정도는 잠 자 는데 유리한 여건이 됩니다.

그런데 책을 보면 오히려 각성이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른 자세를 취하고 흥미롭고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을 때입니다. 세종이 대표적입니다. 밤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 또는 새벽 3~4시의 이른 시간 독서는 오히려 머리를 맑게 했습니다. 관심 분야이기에 잠을 잊은 채 몰입한 것입니다.

세종은 16년(1443년)에는 신하들이 편찬중인 자치통감훈의를 매일 교정했습니다. 퇴근하는 대제학 등으로부터 당일 편찬 분량의 원고를 받았습니다. 이를 밤 늦도록 읽고 잘못된 내용을 바로 잡았습니다. 그해 12월 11일 임금이 말합니다. “요즘에 이 글을 봄으로써 독서의 유익함을 알았다. 총명이 날마다 더하고 수면이 아주 줄었다." 임금은 글을 읽느라 밤잠이 준 것입니다. 세종에게 책읽기는 수면 유도제가 아닌 정신을 맑게 하는 각성제였습니다.

수면은 심리적인 면도 큽니다. 따라서 세종과 반대의 방법을 택하면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관심 없는 책, 시험과 연계된 책을 피로도가 많은 부자연스런 자세에서 읽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불면증을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원인을 따져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합니다. 수면장애는 심리적, 육체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특히 내성적이고, 완벽주의 성격에서 유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양의학에서는 사결불수(思結不睡)를 말합니다. 생각을 깊이 하다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입니다. 황제내경의 소문에서는 생각이 너무 많으면 비장이 약해지고, 걱정이 많으면 폐에 이상이 생기고, 겁이 많으면 신장에 무리가 가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동의보감에는 사결불수 해소법으로 화를 내는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2년 동안 불면증에 시달리는 여성에게 당시 유명의사가 말합니다. “양쪽 손의 맥이 모두 느린 것은 비장이 상한 탓이다. 비장은 생각이 많을 때 상한다.” 의사는 남편과 상의하기를 부인이 성을 내게 하자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재물을 받고 며칠간 술을 먹다가 처방도 써주지 않고 가버렸습니다. 그러자 부인은 몹시 화가 나서 땀을 흘리다가 곤히 잠들었는데 며칠동안 자게 되었습니다. 노기를 일으켜 맺힌 생각을 가라앉힌 심리요법입니다. 

 

불면증은 개인별로 원인을 따져 치료해야 효과적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근본적으로 흐트러진 오장육부의 균형을 추구합니다. 균형은 넘치는 것은 빼고, 부족한 것은 채우는 것입니다. 정확한 진단으로 부족함을 채우는 보법(補法)과 과잉된 부분을 해소시키는 사법(瀉法)이 제대로 처방되면 불면증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  

 

글쓴이 박종운
한의학 박사로 원광대 한의대 겸임교수다. 박종운한의원장으로 불면증과 공황장애 등 고질병 치료법을 30년 넘게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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