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해 동안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우리나라에서 제일 시원하다고 하는 강원도 용평에서 장마가 끝나는 8월 첫 주를 휴가기간으로 정해왔다. 그런데 최근 몇 년 8월 첫 주에 집중호우가 내리고 심지어 작년에는 이 기간에 많은 폭우가 쏟아져 용평리조트 시설을 포함한 이일대가 엄청난 피해를 입어 휴가기간 동안 물난리 구경만 하게 되었다.
금년에는 이와 같은 비를 피하기 위하여 8월 둘째 주에 휴가기간을 정하고 다녀왔지만 일주일 내내 천둥번개와 소나기가 내렸다. 어느 지인은 기상청이 요즈음 일기예보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는 푸념을 자주하곤 한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문제들이 현대적 장비를 갖춘 기상청의 잘못은 아니다. 지금 한반도의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이상 징후로 볼 수 있다. 정부는 기후 변화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리고 이에 대비하여 생활방식, 신체리듬 등을 조절 해나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장마가 끝나면 무더위로 이어지는 것이 온대(溫帶) 지방인 우리나라 여름 날씨 특징이다. 8월 10일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장마기간 중 서울의 평균 강수량은 8.7mm였지만 장마기간 이후에는 16.2mm로 두 배 수준을 보인다고 한다.
전국적으로도 장마 기간 중 하루 평균 강수량이 8.9mm 였는데 장마 후 강수량은 12.8mm로 30%정도 많아 졌다고 한다. 이와 같이 장마철 국지성 호우가 8월 말경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뀌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다.
이를 증명하듯 기상청의 통계에 따르면 하루 80mm이상 비가 내린 날은 1954 ~1963년은 년간 23,5일인데 비하여 1996~’05년에는 36.7일로 증가 했으며, 시간당 50mm이상의 비가내린 횟수는 1976~1985년에 년간 약 14회였으나 1996~’05년에는 26회로 늘었다. 기상청은 지난해 장마기간 중에 ‘빌리스’와 ‘매미’등 2개의 태풍이 발생한 것도 특수한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한반도가 북위 22도에 위치한 홍콩과 같은 아열대 기후대와 비슷하다.
온난화로 대륙과 바다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이 발생하여 풍부한 수증기가 기상의 흐름을 바꾸어 놓고 있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요즈음의 날씨패턴은 이례적인 것일 뿐 아열대 기후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반대 의견도 있지만 과거의 기상청 통계를 보면 이를 단순하게 보아 넘길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특히 ‘집중호우’ 문제의 국내 권위자인 서울대 이동규 교수(지구환경과학부)는 지난 8월 11일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대기 중에 수증기가 다른 해 보다 특히 많이 형성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이며, 해마다 이맘때쯤 수증기가 남서풍을 타고 중국 남쪽에서 우리나라로 흘러 들어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뜻하고 축축한 아열대성 공기가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의 가장자리를 타고 우리나라로 들어오면 중국 북쪽지방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성질의 저기압 세력이 내려오면서 서로 맞부딪치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 수증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올해는 지구 온난화 현상과 함께 기후 변화가 심해지면서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여 수증기 발생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또 6월 하순에서 7월 하순을 장마기간으로 보는데 이 장마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1998년 8월 지리산에서 등산객 등 1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집중호우도 장마 뒤에 내린 비가 원인이었다. 당시 장마 뒤에 2주가량 비가 전국적으로 내려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이런 집중호우기간도 장마로 보는 것이다. 일본 기상청은 ‘장마 끝’이라는 발표는 하지 않는다. 장마기간을 연장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를 얻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상청의 ‘장마 끝’ 발표에 따라 휴가기간을 정하지만 이 기간중 장마와 같은 비가 연일 내리는 것만이 문제는 아니라 밤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열대야(熱帶夜) 현상을 더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장마가 끝나면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해의 경우 장마직후 많은 비가 내려 오히려 열대야 현상이 예년보다 덜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열대야는 하루 중 최저기온이 섭씨25도 이상인 날을 말 한다. 필자가 이글을 쓰고 있는 오늘(8월 23일)은 절기상으로 처서(處暑)인데도 열대야 현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비가 내리면 더위가 가셔 열대야가 덜 발생해야 정상인데도 요즘과 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것은 도시의 빌딩 숲과 대기 중의 오염물질이 태양의 복사열을 차단하는 ‘열섬(heat island)효과’와 함께 최근에는 수증기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비가 내리면서 도심대기중의 오염물질을 씻어 내려도 대기 중에 덥고 축축한 수증기가 태양의 복사열을 도심 속에 가두어두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수면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바닷물의 증발량도 과거보다 훨씬 많아져서 한반도 대기 중의 수증기 발생량도 이에 비례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지만 세계 각국이 공동으로 대처해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는 정부가 시급히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스팔트 포장에 따른 지표면의 과열현상과 복사열을 차단하는 수림대 형성 또는 자동차의 매연을 줄이기 위한 운행제한 제도를 도입하는 실천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김득수 군산대 토목 환경부 교수는 “지난해 전북 군산 부근의 새만금 방조제 인근 갯벌을 대상으로 지표면의 기체 배출량을 측정한 결과 갯벌 1㎡가 시간당0.02mg의 아산화질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면서 ‘갯벌이 온실가스 중에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에 비해310배나 강력한 아산화질소를 감소시킨다’는 국내 최초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갯벌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흡수한다는 연구결과를 중요시 하여 갯벌보존에 정부차원의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그 가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자연의 훼손으로 대 재앙이 닥치기 전에 갯벌, 강, 숲 등에 대한 더 이상의 자연 파괴를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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