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의 미생물적 안전성과 수도관의 재질

글. 이호 (주)고비 부회장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7-12 11: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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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 (주)고비 부회장


처음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음용수 수질 가이드라인』에서 수인성 전염병의 미생물로 인한 발병은 즉각적이고 2차 감염에 의해 대규모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먹는 물 관리에서 병원성 미생물에 대한 제어가 최우선으로 되어야 하며, 어떤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타협되어서는 안 된다” 고 강조하고 있다. 수돗물은 기본적으로 음용에 제공됨으로 건강 위험성을 최대한 배제하여 안심하고 음용할 수 있는 안전한 물의 공급이 요구된다.


근대 수도는 이질, 콜레라, 장티푸스 등 수계전염병의 예방을 목적으로 부설되었다. BC 8세기 고대 로마에서는 수로를 설치해 하천 등에서 물을 끌어와 생활용수로 사용하였고, 정수 처리에 의한 전염병 예방 효과가 알려진 것은 19세기에 와서다. 정수 처리 방법으로 모래층을 통한 완속 여과와 급속 여과 방법이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고안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수돗물의 정수 처리법의 보급과 염소 소독에 의해 수계전염병 예방이라는 근대 수도의 목적은 거의 달성되었다.

▲ 제공=(주)고비

수질 측면에서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한 노력으로 근대 수도의 목적은 달성 되었지만, 산업화, 도시화와 기후 변화로 수돗물 수질에 대한 위해 요인들이 새로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 와서 수돗물의 미생물적 안전성 확보는 안전한 수질 유지에 핵심 문제로 부각되고 있으며 특히 수돗물의 배수 과정에서 미생물이 증가하거나 재생장(regrowth) 하는 2차 오염 등 수돗물의 미생물적 안전성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수질을 유지하고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원의 보호, 정수처리단계의 적절한 선택과 운전 외에도 관로를 포함한 배수 시스템 관리가 중요하다. 수도 시스템에서 대부분을 점하고 있는 배수 관망은 정수 처리된 수돗물을 수송하면서 2차 오염 등 수질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수도관의 재질은 미생물의 증가와 재생장에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수도관 재료는 잔류염소의 농도와 생물막(Biofilm)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수돗물의 미생물적 안전성 
미생물적 안전성이란 정수시설에서 생산된 수돗물이 배수 과정에서 미생물이 증가하거나 재생장(regrowth)을 유발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재생장은 수돗물 2차 오염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되며 수돗물 속의 일부 미생물은 맛, 냄새 색도의 유발과 수인성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생물적 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세균수와 생분해성 유기물(BOM) 등 세균먹이, 수돗물 온도 등으로 알려져 있다. 재생장은 주로 생물막(Biofilm) 형성과 생물막에서 탈리한 미생물에 의해 비롯되며 수도 관망에서 생물막 형성에 의한 수질 오염 현상은 수질 문제에 대한 중요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세균 등 미생물은 단독으로 존재하는 경우는 드물고 미생물 스스로 만드는 세포의 폴리머에 의해 고체 표면에 부착하여(Biofilm) 복잡한 미생물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존재한다. 수도관망 속의 미생물 또한 관벽에 생물막(Biofilm)을 형성하고 그 속에 서식하거나 떨어져 나가 물속에 부유한다. 

수도관망 속에서 생물막은 다양한 인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구체적으로는 미생물이 존속에 필요한 영양물질, 적정 수온, 잔류 염소량, 관의 재질, 유속 등이 대표적이다. 

생물막은 2차 오염의 주원인이지만 그 외에도 금속관의 부식을 촉진 시키고 수도관의 마찰저항을 증가시켜 압력손실과 소독 효과도 감소시켜서 소독제 사용량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지구 온난화를 원인으로 한 기후 변화는 수온 상승 등으로 취수원의 수질이 악화되고 수돗물의 수온 상승과 동화성유기탄소(AOC)의 농도가 높아져 세균 등 미생물 생장을 촉진하는 환경조건이 만들어지고 있어 수돗물의 미생물적 안전성 문제는 수도시스템의 핵심적 현안으로 부각 되고 있다.

수돗물의 미생물적 안전성은 주로 세균 등 미생물의 영양요소 물질의 수돗물 농도와 수온을 지표로 사용하고 있으며 연구성과에 따라서는 미생물로부터 안전한 수돗물을 얻기위해 동화성유기탄소(AOC)농도가 10㎍/L 미만이고 생분해성 용존유기탄소(BDOC) 농도는 0.1mg/L 미만이며, 수온은 5℃ 유지를 제시하고 있다.(『수돗물의 생물학적 안정성인자개발 및 민감도 분석』 김영관.최성찬.한국과학재단 특정연구 2003.10.)

수도관 재질과 미생물적 안전성
정수처리 기술의 발전으로 수도 수질은 현저하게 향상되었지만, 위생학적 관점에서는 특히 수돗물의 미생물적 안전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수도관의 노후화와 부식 등으로 내벽에는 세균 등 미생물 생장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어 생물막이 형성되고 있다. 생물막 속의 미생물의 대사 산물은 수도관의 부식을 촉진하여 생물막이 두껍게 되고 염소의 소독력이 미치지 못해 내벽에탈리된 세균 등 미생물이 결국 수돗물을 오염시킨다.
 
수돗물 속의 세균 등 미생물은 수도관 내벽에 부착해 생물막(Biofilm)을 형성하여 성장하고 탈리되어 수돗물 속에 부유한다. 세균 등 미생물의 서식처인 생물막의 형성과 성장은 수도관의 코팅제 등 화학적 특성, 관 내면의 조도(roughness), 관 내부 표면적을 증가시키는 부식 등에 영향을 받는다. 또한, 미생물 생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수돗물 속의 동화성유기탄소(AOC)농도가 낮고 염소가 고농도로 잔류하는 수도관 재질이 미생물 안전성 유지에 유리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수도관 재질이 수돗물의 미생물적 안전성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관 재질과 미생물적 안전성에 관한 실증연구는 제한적이며, 연구방법 또한 실험실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련 연구 결과를 아래에 종합하고 개별적 연구 사례를 항을 바꾸어 예시한다. 

 ▲금속관에 비하여 PVC 관 등 합성수지관이 동화성유기탄소(AOC) 농도, 잔류염소 농도 및 생물막 형성 등 미생물적 안전성 면에서 우수하며, ▲관경이 작을수록 잔류염소 농도의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자원공사 연구 사례(『수돗물의 2차 오염방지기술』 한국수자원공사. 과제연구 1997.12.)
① 관종별 잔류염소농도 감소 : CP> GSP >DCIP > STS > PE > PVC 순으로 잔류염소농도가 감소
② 관경별 잔류염소농도 감소 : 50mm > 80mm > 100mm 순으로 잔류염소농도가 감소
  

미국에 있어서 연구 사례([環境技術] Vol36 No10(2007) /기술보고/장용철,遠山 忠,Andrew A.Randall,高見澤一裕,菊池愼太郞)
수도관 재료가 생물막 형성에 미치는 영향의 시험결과 PVC 관과 시멘트 라이닝 주철관의 검출된 균 수는 낮은 수치였고, 주철관과 아연도강관은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로 수도관 재료가 생물막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① 검출된 균 수 (생물막 형성) 및 잔류염소 농도 : 아연도 강관 > 주철관 > PVC관 및 시멘트 라이닝 주철관

생물막 형성 균 수가 많은 주철관, 아연도강관을 통과한 공시수(水)는염소가 불검출 되었고, 생물막 형성균 수가 적은 시멘트 라이닝 주철관 PVC 관을 통과한 시험 수에서는 고농도의 염소가 검출되었다. 이 결과는 수도관 재료가 잔류염소 농도를 지배하는 인자의 하나이고 결과적으로 염소가 고농도로 잔류하는 수도관 재료에서는 염소의 살균 효과에 의해 생물막 형성의 억제가 관찰됨을 나타낸다.

② 동화성유기탄소(AOC) 농도 : 주철관 > 아연도 강관 > 시멘트 라이닝 주철관 > PVC관
배수관 내 소비되는 동화성유기탄소(AOC)농도는 주철관이 가장 높으며 PVC 관이 가장 낮은 수치였다. 이 결과는 수도관 재료가 생물막 형성균의 직접적인 영양원이 되고 AOC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 제공=이호 부회장

 

네덜란드 수도의 적용 사례([네덜란드에 있어서 염소를 사용 않는 수도시스템의 관리]伊藤 禎彦 (Sadahiko Itoh) 일본 수도협회잡지 제79권 제10호 (913호).平成22.10 게재 사례보고 경도대학교 대학원 공학연구과 교수)
네덜란드는 수돗물 소독에 염소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로 유명하다. 세계에서 최초로 염소소독으로 인한 소독 부생성물인 트리할로메탄이 1972년 로테르담 수돗물에서 발견된 것이 주요한 이유다. 수도시스템에 있어서 염소소독 없이 미생물적 안전성에 각별한 노력을 해 온 네덜란드에서는 95% 이상의 국민들이 수질과 안전성에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네덜란드 수도는 미생물적으로 안전한 급수와 적절한 관로의 갱신에 의해 수돗물의 배수 과정에서 미생물의 재증식을 제어하고 있다.

① 수도관을 미생물적으로 안전한 재질의 것을 사용하고 있으며 지표로 BFP (생물막생성능:Biofilm Formation Potential)를 사용한다.
② 네덜란드 수도 당국이 실시한 관재질별 BFP시험 결과는 생물막 생성이 많은 재질 순으로는 가소제 첨가 PVC관 > PE관 > 테프론관> 경질 PVC관
③ 네덜란드는 수도 관망 구성에 있어서 미생물적으로 안전한 재질인 경질 PVC관을 관을 갱신할 때마다 확대 적용하고 있다.

 

▲ 제공=이호 부회장

 

미생물적 안전성 확보를 위한 염소 소독  

염소는 소독력과 경제성면에서 탁월하고 잔류성 또한 높아 우리나라는 물론 대다수 국가에서 잔류염소 유지로 수돗물의 미생물적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잔류염소의 농도관리는 수돗물의 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염소는 배수 시스템에서 세균의 재생장을 방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소독제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도원수의 대부분이 지표수이고 급속여과(急速濾過)방식을 채택하여 수돗물의 안전을 판단하기 위해서 ‘잔류염소량’을 바로미터로 하고 있다.  
  

이러한 염소소독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발암물질인 트리할로메탄 등 염소소독 부생성물의 생성과 과다한 염소의 사용은 인체에 악영향을 주는 등 부작용을 초래하므로 주의를 요하며 염소는 냄새와 물 맛 등에 영향을 미쳐 수돗물의 음용을 기피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수돗물의 미생물적 안전성 유지 측면에서는 잔류염소가 관망 안에서 농도의 분포가 균등하고 관망을 통과하면서 염소가 감량되기 때문에 잔류염소 감량이 최소화되도록 관리되어야 한다.
             
맺으면서
수도는 원수 취수로부터 이용자에게 급수될 때까지 상시 연속적인 시스템으로 통상적으로 수돗물의 수질검사는 시료 채취에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소요되며, 결과가 나왔을 때는 이미 이용자에게 급수가 완료된 후일 수 있어 수질 관리는 수도시스템 요소마다 지속적,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수돗물의 미생물적 안전성 문제는 현대 수도가 당면한 중요한 현안이다. 미생물적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요소의 복합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수도관의 재질은 수돗물의 미생물적 안전성 유지를 위해 중요한 요소임을 살펴보았다. 수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적합한 관 재질의 사용은 양질의 수돗물 공급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수돗물의 미생물적 안전성 문제의 중요성에 비추어 관련 연구와 실증 시험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였고, 특히 수도관 재질에 관한 부분은 더욱 제한적이었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수도 수질 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 예상됨으로 수돗물의 미생물적 안전성 유지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와 실증시험이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덧붙여 염소의 부정적 측면을 고려해 염소감량을 최소화하고 관내벽에 생물막 형성과 성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도관의 항균화는 미생물적 안전성유지를 위해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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