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가가 준비한 탄소중립정책의 역주행

글.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11-05 1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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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역주행은 도로교통법 제5조 <신호 또는 지시에 따를 의무> 위반으로 10대 중과실에 해당하여 사고 시 무거운 민·형사 상 책임을 져야 한다. 차원이 조금 다른 정책의 문제이지만 국가가 추진하는 정책이 이처럼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역주행을 하고 있어 문제가 된다.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 또는 제거하여 대기 중에 온실가스를 남기지 않겠다는 의미로 발표된 국가탄소중립정책에 대한 논란이 다. 탄소중립정책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의 진행속도를 늦추기 위해 국제사회가 준비한 전략으로써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러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주요인으로 국제사회는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과 토지이용을 꼽고 있다. 지금까지 국제사회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얻는 에너지 대신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전략을 많이 논의해왔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지만 국제사회는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다른 주요인인 토지이용에도 높은 관심을 가져 자연기반해법 (nature based solutions) 이나 상처받은 지구치료 전략 (UN decade on ecosystem restoration)을 추진해오고 있다. 그리고 금년 제26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는 산림 파괴를 막고 훼손된 토지를 복원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105개국의 합의 하에 산림 및 토지에 관한 선언 (declaration on forests and land)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탄소중립정책은 같은 의미로 선언하고 동참하겠다고 약속하였지만 그 방향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흐름과 역행하는 느낌이다. 우선 재생에너지 확보전략이 그렇다.

 

탄소중립위원회 전략에 따르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국토면적의 3%가 필요하다고 한다. 탄소 흡수원으로 중요한 역할은 물론 다양한 생태계서비스 기능을 발휘하며 기후변화의 진행을 늦추는데 기여하고 있는 멀쩡한 산림을 깎아내고 아슬아슬한 비탈면에 태양광 패널을 까는 사업, 24개의 습지를 람사르습지로 등록해 국제사회에 습지보존에 동참한다고 선언해놓고 그 위에 태양광 패널을 깔아 습지를 훼손하고 초대형 풍력발전기를 설치하여 습지보존대책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철새이동을 방해하는 사업을 계속하고 더 늘려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기후악당의 지위에 더해 환경파괴로 또 다른 악당 지위를 추가할 모양이다.

  

▲ 사진 1. 자연을 파괴하여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모습 <제공=최병성 환경운동가> 

▲ 사진 2. 멀리서 생산한 전기를 나르기 위해 다시 환경을 파괴하는 모습 <제공=이창석 교수>

 

필자가 전공한 흡수원 부문을 보면 그밖에도 많은 문제가 드러나 전문가들의 견해가 반영된 정책인지 의심이 든다. 아니면 이러한 정책을 준비한 참여자들의 전문성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산림의 영급구조 개선을 통해 흡수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은 국제사회에서 발표되는 성숙림의 탄소 흡수 능력에 대한 연구 결과와 성숙림을 어린 숲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해 문제점을 안고 있다.

 

숲 가꾸기 계획도 마찬가지다. 숲 가꾸기의 부산물이 탄소발생원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설익은 숲 관리로 다른 측면에서 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생물다양성을 손상시키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우수품종을 도입하는 조림이나 생태복원 계획에는 외래종이 선정되거나 종의 선정 기준에 오류가 발견되고, 복원의 방법 또한 학문적 뒷받침이 부족해 여러 가지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해양의 흡수원 부문에서 잘피의 흡수량은 너무 크게 과도 평가되어 있다. 아예 불가능한 수치다. 또 갯벌을 생태적 성격이 다른 염습지로 전환하는 것은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더구나 초본식물 위주의 염습지는 흡수원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기에 신중한 검토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몸에 생물량, 즉 탄소량을 더해가는 목본식물과 달리 초본식물은 살아있는 동안은 탄소를 흡수하지만 그들이 고사되면 바로 분해되어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댐, 하천 등에서 제시한 인공 수초섬도 주로 초본 식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활용전략을 마련하지 않으면 염습지와 마찬가지 결과를 낳는다. 수변 녹지·생태벨트 조성사업은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다. 기존의 연구결과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조경업자가 주도하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계획한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신중한 생태적 고려를 통한 바른 복원사업이 진행된다면 중요한 흡수원을 확보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적극적인 검토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활용도 수변 녹지·생태벨트와 마찬가지로 조경업자가 주도하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계획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 신중한 생태적 고려를 바탕으로 관리하여야 계획한 목표를 이루어낼 수 있다.

 

초지를 늘려 흡수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은 터무니없는 환경파괴행위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환경특성 상 자연생태의 초지가 매우 드물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자리한 한 공업단지 주변에는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숲이 심하게 파괴되었다. 공업단지에 가까운 지역은 숲이 파괴된 자리를 대부분 억새나 미국자리공이 차지하였고, 그곳으로부터 먼 산지 능선부는 역시 개방된 장소를 선호하는 철쭉꽃이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발생 원인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철쭉 축제를 하며 대기오염이 숲을 파괴하여 이루어 놓은 장소를 철쭉 축제를 하며 즐기고 있다. 그곳에는 여전히 대기오염물질의 영향이 미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이것을 모방하여 숲을 고의로 파괴하여 철쭉밭을 만들어내는 지자체가 있고, 환경부도 막대한 돈을 투자하여 철쭉밭을 만들어내는데 동참하고 있으니 이 나라의 환경의식 수준이 참으로 안타깝다.

 

그러나 유사한 예가 많다. 억새 축제 현장이다. 강원도의 한 지역이 산불로 인해 많은 숲이 불에 타 파괴되자 그곳에 천이 초기 종인 억새가 정착하여 대규모 억새밭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것이 관광객의 눈길을 끌게 되었고 언론의 동참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전국의 여러 지자체가 억새밭 만들기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 과정에서 숲의 심각한 훼손은 물론 인명피해까지 발생하였으니 한심한 일이다. 
 

이러한 초지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탄소흡수원으로 기능하지 못한다. 오히려 그것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흡수원으로 기능하는 숲을 파괴하기 때문에 이러한 계획은 오히려 탄소 발생량을 키우는 행위에 해당한다.

 

도시지역 녹지를 흡수원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은 더 한심하다. 그린벨트 내에 환경문화·생활공원을 조성하면 흡수원으로 기능하는 숲이 파괴되는데 그것을 흡수원으로 잡고 있다. 심지어 숲을 대규모로 파괴하여 건설하는 신규 택지개발 사업지도 그곳에 조성하는 녹지를 흡수원으로 잡고 있다. 숲이 택지로 개발되는 과정과 그 후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이 훨씬 더 많은데 그곳에 조성하는 녹지를 흡수원으로 삼겠다는 어처구니없는 계획이다. 재개발, 재건축 사업구간의 녹지도 마찬가지 계획으로 잡고 있다. 더구나 이렇게 조성되는 녹지는 구시대적 조경을 고수하여 탄소나 미세먼지 흡수기능을 거의발휘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 그림 1. 식생 유형 별 탄소흡수능 비교. 수변식생을 이루는 버드나무 숲의 흡수 기능이 매우 크다. 이처럼 수변식생의 탄소흡수기능이 높다는 사실은 이미 보편화되어 그래프 안의 작은 그래프에서 보여주듯이 생태학 교과서에도 실리고 있다. 따라서 국가가 탄소중립을 실현할 의지가 확고하다면 바른 방법을 적용하여 수변식생을 탄소흡수원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산림식생 중에서는 상수리나무 숲의 흡수기능이 크다. 반면에 인위적으로 조성한 아파트 정원과 도시공원의 흡수 기능은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이러한 숲 조성방법을 생태적 개념을 적용하여 개선하여 탄소흡수기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제공=이창석 교수>


필자가 대도시 서울의 탄소수지를 평가해보니 흡수량이 발생량의 1% 남짓하고,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평가해보면 흡수량이 발생량의 0.1% 수준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개발지를 흡수원으로 삼고 있다. 국가가 전문가를 위촉한 위원회에서 준비한 계획이자 국제사회에 공표한 대한민국의 계획으로 보기에는 너무 낯이 뜨거워 견딜 수가 없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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