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안전 시리즈⑩>지진과 원전 문제없나?

규모 7.0~7.5 큰 지진 발생 가능성 상존... 원전 폐쇄・건설 중단해야
박원정 | awayon@naver.com | 입력 2016-10-07 08: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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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발생 후 현지조사를 벌이는 모습. <사진제공=건설연>

 

‘고리원전, 방사성 물질 선진국 비해 1300만 배 이상 배출’ (20116. 3. 9, 환경미디어 
보도)
‘월성원전 주민 전원 방사성물질 검출 충격’ (2016. 1. 20, 환경미디어 보도)
지난 9월 12일 경주지역의 규모 5.1과 5.8의 지진이 일어나기 전, 환경미디어가 경주지역 인근 두 원전의 주민 피해상황을 보도한 내용이다.
이번 지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 지금까지 450여 회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지진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국민들은 더 큰 지진이 발생할까 봐 걱정하고 있고, 이번 지진피해를 경험했던 경주지역 인근 주민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 지진의 진앙지와 가까이 있는 고리·월성 원자력발전소의 존재는 앞으로 큰 지진이 발생할 경우 핵폭탄이나 마찬가지이다.

영화 ‘해운대’ 현실?…원전 폭발 땐 상상 이상

영화 ‘해운대’의 쓰나미 위력이 혹시나 현실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부산 해운대 주민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경주 지진의 충격파가 그만큼 컸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해운대구는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특성에 맞게 자체적으로 주민들의 지진 불안을 해소하고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시행한다.
지진발생 시 행동요령, 대피소, 전문가 제언 등을 수록한 해운대신문 특별호를 배포했는가 하면 행동요령 스티커, 팸플릿 등도 대량 제작해 배부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10월 4일 간담회와 20일엔 센텀시티에서 ‘지진 재난대응 안전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훈련에는 소방헬기, 굴절차 등 30여 대의 장비가 동원되고, 300여 명이 참여해 건물 붕괴와 대형화재 발생상황을 가정한 긴급구조 종합훈련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위와 같은 해운대구의 대책은 지진으로 인한 단순 피해 때를 가정한 상황으로, 불행하게도 인근에 있는 고리나 월성 원전이 폭발 등으로 이어진다면 사태는 상상할 수 없는 지경으로 빠져든다.
우리는 지난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규모 9.0의 강진과 쓰나미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연쇄 폭발과 함께 방사능 누출사고를 기억하고 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연간 피폭량 권고 한도의 15배 가량이 항상 측정되고 있는 죽음의 땅이 돼 버렸다.

양산단층 활성단층 확인…더 큰 지진 발생 상존

경주 인근지역 단층과  최근 지진 발생 진앙지<사진제공=

환경운동연합> 

우리가 경주 지진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 지역 양산단층이 활동성 단층으로 추가 확인됐다는 사실이다.
일부에서 ‘활동성 단층’에 이의를 제기하는 시각이 있지만 이번 지진 전까지 양산단층대에 보고된 활성단층만 17개였고 이번에 3개의 활동성 단층이 추가된 것이다. 기상청은 당시 규모 5.8의 지진 진원지가 지하 15km라고 발표했는데, 진원지에서 발생한 지진에너지가 지각으로 전달되면서 여러 곳에서 지각 변형이 발생하면서 활성단층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런 여러 단층들이 모여 있는 양산단층대는 폭이 수백 미터에서 최대 6.5km까지 이른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 중 일부 진앙지가 양산단층대의 중심부에서 약간 떨어져서 있다고 해서 양산단층대의 활동성 여부가 논란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경주와 월성원전 인근이 지진 안전지대라는 정부와 한수원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고, 울진-포항-경주-양산-부산으로 이어지는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이 아니라는 주장도 이번 지진으로 허위로 판명이 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정부와 한수원은 대지진 발생의 가능성을 이미 4년 전에 알고 있었으면서 경주 시민들에게 철저하게 숨겨왔다는 것.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2012년 양산단층대가 활성단층이란 연구 결과를 내놨지만 정부와 한수원은 이러한 사실을 은폐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제 언제든지 경주지역에선 규모 7.0을 전후한 강한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비록 내진 설계가 돼 있다 할지라도 원전과 주민의 안전이 항상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에서 “현재 건설 중인 원전까지 합쳐 총 16기의 원전 인근에 대규모 양산단층대가 활동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애써 축소한다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국민안전을 최우선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원전을 멈추면 전력 부족?…원전 가동위한 핑계

그렇다면 산업통산자원부와 한전 등은 문제의 원전 가동을 중단하면 전력공급에 차질이 생긴다고 하는데 사실일까? 
현재 우리나라 총 발전설비는 100기가와트(GW)를 상회하며 1기가와트는 원전 1기 설비용량과 비슷하다. 냉방수요가 낮아진 요즘의 최대 전력소비는 70기가와트를 넘지 않는다. 
지난 여름 냉방수요가 폭증할 때도 최대 전력소비는 85기가와트였다. 신고리 5, 6호기는 2.8기가와트이고 신고리 5, 6호기를 건설하지 않는다고 해도 전력수급에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조경태 국회 기회재정위원장은 지난달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주 주변의 고리·월성 원전 12기를 모두 가동중단 해야 한다고 또다시 정부에 요구했다. 한수원은 지진 발생 이후 월성 원전 1~4호기의 원전을 가동중단하고 안전점검을 하고 있지만, 나머지 고리, 신고리, 신월성 원전 등 총 8기의 원전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며 계속 가동하고 있다.
조 의원은 “지난 지진으로 가동이 중단된 월성 원전 4기의 안전성 평가가 끝나기도 전에 지속적이고 강력한 여진의 발생으로 주변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국민들 안전을 위하여 이번 지진의 진앙지와 가까운 고리, 신고리, 신월성 원전을 모두 가동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조 의원은 고리·월성의 모든 원전을 가동중단할 경우 전력수급에 차질이 있을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경태 의원은 “현재 월성 원전 4기가 가동중단돼 있지만 전력예비율은 20%를 웃돌고 있다”며 “고리, 신고리, 신월성 원전 8기를 모두 가동중단해도 전력예비율은 12%에 달한다”고 밝혔다.

원전 사고 시뮬레이션 “1주일 내 1만6000명 사망”

△ 원자력발전소 폐쇄와 건설중단 시위를 벌이는 지역민들.
신고리원전 4기 가운데 1기에서 중대사고가 발생할 경우, 7일 이내 부산·울산·경남 주민 1만6240명이 피폭으로 사망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20일 탈핵에너지 국회의원 모임을 비롯해 원자력안전과미래, 탈핵법률가모임 등 단체는 설비용량 100만kWe 원전을 기준으로 극한사고를 가정해 계산한 결과 고리원전 80km 이내 거주하는 700만 명 중 1만1600명이 7일 이내에 사망하고 50년간 누적 암사망자는 28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신고리원전의 설비용량이 140만kWe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망자 1만6240명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여기서 나온다.
이는 환경연합이 2012년에 원전사고 모의 실험한 결과와 비교할 만 한 결과이다. 환경운동연합은 2012년 고리원전, 영광원전, 월성원전을 대상으로 원전사고 모의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의 박승준 교수와 세오 코드를 이용해서 평가했을 때 체르노빌 원전 사고 방사성물질 방출량에서 피난가지 않았을 경우 한 달 안의 사망하는 급성 사망자는 4만8000명, 50년 내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50만 명으로 평가됐고 472조 원의 경제피해 결과가 나왔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방출량 시 피난가지 않았을 때는 급성사망자는 없었고 암사망자는 7만3000명, 경제적 피해는 약 33조 원이었다. 

원전반경 50km 내 인구밀도, 국내 평균 초과 금지 위반

우리나라 원전반경이 미국, 인도, 이집트보다 못한 인구 중심지 거리 제한규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운동연합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안전성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세계 최대 원전 밀집단지를 허가한 것을 밝혀내고, 앞으로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번에는 위치제한 규정에 대한 세 번째 문제 제기로 인구밀도 규정 부실평가 확인과 인구밀집지역의 위치제한에 대한 해외 사례 비교다. 
원안위는 인구밀집지역에 신규원전을 추가 건설허가하면서 인구밀도 규정 준수 여부를 부실하게 평가했다. 다른 기술기준은 미국 기준을 써오다가 인구밀도는 미국 기준보다 더 약한 기준을 적용했고 그 조차도 준수하지 않았는데 예외규정을 자의적으로 적용해서 부지 부적합성을 부지 적합성으로 둔갑킨 것. 
경수로형 원전 규제기준 ‘1.2.5부지지역의 인구밀도’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소는 부지반경 50km이내 지역의 평균 인구밀도가 원자력발전소 가동 전체 기간 동안 국내 평균 인구밀도를 초과하지 않는 곳에 위치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가지표체계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전국 평균 인구밀도는 ㎢당 505명이다. 
50km 반경에 위치한 부산광역시는 ㎢당 4417명이고 울산광역시는 1077명이다. 경남은 312명이지만 이 세 곳을 모두 고려할 경우 신고리 원전 5, 6호기 부지 반경 50km 내 인구밀도는 전국 평균 인구밀도를 당연히 넘는다. 

원전 중심 정책 전환-노후 원전 폐쇄 등 시급


그동안 경주지역 인근의 원전 위치의 선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게 지적돼 왔다. 지진발생위험 평가와 활성단층 조사 미비, 내진설계 취약 등으로 위험하기만 하다. 실제 국내 대부분의 원전이 0.2g(리히터 규모 6.5)에 설계돼 있어 앞으로 더 강한 지진이 온다면 대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부산, 울산, 경주, 울진 등은 한반도 역사 지진기록에서 큰 규모의 지진이 계속해서 발생했던 지역이다. 학자들은 한반도에서도 규모 7.45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까지 우리가 지진의 안전지대이고, 내진설계가 충분하다며 안일한 대처만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도 규모 7.9의 내진설계를 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9.0의 대지진에 참사를 피할 수 없었다. 
이제라도 위험신호를 제대로 받아들여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원자력발전소 중심의 전력정책을 벗어나야 한다. 지금 저 깊은 땅 속에서 어떤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시민사회단체 한 간부는 “양산단층대를 비롯한 원전 주변의 활성단층들을 포함해 최대 지진 평가를 다시 해야 하고, 이에 맞춰 원전을 비롯한 주요 시설, 학교 등 주요 공공건물의 안전보강을 서둘러야 한다”면서 “무엇보다도 위험요소를 줄이는 차원에서 노후 원전을 폐쇄하고 신규원전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미디어 박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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