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립공원 수준의 아미산생태자원 적극적 보존이 요구된다!

글.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6-14 10: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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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아미산은 충청남도 보령시와 부여군에 걸쳐 있는 산이다. 높이는 638.5m이나 어떤 기록에는 575m로도 나온다. 높이만 보면 주목받을 만한 산은 못된다. 그러나 이 산은 산자락이 거의 0m에서 시작되다 보니 결코 얕은 산으로 볼 수 없다. 더구나 그 산이 품고있는 지형적 다양성과 그것에 바탕을 두고 성립한 생태적 조건은 널리 알려진 국립공원 못지 않게 다양하고 풍부하다(사진 1).

 

▲ (사진 1)해발고도가 거의 0m로서 기록상으로 높은 산은 아니지만 표고가 수백m가 되는 산봉우리들이 모여 아미산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지형의 다양성, 즉 생태다양성이 높아 국내의 여느 국립공원 못지않게 높은 생물다양성을 보유하고 있다. <제공=이창석 교수>


이에 필자는 이 산이 품은 식생과 그것이 가진 특징을 소개하여 그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더구나 지금 이 산이 위치한 충남지역은 이런 저런 이유로 산림의 난개발이 자행되고 있어 이처럼 귀중한 생태자원이세상에 알려지기도 전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따라서 이처럼 중요하고 가치있는 생태자원을 기록으로라도 남기기 위해 필을 들었다.


필자는 이 산의 첫번째 중요성을 강변식생과 산림식생의 자연스런 연결에서 찾고 싶다. 우리는 수생식물 벼를 주식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악국가로서 산지가 국토의 65% 가량을 차지하여 벼를 재배할 수 있는 토지 면적이 넓지 않다. 따라서 평지는 물론 물을 모을 수 있는 대부분의 장소를 논으로 이용해 왔다. 새로운 습지를 발굴하기 위해 국립수목원에서 수행한 연구결과를 보면, 산속의 습지, 즉 산림습원의 대부분도 과거에 논이었던 곳에 자리잡고 있다. 하천의 홍수터는 거의 전부가 논으로 전환되었다고 해도 무난할 정도다.

 

따라서 우리나라 하천은 폭이 좁은 일부 계류 구간을 제외하면 수생태계와 수변생태계가 조합된 정상의 하천을 크게 벗어난 인공하천이다. 게다가 양지식물 벼의 생육에 지장을 초래할 것을 우려하여 남아있는 수변식생을 계속 관리하여 수변식생이 남아있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따라서 전국적으로도 자연상태의 하천 또는 수변생태계와 산림생태계가 자연적으로 연결된 장소를 찾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이곳 아미산과그 주변을 흐르는 웅천천 사이는 양 생태계의 연결이 자연스럽다. 어린 오리나무와 신나무, 돌배나무, 버드나무, 말채나무, 오리나무 성숙목이 어울려 강변식생을 이루었고, 그것이 느티나무군락, 졸참나무군락, 굴참나무군락, 서어나무군락, 신갈나무군락, 소나무군락 등이 이어지며 이루어낸 산림식생과 자연스런 연결을 이루어내고 있다(사진 2).

 

▲  (사진 2)강변식생과 산림식생의 자연스러운 연결. 어린 오리나무와신나무, 돌배나무, 버드나무, 말채나무, 오리나무 성숙목이 어울려 강변식생을 이루어 느티나무군락, 졸참나무군락, 굴참나무군락, 서어나무군락, 신갈나무군락, 소나무군락 등이 이어지며 산림식생과 자연스런 연결을 이루어내고 있다. <제공=이창석 교수>

 

▲ (사진 3)느티나무, 고로쇠나무, 말채나무, 합다리나무, 굴피나무 등이 어울려 국내 최고 수준의 계곡림을 이루어내고 있다. <제공=이창석 교수>

 

▲ (사진 4)주 능선 가까이까지 이어지는 느티나무군락. <제공=이창석 교수>

산림식생은 느티나무군락으로 시작하고 있다. 이 군락은 고로쇠나무, 말채나무, 합다리나무, 굴피나무, 대팻집나무 등이 섞여 있어 타 지역의 느티나무군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특히 생물다양성이 높아 주목된다(사진 3). 이 느티나무군락이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그것이 분포하는 공간적 범위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느티나무군락은 계곡의 입구에 성립하는 경향이지만, 이 산에서 느티나무군락은 산의 입구에서부터 주 능선에 이르기까지 계곡 전체에 성립해 있어 다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사진 4). 산의 습도가 특히 높은 것이 이러한 차이를 가져온 배경으로 판단된다. 거석 위나 수직에 가까운 절벽에 자라는 느티나무 거목이 그러한 추론을 가능하게 한 배경이다(사진 5). 앞으로 설명할 다른 식물군락에서도 이 산의 습도가 높은 것으로 추론할 만한 여러가지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계곡에는 돌서렁 형태로 호박돌이 널려 있다(사진 6). 이들도 수분증발을 막아 토양수분을 간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 (사진 5-1)이런 바위 위에서도 거목으로 자라고 있는 느티나무.  <제공=이창석 교수>

▲ (사진 5-2)주 능선 가까운 바위 절벽에서 고로쇠나무와 함께 군락을 이룬 느티나무. <제공=이창석 교수>

▲ (사진 6)느티나무군락이 성립한 계곡의 모습. <제공=이창석 교수>


계곡을 옆으로 벗어나 사면으로 이동하면 서어나무군락이 나타난다. 이 서어나무군락도 능선은 물론 주 능선까지 이어지며 다른 지역에서 그들의 공간 분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주 능선에서는 노암지로서 다른 지역에서는 전형적으로 소나무 토지극상이 성립하는 장소에서 소나무와 혼합군락을 이루고 있어 주목된다(사진 7). 습한 지소를 주요 생육지로 삼은 선태류가서어나무 줄기에 붙은 모습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사진 8).

 

▲ (사진 7)주 능선에서 그것도 소나무가 토지극상으로 유지되고 있는 곳에서 서어나무가 같이 군락을 이루는 특이한 현상이 아미산에서 나타나고 있다. <제공=이창석 교수>

▲ (사진 8)습한 지소를 주요 생육지로 삼은 선태류가 서어나무 줄기에 붙은 모습. <제공=이창석 교수>

 

▲ (사진 9)급경사지를 지나고 나타난 평지 가까운 지형에 성립한 졸참나무군락. <제공=이창석 교수>

산자락에서 계곡을 벗어난 장소에는 졸참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갈참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굴피나무 등이 섞여 난다(사진 9). 계류에 가까워지면 갈참나무가 늘어나 갈참나무군락이 성립하기도 한다. 산자락의 토지이용강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갈참나무군락도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희귀 식생요소임을 고려하면 이 또한 이 산이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이유가 된다. 미국의 경우는 식생단위의 등급을지구적 차원, 미합중국 차원 및 주 차원에서 중요한 요소로 등급을 구분하고 있는데, 이러한 체계에 대입하면 갈참나무군락은 우리나라 전체 차원에서 중요한 식생 자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 (사진 10)아미산 중턱에 자리잡은 굴참나무군락. <제공=이창석 교수>

이 산은 경사가 급한 편이어서 산중턱에는 굴참나무군락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사진 10). 그러나 이곳에 성립한 굴참나무군락도 다른 지역에 성립한 굴참나무군락과는 몇가지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하층식생을 이루는 종 조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아교목층에는 서어나무군락이나 졸참나무군락에 주로 출현하는 쪽동백나무의 출현 빈도가 높고 사람주나무도 비교적 자주 출현하고 있다. 관목층에서도 철쭉꽃의 출현 빈도 및 식피율이 높아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굴참나무 줄기에 붙은 선태류가 의미하듯이 우선 이 산의 공중 습도가 높은 것이 그러한 차이를 유발한 배경으로 추론할 수 있다(사진 11).

 

▲ (사진 11)습한 지소를 주요 생육지로 삼은 선태류가굴참나무 줄기에 붙은 모습. <제공=이창석 교수>


정상에 가까워지면 여느 산처럼 신갈나무군락이 지배한다(사진 12). 신갈나무군락은 다른 곳에 성립한 군락과 비교해 특별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다른 산들과 비교해 차지하는 비중이 다소 낮은 것이 우선 관찰되는 차이이다. 다소 추운 곳을 선호하는 신갈나무군락의 분포 면적이 좁은 것이 남부지방에 주로 출현하는 사람주나무, 합다리나무, 초피나무 등의 높은 출현빈도와 연관되는 것은 아닐지 앞으로 풀어 볼 과제다.

 

▲ (사진 12)정상부의 신갈나무군락의 키가 크지 않고 맹아가지 수가 많았다. 바람이 강한 것을 비롯해 환경스트레스가 심한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 <제공=이창석 교수>

 

▲ (사진 13)주 능선에서 그것도 소나무가 토지극상으로 유지되고 있는 곳에서 서어나무가 같이 군락을 이루는 특이한 현상이 아미산에서 나타나고 있다. <제공=이창석 교수>

모암이 나출되는능선부에는 소나무군락이 성립해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에서 소나무군락은 이런 위치에서 토지극상으로 성립한다. 경쟁하는 참나무들과 비교해 열악한 환경이 주는 스트레스에 견디는 능력이 탁월하여 소나무는 이러한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자손을 남기며 그 위치를 지켜왔다. 그러나 이곳의 소나무군락에서는 성숙목은 존재하지만 치수가 보이지 않아 그 미래가 염려된다(사진 13). 그것이 이 산의 소나무군락이 다른 산의 것들과 보이는 차이이다. 소나무 줄기에 습한 곳을 선호하는 선태류들이 부착되어 있고(사진 14), 비교적 습한 계곡을 공간적 위치로 삼은 서어나무가 이곳에서 소나무와 공존하는 모습을 보면 이러한 배경 역시 이곳의 높은 공중 습도가 가져온 결과로 해석된다(사진 8 및 13 참고).

 

▲ (사진 14)습한 지소를 주요 생육지로 삼은 선태류가 소나무 줄기에 붙은 모습. <제공=이창석 교수>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아미산은 수변생태계와 자연으로 연결된 온전한 산괴를 보유하는 보기 드문 산으로서 그 생태적 중요성이 인정된다. 또 이곳에 성립한 식생은 다른 지역에 성립한 동일 종류의 식생과 비교해 종 조성이 다르고, 공간적 위치 및 범위도 차이를 보여이러한 특성 또한 이 산이 생태적으로 중요한 배경이 된다. 나아가 이러한 차이를 가져 온 배경은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로 추론해 볼 때 서해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의 영향, 즉 비 그늘(rain shadow) 효과에 기인한 결과로 해석된다. 신갈나무군락의 축소와 남부지방 식물의 증가는 기후변화와 연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기후변화는 물론 미기후 차이가 가져오는 생태적 영향을 관찰할 수 있는 연구장소로서의 중요성도 추가할 수 있다.  

 

▲ (사진 15)아미산 주변에서 자행되고 있는 산지 난개발의 모습. <제공=이창석 교수>

 

그러나 이 산의 이러한 생태적 특성은 일반인에게는 물론 학계에도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예비조사 결과, 이 산은 국내의 어느 곳 못지않은 다양성, 안정성 그리고 고유성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무자비한난개발이계속 진행되고 있어 그 앞날이 극히 우려된다(사진 15). 이 산이 보유한 이러한 생태적 중요성과 주변에서 자행되는 심각한 난개발 현황을 고려하여 이 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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