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 해상풍력 대규모 확대, 강수 바다 이동 가능성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8-24 22: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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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유럽 북해와 발트해에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대규모로 확대될 경우 풍력단지 상공에서는 비가 늘어나는 반면 인접한 해안에서는 강수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풍력터빈이 바람과 대기 중 수분 이동을 변화시키면서 일종의 ‘강수 재분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독일 헬름홀츠-젠트룸 헤레온(Helmholtz-Zentrum Hereon) 해안시스템연구소의 나비드 아크타르(Naveed Akhtar) 박사 연구진은 북서유럽 대륙붕과 발트해의 대규모 해상풍력 확대가 지역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됐다.

EU는 해상풍력 발전용량을 2030년 60GW, 2050년 300GW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북해에 인접한 국가들의 ‘북해에너지협력(NSEC)’ 역시 2050년까지 최소 260GW의 해상풍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은 고해상도 지역기후모델 COSMO-CLM을 이용해 2023년과 2030년, 2050년 이후의 해상풍력 확대 상황을 가정하고 2008~2017년 10년간의 기상조건을 적용했다. 풍력터빈이 풍속뿐 아니라 대기 난류와 열·수분 교환에 미치는 영향까지 계산했다. 분석 결과 현재와 2030년 수준의 풍력단지에서는 강수량 변화가 비교적 작고 주로 해상에 국한됐다. 그러나 대규모 풍력단지를 가정한 2050년 시나리오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풍력단지가 위치한 해상에서는 월 강수량이 최대 8~10㎜, 약 12~18% 증가한 반면 덴마크와 독일, 네덜란드, 영국 서부 등 인접 해안지역에서는 월 6~10㎜, 약 10~15% 감소했다. 특히 덴마크 유틀란트 일부에서는 강수량 감소가 15%를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원인은 풍력터빈이 대기 흐름을 바꾸기 때문이다. 터빈은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일부 흡수하면서 지표 부근의 풍속을 최대 초속 2~3m 낮추고 대기 난류와 수직 혼합을 증가시킨다. 이에 따라 습한 공기가 풍력단지 주변에서 상승해 냉각·응결되면서 구름과 강수가 증가한다.

그러나 바다 위에서 수분이 먼저 비로 떨어지면 풍력단지를 지나 해안으로 이동하는 공기에는 수분이 줄어든다. 연구진은 이러한 상대적으로 건조해진 공기가 해안까지 이동하면서 강수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서유럽에서 지배적인 남서풍이 불 때 이 효과가 가장 강하게 나타났으며 겨울과 가을에는 일부 해안지역의 강수량 감소폭이 10~20%에 달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실제 2050년의 강수량을 예측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사용한 2050년 시나리오는 현재 개발 가능성이 제시된 해역에 풍력터빈을 최대한 설치하는 기술적 상한선(upper-bound)에 가까운 가정으로, 실제 EU의 2050년 해상풍력 목표를 그대로 구현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향후 실제 풍력단지의 규모와 터빈 밀도, 터빈 높이와 간격, 배치 형태 등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으며 다른 기후모델과 관측자료를 이용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해상풍력이 온실가스를 줄이는 핵심 재생에너지인 동시에 충분히 큰 규모로 밀집될 경우 주변 대기와 해양의 물리적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향후 북해 해상풍력 개발에서 발전량뿐 아니라 대기 흐름과 수분 이동, 해안 강수, 해양생태계까지 고려하는 광역적 해양공간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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