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은 환경이다
'환경미디어의 수면 환경 시리즈'-불면증 100문 100답
은퇴, 취업, 진학, 인간관계 등으로 걱정이 많은 시대다. 걱정은 불안으로, 불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의학박사인 박종운 원광대 겸임교수의 도움말로 잠에 관한 궁금증 100가지를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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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의학 박사 박종운 교수 |
<사례>
37세 주부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자정을 넘어서야 잠을 잡니다. 또 새벽 4시쯤에 깬 뒤 다시 잠을 잡니다. 낮에 피로한 증세는 없지만 불면증이 아닌지 불안합니다.
<박종운 박사 의견>
먼저, 의견을 말씀 드립니다. 아드님은 정상 수면을 취하고 있습니다. 불면증이나 수면장애가 아닙니다. 다만 지금의 수면 형태는 몸과 두뇌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수면 형태에 따라 아침형 인간과 올빼미형(저녁형) 인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침형 인간은 저녁 일찍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유형입니다. 아침과 낮의 왕성한 사회 활동을 감안할 때 바람직한 수면입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아침형 인간이 유리하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일본인 작가 사이쇼 히로시는 이상적인 수면을 밤 11시부터 새벽 5시로 보았습니다. 적정 수면시간은 학자마다 다르지만 7~8시간이 바람직 하고, 어린이는 더 많이 자는 게 좋습니다.
올빼미형 수면은 밤늦게 까지 활동하고 자정 넘어 취침해 아침 늦게 일어납니다. 질문한 분의 아드님이 해당됩니다. 올빼미형 수면은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문화가 아침형 인간에게 유리한 측면은 있습니다. 가령, 학교는 오전 9시에 수업이 시작됩니다. 늦게까지 잔 아이는 등교가 쉽지 않고, 오전의 신체리듬도 쾌적과는 거리가 멀어 학습능률이 낮아지는 환경입니다. 그러나 문명의 발달은 올빼미형 인간의 문화를 점차 넓히고 있습니다. 영국의 정치가 처칠은 대표적인 올삐미형 인간입니다.
불면증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신체 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증상입니다. 수면은 8시간 내외가 적정선이지만 개인차가 있습니다. 4시간을 자도 생활에 지장이 없으면 불면증이 아닙니다. 수면장애는 잠의 리듬이 깨지거나 흐트러진 상태입니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거나 넉넉한 수면시간을 가졌음에도 낮의 컨디션이 떨어지는 현상입니다. 수면장애가 악화된 게 불면증입니다.
아드님은 잠을 4시간 자다가 깬 뒤 다시 수면을 취합니다. 이는 수면장애도, 불면증도 아닌 개인의 특징입니다. 원시시대의 인간은 잠을 나누어서 잤습니다. 긴 잠에 이은 짧은 잠의 패턴이었습니다. 서너 시간 자다가 눈을 뜬 뒤 다시 한두 시간 수면을 취했습니다. 심야와 새벽에도 외적과 동물 침입을 감시하고, 불의 보존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나눔 잠은 20, 30년 전까지의 우리 문화였습니다. 주부는 연탄불을 갈기 위해 한두 번은 깨는 게 당연했습니다.
수면 중 한두 번 깰 수는 있습니다. 눈을 뜬 뒤 10분 20분 내에 잠들면 정상수면입니다. 그러나 처음 수면을 취한 뒤 1~2시간 이내에 깨고, 다시 잠드는 데 1시간 이상 소요되면 수면장애나 불면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드님은 잠을 한 번 깬 뒤 곧바로 잠들고, 낮의 생활에도 지장이 없으므로 지극히 정상 수면입니다.
다만 키 크기와 두뇌계발을 감안하면 저녁 일찍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바람직합니다. 또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좋습니다. 뼈와 연골의 성장, 근육 증가, 지방분해와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성장호르몬은 송과선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영향으로 주로 밤에 분비됩니다. 특히 깊은 잠이 들었을 때 분비작용이 왕성합니다. 성장호르몬 최고 분비시간대인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숙면을 취하고 있어야 성장에 유리합니다.
수면의 양이 충분할 때 두뇌 활성화가 촉진됩니다. 6시간 수면을 취한 학생은 문제 풀이를 어렵게 느끼지만 8시간 이상 잔 학생은 대부분을 쉽게 느낍니다. 물론 4시간을 잔 천재도 있습니다. 에디슨이 4시간을 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학자 에디슨은 잠자는 시간을 낭비로 여겼습니다. 촌음을 아껴서 일을 했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업적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그는 스스로 4시간 수면을 말했습니다. 하지만 에디슨도 낮에 2~3시간의 잠을 잤기에 실제 수면시간은 6~7시간입니다.
어린이, 청소년, 어른 모두 잠을 잘 자는 방법은 햇빛 아래서의 규칙적인 운동입니다. 햇빛은 숙면을 촉진하고, 운동은 에너지 발산과 체내 독소를 배출시키는 한편 성장판도 자극합니다.
그런데 소아가 불면증이 있으면 바로 치료를 해야 합니다. 성장 지장은 물론이고 각종 질환에 취약하고, 대인관계에도 악영향이 생겨 소극적이고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면증을 앓는 어린이는 소심하고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기력이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 용어로 심담허겁(心膽虛怯)이라고 하는 데 담읍으로 인해 소화장애, 불안, 구역질 동반 경향이 있습니다. 처방은 체질과 증상에 따라 다른데 약해진 심담의 기를 보강하고 불안을 진정시키는 온담탕, 인숙산 등을 기본으로 처방합니다.
글쓴이 박종운
한의학 박사로 원광대 한의대 겸임교수다. 인천 박종운한의원장으로 불면증과 공황장애 등 고질병 치료법을 30년 넘게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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