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명의 도용해 의료용 마약 처방...최근 6년간 명의도용 적발 23만3000건에 달해

적발 인원은 4369명...이로 인한 건보 재정 누수 51억5800만 원
1인 평균 53회 명의도용…징역·벌금 등 처벌은 950명에 그치고 환수율 낮아
명의 도용 통한 의료용 마약 처방 8011건, 적발 인원은 875명에 달해
건보 부정사용 요양기관, 의원 14만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10-14 10: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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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작년 연말정산 내역을 확인하던 A씨는 깜짝 놀랐다. A씨와 전혀 무관한 의료용 마약류 진료·처방이 본인의 국민건강보험(이하 건보) 사용 내역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A씨의 건보 명의를 도용한 것이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을)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6년~2021년 9월) 타인의 건보 명의를 도용해 진료·처방을 받은 횟수가 23만3040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도용이 적발된 인원은 총 4369명이며, 이로 인한 건보 재정 누수(건보 도용 결정금액) 역시 51억5800만 원에 이른다. 국민 개개인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운용돼야 할 건보 재정이 법률과 제도의 허점의 사각지대를 틈타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도용 적발 인원 중 징역·벌금 등으로 처벌받은 인원은 950명에 불과했다. 건보 측은 “도용한 개인 그리고 도용당한 개인의 합의로 끝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적발 인원에 비해 처벌이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타인의 건보 명의를 도용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경우도 상당했다. 도용 결정 건수가 8011건에 달했고, 도용이 적발된 인원 역시 875명이었다. 이로 인한 건보 재정 누수도 1억8100만 원에 이르렀다.

반면 건보 도용으로 인한 누수액의 환수율은 낮았다. 건보공단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도용 결정금액 환수율은 2016년 57.1%, 2017년 55.7%, 2018년 54.8%, 2019년 54%, 2020년 72.4%, 2021년(8월까지) 58.9%으로, 평균 환수율이 약 58%였다. 평균 환수율이 91%에 달하는 건강보험증 양도·대여와는 대조적이다.

 

▲ 출처=국민건강보험공단 제출자료, 강병원 의원실 재구성


요양기관 종류를 가리지 않고 건보 부정사용(명의 도용 및 건강보험증 대여 포함)이 만연해 있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요양기관 종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건보 부정사용이 가장 많은 곳은 의원(일반의원·치과의원·한의원·보건소 등)으로, 도용 결정건수가 총 14만3294건(적발 인원 6755명, 누수액 21억5500만 원)에 달했다. 다음은 약국으로, 총 10만5164건(적발 인원 4567명, 누수액 18억4600만 원)이었다.

약국 다음으로는 병원(일반병원·요양병원·치과병원·한방병원)이 총 9167건(적발인원 1203명, 누수액 6억3200만 원), 종합병원 총 6721건(적발인원 807명, 누수액 11억7900만 원), 상급 종합병원 총 4323(적발인원 289명, 누수액 8억2700만 원) 순이었다.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현행 법률의 허점에 있다. 현행「국민건강보험법」제12조는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가 요양급여를 받고자 할 때, 건강보험증 혹은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증명서를 요양기관에 제출하도록 한다. 그러나 현행법은 가입자와 피부양자가 요양기관에 신분증을 제출할 의무는 두면서도, 정작 요양기관이 이를 확인할 의무는 규정하지 않는다. 해당 조항이 유명무실한 유령조항이라는 비판이 나 이유다.

강 의원은 “타인의 건보 명의를 도용해 진료와 처방을 받는 것은 건보의 재정 누수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또한 국민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개선이 절실하다. 현재는 건보 명의 도용이 신고나 제보, 수사기관 접수 등에만 의지하고 있어 한계가 큰 상황”이라고 강조하면서, “가장 근본적인 예방책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을 개정해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를 받는 가입자·피부양자의 본연 여부를 확인하게 하는 의무를 두는 것이다. 부당이득 징수 강화도 필요하다. 관련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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