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심은 해안사구, 태풍에 오히려 더 취약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09-27 19: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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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사구 태풍나무



환경과학원 추적 조사결과, 태풍·해일 침식피해 커

키 큰 나무가 심어진 해안사구가 태풍 등 자연재해에 따른 침식에 되레 더 약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립환경과학원(원장 박석순)은 충남-전북 일대 해안사구 52개소를 2010년부터 추적 조사한 결과, 사구의 경관유형에 따라 침식정도가 다르게 나타났으며 특히, 인위적으로 조성된 해안림이 침식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9월 27일 밝혔다.

과학원이 조사대상 사구들을 지난 2010년 태풍 ‘곤파스’ 통과 후 침식정도에 따라 분류한 결과, ‘강한 피해’를 입은 곳이 5개소(9.6%), ‘중간정도’ 6개소(11.5%), ‘약한 피해’ 21개소(40.4%), ‘피해 없음’ 20개소(38.5%)였다.

강한 침식을 받은 지역은 인공구조물이 설치됐거나 초본지역이 좁았던 곳으로, 모두 해안림이 과도하게 조성된 사구들이었다.

또한 피해를 입은 곳 중 대부분이 겨울철이 지나고 회복됐으나, 강한 침식을 받은 곳(곰솔을 심은 사구)은 이후에도 후퇴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를 입은 사구 중 일부 초본지역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복구되어가는 반면, 해안림이 조성된 곳은 침식 등의 피해 여파가 이어지며 후퇴를 계속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사구에 주로 심어 재배하는 ‘곰솔’이 약 10-15m의 평균키에 비해 뿌리깊이가 약 2-3m로 얕아, 강한 바람에 잘 부러지고 쓰러져 사구의 침식을 가중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모래가 퇴적되어 복원되는 기간에도 곰솔림이 조성된 사구는 풍속이 줄면서 모래가 쌓이지 않았다.

같은 해안사구에서 곰솔림 전면부의 연평균 풍속(1.08 m/s)은 초본지역(2.40 m/s)에 비해 약 45%에 불과했으며, 모래를 이동시킬만한 유효풍의 비율은 약 17%로 감소했다. 충남 서천군 다사리 사구의 경우, 모래가 쌓이지 않아서 지난 2년 동안 최대 5 m의 해안선이 후퇴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해안사구나 해안림은 모두 자연재해 피해를 줄여주는 경관이지만, 사구에 인위적으로 나무를 심는 것은 재해를 견디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자연방파제인 해안사구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위적 식재 대신에 사구의 자연성을 높여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자연방파제 기능을 하는 해안사구는 보호가치가 매우 높다”며 “효과적인 사구보전을 위해서는 무리한 해안림 조성보다 자연식생을 회복시키는 등 사구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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