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풍제련소 주변 산림생태계 숲의 쇠퇴를 넘어 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글.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6-07 10: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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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경북 봉화군 석포면 승부길에는 아연을 제련하는 ㈜영풍제련소가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공업단지는 대부분 바닷가에 위치하고 그 주변이 도시로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감시가 심해 과거와 비교하여 오염실태가 크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이 공장은 도시로부터 먼 소위 오지에 위치하여 사람들의 감시를 덜 받은 탓에 주변 생태계의 훼손실태가 국내의 어느 공업단지보다 심각하다. 이 지역이 필자와 같은 생태학 전문가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현재 환경부 장관으로 재직하고 있는 한정애 장관이 국회의원 신분으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국정감사에서 이 지역에 대한 실태조사를 요구하면서부터 였다.

 

▲ 그림 1. ㈜영풍제련소의 위치와 그 주변의 식생 현황. Agricultural fields(농경지), Residential area(주거지), Pinus koraiensis (잣나무조림지), Bare ground(나지), Larix kaempferi(일본잎갈나무조림지), Quercus mongolica(신갈나무림), Larix kaempferi-Pinus densiflora(일본잎갈나무-소나무 혼합림) Factory site(공장부지), Pinus densiflora-Quercus mongolica(소나무-신갈나무혼합림), River(하천), Pinus densiflora(소나무림) <제공=이창석 교수>
▲ 그림 2. 인공위성영상을 분석하여 구한 식생정규화지수(NDVI)의 공간분포. 공장부지에서 식생정규화지수가 낮고 그곳에서부터 멀어짐에 따라 그 지수가 증가하여 식생정규화지수 분포가 식생피해를 반영하고 있다. <제공=이창석 교수>

 

이 지역의 환경실태에 대해서는 정부 주도로 두 번의 종합조사가 이루어졌다. 한번은 환경부가 주도하여 실시하였고, 뒤이어 산림청 주도의 종합조사도 이루어졌다. 이러한 종합조사 외에도 정부의 관심은 매우 컸다. 우선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국회의원 신분으로 직접 실태 조사를 요구한 바 있고, 문재인 정부 탄생 초기에는 여당 최고위원 모두가 현장답사를 가질 정도로 큰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그 해결을 위한 대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아 그 사이 이 지역 자연은 온통 멍들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듯 문드러져 가고 있다.

  

▲ 그림 3. 인공위성영상 분석을 통해 파악한 식생피해등급의 공간분포. Very severe(극심), Severe(심), Moderate(중), Light(경), None(무피해), Agricultural field(농경지), Bare ground(나지), River(하천), Residential area(주거지)  <제공=이창석 교수>
▲ 그림 4. 식생의 계층구조 피해 등급의 공간 분포. Very severe(극심), Severe(심), Moderate(중), Light(경), None(무피해), Agricultural field(농경지), Bare ground(나지), River(하천), Residential area(주거지)  <제공=이창석 교수>

 

필자는 울산, 여천, 진해, 대산 등 우리나라 주요 공업단지에 대한 실태조사를 30 년 이상 수행한 경험이 있고, 주 전공이 이와 같이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일부 정부지원 연구비에 사비를 더해 이 지역에서 약 3년 동안 연구를 수행하여 ㈜영풍제련소 주변 산림생태계의 훼손 실태를 낱낱이 밝혔다. 그 정도는 매우 심각하여 이 상태를 방치할 경우 그 피해가 해당지역에 머물지 않고 주변지역으로 확산되며 피해를 크게 키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

 

▲ 그림 5. 토양의 pH와 칼슘(Ca), 마그네슘(Mg) 및 알루미늄(Al) 함량의 공간 분포. pH와 칼슘 및 마그네슘함량은 공장 주변에서 낮고 그곳으로부터 멀어짐에 따라 증가하여 토양의 산성화와 그것에 기인한 영양염류 세탈을 확인하였다. 반면에 알류미늄함량은 이들과 반대 추세를 나타내어 토양의 상성화로 인해 독성이온이 증가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공=이창석 교수>

 

이에 필자는 이어지는 피해를 막기 위한 생태적 복원의 필요성을 여러 번 언론을 통해 알리기도 했다. 물론 정부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많은 비용을 투자하여 두 번의 종합조사까지 실시하였기 때문에 충분한 실태 파악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없이 여러 해를 방치하여 이제는 식물들이 고사하여 숲이 쇠퇴하는 차원을 넘어 산사태가 발생하며 그들이 성립할 바탕인 흙까지 쓸어내려 모암이 나출되는 모습이 여기저기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런 흙이 새로 만들어지려면 최소 천년이 요구되는데도 말이다. 나아가 그 영향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자연하천인 낙동강 상류구간을 파괴하고, 국내 최고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소나무 숲과 층층나무군락, 가래나무군락, 물푸레나무군락 등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계곡림 마저 쓸어버릴 위험에 처해 있다.

 

▲ 표 1. 진단평가를 통해 수집한 피해정도, 피해정도 별 식생 및 토양 실태 그리고 그 결과를 반영한 복원 방법 <제공=이창석 교수>

 

필자는 인공위성영상을 분석하고, 현장조사를 통해 식물 잎이 입은 피해를 밝히고, 숲의 계층 구조 이상으로부터 숲이 입은 피해를 밝혔으며, 나아가 토양 분석을 통해 토양의 산성화 실태를 밝히는 형태로 이 지역을 생태적으로 복원하기 위한 진단평가를 실시하였다. 또한, 이 지역 생태계를 피해등급에 따라 구분한 후 등급 별 식생 및 토양 실태를 분석하여 ㈜영풍제련소가 배출한 오염물질의 영향으로 사라진 종을 밝혔고, 유실된 토양 영양염류를 파악하였다. 나아가 이 지역과 유사한 생태적 조건을 가진 지역으로서 오염 피해를 입지 않은 경상북도 울진 소재 산림유전자원 보존림을 대상으로 생태정보를 수집한 후 이를 대조생태정보 (reference information)로 삼아 이 지역을 생태적으로 건전하게 복원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여 “Diagnostic Assessment and Restoration Plan for Damaged Forest around the Seokpo Zinc Smelter, Central Eastern Korea”의 제목으로 국제저널 Forests에 발표하였다. 어렵게 준비하여 국제적으로 공증받은 이러한 계획이 실천에 옮겨져 이 지역의 자연이 다시 살아나기를 고대한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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