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환경안전 ①썩어가는 땅과 지하수를 살리자

잘 보이지도 않고 관심 적어 대책 난관...부메랑 우려
박원정 | awayon@naver.com | 입력 2016-05-10 08: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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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관정개발                                                                                             <사진제공= 금강개발>

 

 

땅 위에서는 숨을 못 쉬고 땅 밑은 지옥이다. 
그나마 눈에 보여 마스크라도 쓰는 대기와는 달리, 토양과 지하수는 잘 보이지도 않고 관심도 적어 대책마련이 쉽지 않다.

 
특히 토양오염은 먹이사슬의 일차단계인 식물에 나쁜 영향을 주고 이어 동물에게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하며 결국은 인간에게 고스란히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또한 토양오염은 지하수와 상수원까지 오염시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토양오염, 주유소가 기준 초과 가장 많아
환경부가 2015년 특정토양오염관리대상 시설에 대한 토양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8092곳의 시설 중 2.5%인 205곳의 시설이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특정토양오염관리대상 시설은 2만2039곳이며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토양오염도검사(정기·수시)를 받아야 한다. 지난해 검사를 받아야 되는 시설은 8092곳(전체의 36.7%)으로 이중 205곳의 시설이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했다.


기준을 초과한 시설 중에는 주유소가 161곳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 석유저장소 등 산업시설이 24곳, 기타시설이 19곳을 차지했다. 유독물 제조ㆍ저장시설 중에서는 1곳이 토양오염우려기준을 넘었다.이번 토양오염도검사 결과 초과율 2.5%는 2013년(2.8%)과 2012년(2.8%)에 비해 약간 낮아진 수치다.


지역별로 토양오염도검사 결과를 보면 초과율은 서울(7.5%), 부산(4.8%), 울산(4.8%) 순으로 드러났다. 누출검사(정기·수시)는 1515곳의 시설이 대상이며, 이중 2%인 31곳의 시설이 부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설별로는 주유소 1150곳 중 25곳(2.2%), 산업시설 227곳 중 4곳(1.8%), 기타시설 138곳 중 2곳(1.4%)이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유소는 배관 누출이 19곳(76.0%)으로 가장 많았고 탱크 누출은 4곳(16.0%), 배관과 탱크의 동시 누출이 2곳(8%)으로 나타났다.


◇사전예방이 가장 좋은 대응책
토양과 지하수 오염은 다른 환경오염에 비해 일단 오염이 될 경우에 복원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토양오염의 경우 현재 미생물을 이용해 복원하는 방법 등 많은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돼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만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다른 환경오염과 같이 토양-지하수 오염의 가장 좋은 대응책은 사전예방이라고 할 수 있다.

 

지하수, 관정개발                             <사진제공= 금강개발>

전문가들은 “환경과의 조화를 무시하는 개발을 억제하고 폐수와 폐기물이 토양으로 직접 투하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자연에 부하를 줄임으로써 토양과 지하수가 본래의 정화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에서는 지난 1995년 ‘토양환경보전법’을 제정해 건강한 토양환경의 보전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토양환경보전법은 예방 차원의 토양오염도 조사, 사후관리 측면의 오염정화, 그리고, 정화 후 검증 등 세 가지 축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정화시설의 설치, 운영 등 사업규모가 큰 오염토양 정화사업이 토양환경산업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토양정화 사업은 지하수 정화와도 직결된 중요한 선결 과제이다. 토양의 오염원이 빗물 등으로 침출되면서 합류, 지하수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최근 몇 년 동안 구제역과 AI(조류 인플루엔자) 등으로 인한 돼지, 오리, 닭 등 무분별 집단-불법 매립이 돌이킬 수 없는 지하수 오염을 가져온 경험을 갖고 있다.


또한 현재 ‘지하수 이용 개발법’의 경우, 지하수를 개발할 수 있는 장비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어 관련법의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지하수 오염은 물론 업계마저 난립해 도산 등 위험에 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관정 등의 개발 시 환경영향 등을 고려 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금과 전문가 부재, 관심 부족으로 사전조사를 한 후 개발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장항제련소 정화 - 좋은 사례
전국의 오염된 토양과 지하수의 복원은 정확한 사전조사와 함께 전문가, 전문업체 등 3위 일체가 돼 진행할 때 효율적이다.


토양오염의 경우 대규모 중금속 오염부지란 오명을 가진 장항제련소, 유류 오염이 심각했던 일부 반환미군기지 정화가 성공사례로 남아있다. 충남 서천 옛 장항제련소 주변의 중금속 오염 농경지 22만6000㎡에 대한 토양정화가 지난 2월 초 완료됐다.

 

장항제련소 인근 토양오염 정화 전 모습.

                                         <사진제공=한국환경공단>  

장항제련소는 일제강점기인 1936년 설립돼 1989년까지 제련소 운영 과정 중에 중금속 토양 오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 환경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었다. 이에 정부는 2009년 주변토양오염 개선 종합대책을 마련, 그해 7월부터 오염부지 매입과 정화, 부지 활용 등을 추진해 왔다.

 

이번 토양정화는 장항제련소 주변 토양오염개선 종합대책 1차 사업지구인 비매입 구역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토양정화가 순차적으로 먼저 완료된 농경지의 경우, 이 지역 농작물의 생육이 원활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장항제련소 인근 토양오염 정화 후 모습.

                                          <사진제공=한국환경공단>  

현재 2차 정화사업을 추진 중으로 매입구역은 사유지를 대부분 사들여 주민 이주가 거의 완료됐다. 올해 상반기 중에 정화 설계와 설비 설치를 완료한 후 주민이주 완료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토양정화를 착수해 2019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장항제련소는 이제 부지는 물론 주변 농경지, 그리고 지하수를 비롯한 지하 공간까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김규범 대전대학교 교수 ‘토양 및 도시지역 지하수 - 지반 안전‘
최근 도심지에서의 지반 침하 및 함몰, 공동 발생 등은 도시가 고도화되고 지하공간 개발이 증가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국민 생활안전 및 환경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지하수의 과다 배출로 인한 토사의 유출 등이 지반 변형을 유발하고 있으나 이는 주변 지역 오염 확산 등 환경적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우리나라의 밀집된 대도시에서는 지하에 대규모 인프라 시설, 교통 시설 등이 설치돼 있어 지반 환경의 변화는 사회 기반 시스템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태국 방콕의 경우, 1980년대 이후 과다한 지하수 채수로 지반 침하가 증가되면서 지하수 이용부담금 징수 제도를 도입해 지하수 개발을 억제코자 했으나, 그 효과가 미미해 2003년에 지하수 보전부담금 제도를 도입해 현재는 2개의 부담금 합계가 수돗물 요금보다 높아 지하수 채수가 줄고 지반 변형이 억제되는 효과를 가져 오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호주 서부지역,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외국의 도시지역에서는 물 순환에 대한 평가, 지하 시설물에 의한 지하수 변화, 상하수도에 의한 누수 함양 등을 포함한 통합 수자원 관리 개념을 적용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도시지하수 개발이용보호관리 규정’을 제정해 도시지역 지하수-지반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국내의 지반굴착 환경에 대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도시지역 지하수에 대한 수문시스템의 재평가, 오염 과정에 대한 진단, 지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지하수 수위 및 수질 관리 기준 수립, 지하수 인공 함양 및 재활용 시스템 확대, IoT를 활용한 SMART 지하수-지반 관리 체계 구축, 지반환경 안전 현황도 작성 및 도심지 통합 지하수 관리 전략 수립 등이 추진돼야 한다.

 
아울러 현재의 지하수법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는 도시지역 지반 변형과 관련된 지하수 관리 기법을 신속히 개발, 확보해 지하수법에 명시하고, 이를 근거로 국토교통부 등 정부에서 지하수-지반 환경에 대한 체계적 관리를 도모하고 국민 생활안전 확보에 노력해야 하겠다.


한편 손정수 한국지질자원연구소 연구원은 대기, 물, 토양오염은 발생원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며 그 발생원의 하나로 쓰레기, 즉 폐기물을 들 수 있다고 전제한 후 “생활폐기물, 산업폐기물 등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는 공기와 물과 토양을 오염시킬 수 있는 유해성분을 포함하기도 하며 자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가금속을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쓰레기를 회수하여 재활용하게 되면 유가금속을 자원화하고 유해성분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쓰레기의 안전한 처리나 재활용이 가장 시급하고 환경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환경미디어 박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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