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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지하철역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장소가 협소한 경우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노약자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전기 소비가 많은 때에 에너지 절약이라는 이유로,
때로는 안전 점검이라는 안내표지판을 걸어 놓은 채로. 2-3명이 늘 만지작거리고 있는 승강기를 우리나라에서처럼 자주 목격한 경우는 없다. 심지어 역주행으로 사람이 다치는 사고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에스컬레이터는
왜 내 앞에서 늘 멈추어 있는가
영세한 업체 서비스 불량, 최저가 입찰제, 값싼 부품. 그리고 안전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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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스키장에서 초보자보다 선수 같은 사람이 더 크게 다칠까?
왜 초보운전자보다 운전 경력이 긴 사람이 더 큰 사고를 낼까?
“별일 있겠어?”“난 잘하잖아!”는, 안전불감증을 안전 의식 혁명으로
해소하는‘안전의식혁명’이라는 책에 소개된 저자의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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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강기사고 피해자 정도별 < 출처 = 한국승강기안전공단> |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 쇼핑몰에서 청소를 하던 환경미화원이 에스컬레이터에 발목이 끼어 결국은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사고가 국제 뉴스로 전해졌다.국내에서도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려는데 갑자기 신발과 발이 끌려 들어가 4.5번째 발가락이 골절,전치 6주...” 등 크고 작은 승강기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에스컬레이터는 왜 바쁜 시간 내가 탈 때만 멈춰 서있을까?
심리학에서 말하는 ‘행위자-관찰자 편향(Actor-Observer Bias)’ 현상일까?거의 모든지하철역에는에스컬레이터가 있다. 장소가 협소한 경우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노약자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전기소비가 많은 때에 에너지 절약이라는 이유로, 때로는 안전 점검이라는 안내표지판을 걸어 놓은 채로. 2-3명이 늘 만지작거리고 있는 승강기를 우리나라에서처럼 자주 목격한 경우는 없다.최용진 사장(한림승강기주식회사)은, “에스컬레이터가 멈춰 있는 것은 실제 고장 때문보다는 정기점검하기 위해 세워두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국민안전처가 고시한 승강기 유지보수 가격표가 정해져있다. 그렇지만 저가 중국제품이 유입돼 설치하는 경우도 있어 품질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국내 승강기 60여만대
한국승강기안전공단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6년 6월 현재 전국에 57만 7581대의 승강기가 움직이고있다. 이중 승객용은 2만 4914대(38.9%), 장애인용13만 8734대(24%) 그리고 비상용이 11만 5258대로 세 번째로 많다. 에스컬레이터는 디딤판 한 칸에 30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성인 남성 4명에 해당되는 무게다. 실제로 한 디딤판에 4명의 어른이 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고장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뛰지말고 ‘얌전하게’ 에스컬레이터를 이용 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자료에 따른 고장사례는 다음과 같다.
⦁ 엘리베이터 :
- 정상적으로 문이 열려야 하는 구간에 멈추지 않거나, 해당 구간에 멈추었으나 문이 열리지 않음.
- 문이 열린 상태에서 운행된 경우
- 호출층 또는 지시층으로 운행되지 아니한 경우
- 최상층 또는 최하층을 지나 운행된 경우
- 승강장 문의 조립체가 이탈된 경우
⦁ 에스컬레이터 :
- 에스컬레이터손잡이(핸드레일)의 속도와 디딤판의 속도가 현저히 다른 경우
- 운행과정에서 운행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인 경우
- 주 브레이크가 또는 보조 브레이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
- 운행과정에서 디딤판이 이탈 또는 파손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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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딤판과 콤 |
이 많고, 고무레일과 디딤판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은 것도 가끔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사례도 외국 에스컬레이터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다.
유지보수료 6만원 터무니없이 낮아
국내에 승강기 유지 관리하는 업체는 792개다. 대기업과 보수우수업체라고 등록된 21개를 포함 300여개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영세 업체다. 승강기당 월 6만 원 가량의 보수료를 받고 있고, 매출 역시 업체당 평균 4000만원 안팎이다.보수료 하락을 부추기는 최저가 낙찰제가 문제라는것은 오래전부터 공공연하게 제기됐다. 최저 입찰제는 공사의 부실과 직결된다. 예정가와 차이가 많음에도 울며 겨자 먹는 꼴로 낙찰을 받게 된다. 영세한 업체들은 최저가 낙찰제 폐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낮은 보수료는 값싼 서비스를 낳고, 형식적 점검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어 낸다.
형식적 점검이 습관처럼 몸에 달라붙어 있게 된 것이다.실제로 한 달 전 지하철 안에서 목격한 일이다. 근무복을 입은 사람이 승강대 구석진 곳으로 가더니지하철 시설 점검표를 열고 무엇인가 표식을 하고 있는 것을 봤다. 그 가 떠나고 난 뒤 같은 장소의 A4크기 종이를 들여다봤다. 20여개가 넘는 점검표에 한 곳 빠짐없이 O 표가 채워져 있었다. 10초도 걸리지 않은 동안 동그라미만 채워 넣고 간 것이다.
이런 점검표가 부지기수다.지난 환경부 국감 때 전국 국립공원에 설치된 제세박동기 배터리가 2-3년째 검사 없이 O표시가 됐다고 지적한 것과 같다.
1원짜리 안전 점검
지난 8월 31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경남 창원 A승강기(엘리베이터) 유지·보수 용역업체는 지난달 B아파트단지 승강기 1대당 1원씩에 승강기 유지·보수업무를 맡기로 했다. A업체가 2년간 이 단지의 승강기 유지·보수를 하며 받는 비용은 1000원 남짓에 불과하다.
이런 저가 계약은 부실관리로 이어졌다. A사는 매월실시해야 하는 승강기 자체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고 마치 모든 항목을 점검한 것처럼 승강기안전종합정보망에 허위로 입력했다. 또 1인당 자체 점검 대수(월100대)를 넘기지 않기 위해 실제 점검한 기술 인력이 아닌 다른 사람 이름을 썼다.”9월 7일 산시의회도시안전위원회 진남일 의원은 7일 부산에 설치된 승강기는 모두 3만8천대로 65개 업체가 이를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체당600대 가량의 승강기를 관리하는 셈이다.진 의원은 “승강기 관리업체 중 60개사가 자본금 10억 원 미만의 영세업체다.
제대로 된 유지관리를 할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진 의원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간 부산에서 발생한 승강기 사고는 65건에 달하며 이 사고로 123명의 사상자가 생겼다.승강기 업계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저가로 유지보수 계약을 따낸 뒤 부품 교체 비용을 비싸게 청구해 인건비를 청구하기도 한다.”며 이러한 방법으로 저가 낙찰을 만회한다고 말했다.국민안전처는 지자체와 3월 21일부터 4월 1일까지전국 승강기 유지관리업체 240곳의 유지관리 실태를 불시에 점검했다.
123곳이 자체점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안전처가 불시 점검 대상으로 고른 240곳은 전국 유지관리업체 793곳 가운데 표준비용보다 훨씬 낮은가격으로 승강기 관리를 수주하는 등 부실 점검 정황이 있는 업체들이다.자료에 따르면, 4곳은 아예 자체점검을 하지 않고도한 것처럼 기록표를 허위로 작성했고, 18곳은 점검항목 중 일부만 점검하고도 모두를 확인한 양 거짓으로 표시, 101곳은 표준 점검시간 60분보다 훨씬 짧은 10∼30분 만에 맨눈으로 형식적 점검에 그쳤다.민병대 생활안전정책관은 “유지·관리 부실을 초래할 수 있는 저가 계약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적격심사제, 전자 입찰제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승강기시설 안전관리법을 개정해 유지·관리 업자의 선정기준을 보다 엄격히 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건 이후 냄비 끓듯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이 회자됐다. 주요 기간시설에 형식적인 안전점검은 여전하다. 안전처의 불시점검에서 여실히 드러난 결과다.이것은 에스컬레이터가 내 앞에서 늘 멈추어 있는것이 ‘행위자-관찰자 편향(Actor-Observer Bias*)’현상이 아니라는 결과다. (* 운전할 땐 차선의 빨간불이 길게 느껴지고, 길을 걸을 땐 횡단보도의 빨간불이 길게 느껴지는 것처럼 똑같은 행동도 자신이 행위자일 때와 다른 사람이 그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관찰할 때가 서로 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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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고장 원인은
승강기 고장이 잦은 것은, 첫째, 영세한 업체의 서비스 불량이 원인이고, 최저가 입찰제가 낳는 폐해다. 둘째, 여기에는 값싼 부품이 인건비를 대체하기 위해높게 책정되고 형식적인 점검도 뒤따르고 있다.
마지막으로, 안전불감증으로 안일한 시스템관리다.안전의식혁명의 저자 하가 교수는, 인재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사람이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는 이유는 경제적 손해와 이득 때문만이 아니라, 진화심리학적 적응이나 신경생리학적 작용도 관련되어 있다”는 주장을 했다. 즉, 안전불감증은 우리 마음속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뜻이다. 인재를 없애려면 안전 관련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늘 이렇게 해도 별 일 없었잖아” “난 베테랑이야!” 같은 생각을 경계하고, 돌다리도 두들겨보고건너는 조심성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미디어 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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