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밑바닥 보이지 않는 석촌호수 '진짜 ' 문제

제2롯데월드 건설 이후 심각 … 이제, 침묵의 카르텔을 끊자!
원영선 | wys3047@naver.com | 입력 2016-08-03 09: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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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_ 석촌호수 인근 지반침하

 

제2롯데월드 건설 이후 땅꺼짐 등 심각…정밀재조사 벌여야 


△7월6일 새벽 지반침하 현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일반적인 땅꺼짐일까

지난 7월5일 서울 송파구 잠실 도로 한복판에서 땅꺼짐이 발생했다. 가로 1.4m, 세로 1.2m, 깊이 1.4m 규모였다.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인천 부평구의 한 오피스텔 공사현장 뒷길에서도, 마포대교 인근 마포대로에서도 땅꺼짐 현상이 일어났다. 세 가지 사건 모두 인명을 비롯한 별다른 피해가 없어 다행스러웠고, 신속한 조치로 2차 피해도 일어나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시는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중부지방에 폭우가 내렸다. 사람들은 계절적으로 불가피한 사건사고였다고 치부하는 듯했다. 해마다 서울에는 크고작은 싱크홀이 500~700개 가량 발생한다. 그러나 송파구의 땅꺼짐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연일 이슈의 중심에 서있는 제2롯데월드와 석촌호수에서 1km 남짓한 대로에서 일어났으니 당연히 공포스럽지 않을까. 지반침하 현장

 

사건이 벌어진 다음날, 롯데물산은 이 땅꺼짐 사건이 제2롯데월드와는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사고 지점이 롯데월드와 1km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관련성을 찾을 수 없다면서, 싱크홀은 일반적으로 상하수도 배관 등 인공적인 작업이 진행된 적 있는 토사지반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서울은 화강암지대이기 때문에 싱크홀이 생길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같은 날, 시민단체 안전사회시민연대가 즉각 반박 성명을 내놨다. 1km라는 거리가 롯데와 이번 사건 현장이 무관하다는 것을 납득할 수 있도록 증명하지못한다는 점을 들었다. 객관적인 조사기관이 조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는 점도 들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서울이 일반적으로 화강암 지대인 것은 맞지만 잠실지역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신뢰를 상실한 발표

그로부터 하루가 지난, 사건 발생 이틀 후인 7월7일. 서울시는 하수 박스와 하수관 접합부에 빈 틈새가 발생하며 흙이 유입돼 벌어진 사건이라고 발표했다. 한마디로 하수관 결함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 2명과, 서울시와 송파구 공무원 등이 현장에서 원인 조사를 위해 굴착조사를 벌인 후에 나온 결과였다. 주무관리 부처인 서울시가 보증하는 결과이므로 믿어야 하는 것이 마땅했다.

 

그런데 불편한 사실은 그 발표를 국민 몇 퍼센트나 믿을까 하는 점이다. 설혹 이번 사건의 전후사정은 서울시의 발표가 맞다 치더라도 송파구에서 잊을 만하면 반복되고 있는 땅꺼짐 현상에 대해 제2롯데월드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미 신뢰를 잃은 주체들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아무리 진실이라 한들 믿어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송파구 땅꺼짐이 수상한 이유

현 시점에서 떠도는 송파구의 땅꺼짐 현상에 대한 쟁점은 우선, 석촌호수의 수위저하에 따른 한강수 투입량이다. 매달 평균 10만톤 이상의 한강물이 투입되고 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때문에, 한강수 투입량과 석촌호수의 수위는 연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한 마디로 잘라 말한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인 건 맞지만, 호수의 생태적 기능을 잃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석촌호수 자체는 문제가 없어요. 물이 어디로 빠져나가고 있느냐 또 흙은 얼마나 쓸려 내려가느냐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 여기에 대한 연구가 있느냐 하는 게 문제죠.”

 

다음으로, 지반침하의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석촌호수는 본래 한강의 본류였다. 실트질 모래(silty sand)로 구성돼 있다. 즉, 높은 건물을 짓기에 적합한 토양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점을 전문가들이 인지하지 못했을까. 지반공학회, 하천학회, 서울시 등의 보고서를 다수 살펴보면 지반침하의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시민안전처 역시 불안해 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안심시키기 위해 ‘석촌호수 안전관리 추진단’을 2015년 6월에 발족하고 활동결과를 내놓 겠다고 했지만 지난 6월, 1년이 다 돼가도록 이렇다 할 결과가 없자 위례시민연대가 이의를 제기했고, 애초에 약속한 날짜에서 몇 달 뒤로 미룬 오는 9월에 활동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약속하고 나섰다.

 

△제2롯데월드 초기조감도<사진제공=롯데물산>

 

이제, 할 일은...

제2롯데월드와 석촌호수 근처에서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땅꺼짐에 대해서는 원점에서 몇 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느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혹은 우리가 간과하고 넘어간 점은 없는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첫째, 우리는 왜 지반정보관리가 제대로 돼있지 않은가 하는 부분을 짚어야 할 것이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1998년 서울 전역의 지반을 조사한 지반재해도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잠실지역은 충적층 토사로 구성돼 있다. 서울에서도 지반침하가 가장 취약한 곳이다. 또한 지하수위가 높기 때문에 지하수가 빠져나가면 지반침하현상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이미 이야기 했다. 제출한 보고서를 제대로 보지도 않은 결과가 초래된것이다” 라고 그는 확신한다. 제2롯데월드의 인허가문제가 늘상 도마에 오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허가도 났고 공사는 오래전에 이미 시작이 됐다. 그 과정에서 돌이킬 수 있었던 상황은 무엇일까. 세계에서 우뚝 솟은 건물은 많지만, 제2롯데월드타워처럼 지반이 약한 곳에서의 공법은 특별해야 한다. 이때는 방수공법을 써야 한다. 사질 지반 속의 물을 제거함으로써 지반의 밀도를 증가시켜 흙의 지지력을 강화시키는 배수공법에 비해 공사비는 많이 들지만, 건물의 지하부분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차단하면서 공사를 함으로써 주변 지반침하에 영향을 주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제2롯데월드타워는 배수공법으로 건설됐다. 기업은 최대이윤을 추구한다. 하지만 초기 투자비용을 최소로 한 대가라고 치기엔 자자손손 너무나 비경제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서울시 당국의 결정과 행동을 짚어 보지 않을 수 없다. 인허가 과정에서, 공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더 나아가 현재의 여러 가지 불안한 상황에서 서울시의 관리행태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혹시 그것을 알기에 진실에 가까이 가는 것에 주저하는 것은 아닐까. 이득형 위례시민연대 운영위원은 말 한다. “진짜 현실을 알고 싶은 거예요. 석촌 호수의 물길을 알고 싶고, 제2롯데월드도 들어 가서 보고 싶은 겁니다. 감추고 막으면 문제가 저절로 해결이 되나요.”

 

어쩌면 석촌호수 근처의 땅꺼짐은 답답한 데서 생겨나는 문제일지 모른다. 투명하지 못하고 정직하지 못하고 지식의 혜안이 없었으며 말할 때를 놓쳐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놓치는 불상사가 생겨나서는 안 될 것이다. 남은 결론은 하나이다. 이제는 침묵의 카르텔을 끊는 것! 진실하게 바라보고 말해야 할 때 말한다면 문제해결의 방법 또한 보이는 법이기 때문이다.

[환경미디어 원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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