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언제부터 산삼 종자를 채취하여 인공적으로 개갑(발아), 묘포에 심은 다음 1년생을 수확, 건실한 묘삼만을 골라 이식하고 5년간 본포에서 재배했는지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없다. 1123년 송나라 사신 서긍이 저술한 고려도경에 수록된 내용을 가지고 유추해 보면 아주 재미난 사실을 알 수 있다. 고려도경에는 人蔘之幹 亦有生熟 (인삼지간 역유생숙) 즉, “인삼은 증숙한 것과 생것이 있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인삼이란 용어를 사용했다는데 매우 중요한 실마리가 담겨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중국에서는 “參(삼)이라 부르지 인
삼(人蔘)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그 이유는 중국에서 재배한 삼은 사람 모양을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재배한 뿌리라야만 사람 모양을 닮는 것일까? 중국에서 재배한 것과 한반도에서 재배한 인삼 뿌리 모양이 다른 이유는 재배방법과 기후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 본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1년생 묘삼을 옮겨 심는 이식재배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개갑된 삼씨를 본포에 심어 6년간 한 자리에서 재배하는 직파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1년생 묘삼을 채굴하여 본포에 옮겨 심을 때 비스듬히 눕혀 심기 때문에 5년근 이상이 되면 지근이 발달되어 사람 모습을 닮은 인삼형태를 하게 된다.
다음은 기후적 영향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한반도의 인삼 재배지역은 주로 북위 35~38도에 위치해 있다. 반면 중국의 고려삼 재배지는 백두산보다 더 북쪽에 위치해 있다. 때문에 겨울 날씨가 보통 추운 것이 아니다. 근경류가 그렇듯이 인삼뿌리 역시 추운 지방에서는 땅속으로 깊숙이, 즉 가늘고 길게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면 무엇을 근거로 고려 인종시대에부터 인공 재배하였다고 판단하는가? 서긍이 “인삼”이라 기술하였기 때문이다. 만약 서긍이 산삼을 증숙, 건조하여 홍삼으로 제조한 것을 보았다면 인삼이라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산삼은 사람 모양을 하고 있지 않다. 또한 현재도 그렇듯이 산삼은 가늘기 때문에 직접 말리거나 증숙, 건조하게 되면 유통과정에서 잔뿌리가 부러져 상품가치를 잃게 된다. 따라서 산삼은 현재에도 수치과정을 거치지 않고 수삼 상태 그대로 유통한다. 따라서 고려시대 당시에 증숙을 하였다면 그건 분명 재배삼일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고려인삼은 이미 900년 전부터 인공 재배하였을 뿐만 아니라 홍삼으로 가공하여 효능을 증대시킴은 물론 저장 기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T1천삼이란 무엇인데 그렇게 비싼가?
원형삼 형태로 유통되는 제품 가운데 가장 비싼 제품이 천삼이다. 천삼은 1통에 들어가는 뿌리 수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천삼 10지 깡통에는 12뿌리의 홍삼이 들어 있다. 10뿌리면 600그람이 되나 2뿌리는 더움으로 넣은 것이다. 이 천삼 10지의 국내 가격은 620만원이나 중국에서는 1,300만원을 호가한다. 인삼은 6년간 땅속에서 자라면서 근부병(뿌리 썩음병), 적변삼(표피가 빨갛게 변한인삼), 은피삼(표피가 회색을 띄는 것), 내공(뿌리 내부에 빈 공간이 생긴 것), 내백(뿌리 내부에 섬유질이 하얗게 이상 발육한 것) 등과 같은 식물병에 걸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생김새도 건강하고 균형 잡힌 사람 모양을 갖추어야 한다. 저자는 천삼의 경우 하늘이 허락하지 않으면 절대 생산할 수 없다고 믿는다. 그 이유는, 인삼이 땅 속에서 6년을 자라면서 여름철의 장마, 고온 및 폭풍과 겨울의 냉해, 폭설 및 강풍으로부터 전혀 해를 입지 않아야만 한다. 즉, 말 그대로 완벽한 인삼이라 함과 동시에 전형적인 인체 모양을 갖추어야 한다. 천삼은 농부가 6년간 지극정성으로 돌보아도 생산량의 0.5% 내외로 생산된다. 따라서 천삼을 선물 받은 사람은 완벽한 최고의 선물을 받는 셈이 된다. 홍콩이나 대만에서 천삼은 할머니가 가보처럼 아꼈다가 손자에게 물려줄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30년 이상 되어 주석 깡통에 녹이 심하게 슬어 있어도 전혀 개의치 않고 한약국에서 절편으로 썰어 생선이나 닭 요리할 때 위에 몇 조각 얹어 끓여, 매우 귀중하게 향미를 음미해 가며 복용한다. 절편으로 써는 과정에서 부스러기가 떨어지는데 이것을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이 한 톨이라도 입에 넣었다가는 심한 꾸지람을 듣는다. 흥미로운 사실은 30년 이상 된 천삼은 홍삼 특유의 향이 더욱 진하게 살아 있는가 하면 가격은 구입 시보다 3배 이상 비싸다.
대만인은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자식에게 시험 전 천삼 한 뿌리 다려 먹이는 것이 제일 큰 소원일 정도라 하니 얼마나 귀하면 그러겠는가?
6년간 애지중지 하면서 지극 정성으로 키웠으니 고려인삼이 비싼 것은 당연할 것이며 온갖 악조건에서도 완벽한 조건을 갖추었으니 최고의 가격을 받아 마땅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쯤 되면 명품 중에 명품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본다.
@T1저년근과 6년근과의 성분 및 효능 차이
최근 국내 학자들을 중심으로 4, 5년근인 저년근과 6년근인 고년근과의 성분 및 효능 차이에 대해 논쟁이 뜨겁다. 실제로 저년근과 고년근의 성분 및 효능 차이가 가격 차이만큼 현저한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할 것이다. 그 이유는 그간 우리는 6년근이 되어야 완벽한 인삼의 형태[지상부는 6개 엽병(葉柄)을 가지고 뿌리는 지근이 잘 발달되어 사람 모양을 갖춤]를 갖추기 때문에 6년근 인삼만을 대상으로 효능 연구를 했기 때문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사포닌과 다당체의 함량에는 큰 차이가 없고 다만 함질소 화합물(단백질 등) 함량에 있어 6년근이 현저히 높다고 한다. 그러나 사포닌 함량이 비슷하다고 하여 효능 역시 비슷할 것이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 사포닌이 인삼의 유효성분이기는 하나 사포닌 이외의 성분도 항암활성, 면역기능 증진 등과 같은 다양한 활성이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비사포닌 계열 성분이 항산화 활성 및 정자 생성 촉진능이 사포닌에 버금간다는 사실을 보고 하였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여러 가지 논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리라 본다. 6년근 한 뿌리가 가지고 있는 유효성분의 절대 총량이 저년근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며 저년근의 성분 및 효능이 6년근을 능가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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