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성・경제성 고려한 정책 추진할 것"

<박천규 환경부 자연보전국장 인터뷰>부처간 견제-균형 통해 상호발전 모색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10-05 09: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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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천규 환경부 자연보전국장

 


환경부 자연보전국은 환경영향평가, 자연 생태계 보전 및 국립공원 관리 등 자연 환경 보전 정책을 수립하는 중요한 조직이다. 지난 7월 11일 임명된 박천규 자연보전국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Q. 자연보전국장으로서의 소감과 임명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환경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26년째이지만, 자연보전국에 근무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보직이었던 대변인 시절, 한 출입기자가 “물은 과거고, 기후는 현재며, 자연은 미래다”라고 했던 말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는데, 미래의 업무를 소관하게 되어 무척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다. 우리 모든 국민들이 풍요로운 자연을 누리고, 말 못하는 동식물들도 건강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다해, 그리고 즐겁게 일하고자 한다.
자연보전국장이 된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정책의 현장을 파악하는 일이었다. 현장을 이해하는 것은 모든 정책 추진의 출발선이기에 자연보전국의 가장 대표적인 업무인 ‘국립공원’의 안전점검, 내년 준공 예정인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 건립 현장점검, 풍력단지 방문 등 지난 3달 간 최대한 많은 현장을 직접 보고 들으려고 노력했다. 

  

Q. 하와이에서 열린 ‘2016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의 성과는?
하와이에서 열린 이번 총회는 ‘기로에 선 지구(Planet at the crossroad)’라는 주제 하에, 기후변화,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등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우리나라는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제주) 개최국으로서 워크숍, 지식카페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개최하며 지난 4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방향을 논의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접경지역 협력과 보호지역’, ‘황해지역의 동아시아-대양주 이동성 물새 및 서식지 보전’, ‘중복지정 국제보호지역 통합관리’ 등 발의안 3건이 모두 채택됐다. 이를 통해 접경지역 협력 등 우리나라가 관심을 갖는 주요 환경이슈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서영배 IUCN 한국위원장이 IUCN 동아시아지역 이사로 선출되는 성과도 있었다. 
한편 ‘2012 WCC’와 ‘2015 세계리더스보전포럼’ 등의 개최지이자,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유네스코 보호지역 삼관왕인 제주도는 ‘환경부-IUCN-제주도’ 협력사업으로 추진된 국제보호지역 통합관리지침 발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많은 참가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Q. 자연보전국의 업무와 역할은 무엇인지?
자연보전국은 ‘풍요로운 자연, 행복한 국민’이라는 비전으로 ‘더 풍부한 자연, 더 가까운 자연, 더 건강한 자연’이라는 3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 첫째로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보호지역을 지정‧관리하여 서식지 간섭을 최소화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로는 그간 규제 중심의 정책 패러다임을 벗어나 우수한 자연자원을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태관광 활성화, 도시생태공간 조성, 생물자원 확보‧활용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환경영향평가제도 혁신, 국토-환경계획 연계기반 강화 등을 통해 국토의 난개발을 막고 지속가능한 국토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나고야의정서 이행법률(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법률, ‘16.6 국회 제출)을 제정하여 우리나라의 생물주권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이러한 시급한 현안 외에도 자연보전정책을 선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업무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추진하고자 한다. 아직은 아이디어 단계이지만 ①복잡하고 산재한 보호지역 체계 정비, ②생태관광 지역주민 이익공유제 도입, ③생태계서비스 지불제 도입 등을 착실히 준비해 제도화 할 계획이다.

  


Q. 개발과 보전에 있어 부서간 이해상충은 어떤지?
정책수립과정에서 우선순위나 가치평가에 대한 시각차 때문에 부처간 다른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개발과 보전은 대립되는 가치가 아니라 견제와 균형을 통해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하는 관계임을 알아야 한다. 전세계 많은 학자들도 생태적 근대화(Ecological Modernization) 또는 생태적 개발론을 주장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생태관광이나 종보호를 통한 희귀유전자 활용은 생태환경을 보전하면서도 경제적 의미의 성장에도 기여하는 사례다. 반대로, 각종 공원은 국민이 자연을 적극적으로 향유할 수 있도록 공원시설을 개발하면서도 생태환경적 가치를 유지하도록 일정한 규제가 필요한 사례다. 이러한 차원에서 부처간 의견이 다른 것은 국가차원에서 가장 훌륭한 대안을 찾고자 하는 생산적인 산통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환경문제는? 
시급한 환경현안이 많이 있지만, 모든 현안을 관통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균형적 관점에서 환경성과 경제성을 고려한 최적의 대안이 무엇인지 정책의 초기부터 함께 논의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다양한 환경적 영향을 정책초기부터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기후변화문제를 고려할 때 전력생산 비중을 늘려 나가야 하지만, 산림이나 생태계 훼손 등의 문제를 간과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균형적 시각에서 범부처적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약 27%(2013년 기준)가 넘는 독일 사례를 보면, 중앙-지방 관계기관이 함께 사전에 입지가 금지되는 지역, 개발가능지역, 우선지역 등으로 나눠 잠재량이 높은 지역을 국토공간계획에 반영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계획에도 반영하여 계획단계부터 환경성과 개발 가능성을 균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이익공유를 활성화해 전체 신재생에너지의 47%가량(2012년 기준)을 주민이나 협동조합이 소유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생태환경 훼손이나 소음, 산사태 등 생활피해를 문제를 정책 초기부터 논의하지 않아 풍력이나 태양광발전사업이 지역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환경훼손만 가중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례들을 볼 때, 정책결정 초기단계부터 환경성, 지역수용성, 경제성 등 여러 가치를 균형적 시각에서 검토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환경부는 ‘국토-환경 연동제도’를 통해서 환경계획과 국토개발계획을 최상위 계획 수립단계부터 연계하여 조정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함께 관련법령을 개정하고 있다. 또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해 각종 개발계획이나 정책계획 수립시 환경영향을 사전에 검토하는 절차를 두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정책들이 수립 이후 환경영향이 검토되고 있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Q. 자연보전분야에 할당된 예산으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환경부 전체 예산은 2015년 5조7191억원 대비 2016년에 0.4% 감소했으나, 환경부 예산 중 약 10%를 차지하는 자연보전분야 예산은 올해 총 5680억원으로, 2015년 대비 402억원 증액(7.6%) 됐다. 생태적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의 체계적인 관리, 대국민 생태서비스 제공 및 생물자원 활용을 위한 예산을 적극적으로 편성하고, 관련 사업들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째, 한반도 생태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국립공원, 습지 등 보호지역을 확대지정하고, 훼손‧단절지역에 대한 복원사업 등을 시행중이다. 둘째, 대국민 생태서비스 확대를 위해 자연마당, 생태탐방로 등 생태휴식공간을 확충하고, 동시에 탐방객 안전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생물자원 보전 및 산업 육성을 위해 환경생물산업 소재 및 유전정보 발굴, AI 진단‧모니터링 등 야생동물 질병 관리 강화를 위한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Q.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연은 인간에게 있어 생활의 터전임과 동시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원이다.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는 물론, 먹는 식량의 대부분은 동식물에 의존하고 있으며, 병이 났을 때 쓰이는 의약품의 절반가량도 동식물로부터 만들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세대의 무분별한 욕심으로 지구상의 동식물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우리가 자연을 보호해야하는 이유는 비단 동식물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동식물의 멸종이 인류의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께서도 자연을 살리고 지키는 일에 동참하여 더 가까이, 더 풍부하고, 더 건강한 자연을 미래세대까지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를 바란다. 

 

[환경미디어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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