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메뚜기 출현놓고 갑론을박 그래도 농업은 환경이다

"친환경살충제 뿌렸지만"…해남 메뚜기떼 방제 '비상'
김영민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08-30 21: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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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시커멓게 몰려오더니 우리 마을 앞쪽 인근 논 5㏊와 옆쪽 친환경 간척농지 20㏊를 덮쳤다. 논두렁 따라 가 보니 메뚜기 떼는 벼에 여기저기 달라붙어 잎과 줄기, 수확을 앞둔 낟알 까지 모조리 갉아먹고 있었죠. 농사 30년만에 이런 일은 처음 당했다."

 

이번 메뚜기 떼 피해를 본 농민들조차 "화학 살충제 뿌려야 할 판"이라고 친환경농업 포기하겠다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다.

 

그만큼 친환경 농업은 힘든 것이 사실이다.

 

뜬금없는 메뚜기 떼 공격으로 농민들의 가슴만 타들어가고 있다.
     

"마른 장마 탓인가. 이상기후 때문인가. 아님 생태계 먹이사슬 파괴인가." 지난주 메뚜기 떼 급습으로 친환경농업을 지향해온 해남 농민들이 근심이다.

 

해남군에 따르면 28일부터 31일까지 발생한 수억마리 메뚜기 떼 출현은 그야말로 수확을 앞둔 벼농사 농가에게는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제공 
 

 

갑작스런 메뚜기(풀무치 약충)떼 출현의 원인을 놓고, 해남군과 농업계, 곤충학자들간의 이견이 분분해지고 있다.

 

심지어는 친환경농법으로 유기농 쌀을 생산해온 농가는 시름이 두배다.

 

더 이상 친환경농법은 힘들어져 화학살충제를 살포해 메뚜기 떼를 쫓아내건, 박멸하든 양자 택일을 하라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약령시장 등에서는 메뚜기 말린거 300g에 4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해남으로 매뚜기 잡으러 가자고 읍소를 할 정도다.


화학살충제를 써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과다하게 썼다가 미국에서 뭔 꼴이 났는지는 아는지, 주변 일대 물고기에 새에 사람까지 신경에 독 퍼져야 정신차릴꺼냐?. 피해가 커도 화학살충제는 안된다"는 반대 입장도 나왔다.

 

지금 어렵다고 화학살충제를 살포하면 올해 반짝하고 없어질지는 모르나 내년 다음해에 화학살충제에 내성가지고 다시 돌아올 확률이 크다.

 
메뚜기(풀무치)는 전세계적으로 메뚜기떼의 주범이다. 우리나라 풀무치는 벼과식물의 잎을 주식으로 한다.

 

메뚜기는 외골격이 두꺼워 신경계작용으로 방제하기는 어렵다. 섭십구조가 갉아먹는 형태라 소화계작용 약제로 방제해야하는데. 결국 메뚜기는 날아오는 것도 빨라 쉽게 잡기는 어렵고 지나간 자리는 작물에 상처가 남게 된다고 한숨도 여기저기 쏟아나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론은 '농작물에 화학살충제는 안되는 일'이라고 입을 모르고 있다. 

 

또 하나는 메뚜기들 극성부릴때 메뚜기를 잡아먹는 천적인 조류 등이 갈수록 줄고 있는 것도 문제다.

 

메뚜기를 먹이로 삼는 작은 조류 참새 등을 비롯 사마귀, 거미, 장수말벌, 잠자리,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물장군 등곤충들이 그 동안 농약으로 씨가 말라버린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를 대신해 화학살충제 뿌리면 십년 동안은 친환경쌀로 등록 못하게 돼, 해남 농민들은 이래저래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전남 해남군 산이면 덕호마을은 원래부터 농약을 모르고 벼농사를 해온 주민들로 갑작스럽게 출몰한 메뚜기들이 갉아 먹은 나락을 매만질 뿐이다.

 

해남군은 메뚜기 떼의 이동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29일 오후부터 친환경 살충제로 긴급 방제작업에 나섰으나 개체 수가 워낙 많은데다 번식력이 강해 방제에 애로를 겪고 있다.

 

메뚜기 떼는 인근 논 5ha와 친환경 간척농지 20ha까지 광범위하게 퍼져있지만, 화학 약품으로 만든 살충제가 아닌 친환경 살충제를 사용할 수 밖에 없어 방제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메뚜기 떼로 피해를 본 덕호마을 주민들은 "친환경 살충제를 뿌렸지만 전혀 효과가 없다"며 "죽은 사체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며 방제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해남신문 제공
국내 친환경 농작물에 대한 방제 기준은 엄격하다. 친환경 농약은 말그대로 사람이나 농작물에 문제가 없다.

 

 

그래서 실제로 병이나 해충이 생겼을때 20~30%도 방제 못하도록 돼 있다. 매번 벼멸구를 비롯, 메뚜기 등 해충들이 다발생 되면 전혀 방제가 안된다. 초기에 방제가 안되면 해충들은 순식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벼농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논은 습지기능도 함께 가지고 있어서 화학살충제를 뿌리지 않는 친환경 농법으로 벼농사를 짓는 농가에게는 2차, 3차피해를 고스란히 볼 수밖에 없다.

 

국립농업과학원 작물보호과의 이상계 박사는 "풀무치나 메뚜기는 5~6월, 늦어도 7월까지 1마리당 수십개의 알이 들어있는 알주머니 수십개를 땅속에 낳는다"며 "보통 비가 내려 알들이 쓸려 내려가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 마른 장마로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알들이 많이 보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라남도는 국내 대표적인 친환경 정책을 펴왔다.

 

도 관계자는 "이번 메뚜기 떼는 예견된 사안이 아니였기에 당혹감이 크지만, 우리도 포기 하지 않고 철저한 친환경방제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역점을 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남군은 전날 실시한 방제 작업으로 메뚜기 떼가 40∼50% 정도 방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친환경 재료로 만든 살충제다 보니 방제 효과가 다소 떨어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2∼3차에 걸쳐 방제 작업을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해남군은 곤충 떼의 이동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29일 오후부터 긴급 방제에 나섰지만 풀무치류의 개체 수가 워낙 많은데다 번식력이 강해 방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남도와 해남군은 "곤충 떼 발생 지역과 인근 지역 60㏊를 대상으로 유기농 단지는 친환경 약제로, 일반농지와 수로 등에는 화학농약을 사용해 4차례 방역을 펼쳐 90% 이상 방제한 상태"라고 밝혔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메뚜기 떼는 0.5∼4cm 크기로, 막 허물을 벗은 유충 상태로 현재도 부화가 진행 중이어서 확산이 우려된다. 다만 방제를 지속적으로 할 경우 다른 농작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올해 마른 장마로 비가 오지 않아 풀무치들이 대량으로 부화해 출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따뜻한 날씨와 비가 많이 내리지 않은 건조한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점, 발생 지역이 화학농약이 살포되지 않은 친환경 농지였던 점 등으로 풀무치류의 개체수가 갑작스럽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곤충의 천적인 조류가 줄어드는 등 생태계 균형이 일시적으로 파괴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준호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도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는 서식환경이 좋을 때 발생한다"며 "메뚜기나 풀무치는 산란수가 워낙 많은데다 날씨가 따뜻하고 비가 많지 않은 건조한 환경일 때 부화율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해남군 현장에서 곤충떼를 직접 관찰한 김기수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 지도관은 "외래종이 아닌 토착종으로 보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풀무치의 산란은 1년에 한번이기 때문에 방제만 제대로 이뤄지면 확산될 염려는 없다"고 말했다.


전성군 농협안성교육원 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메뚜기를 막을 어떠한 생태계 균형있는 먹이사슬 유지가 가장 급선무"라며 "특히 농업이 차지하는 경제적 가치를 볼 때 일시적이라고 화학살충제를 이들을 퇴치하는 식은 임시방편만 될 뿐 자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화학살충제 살포 반대입장을 밝혔다.


전 교수는 "지속가능한 농업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경이라는 사실은 잊지 않도록 좀 더 농가에 친환경방제 기술을 보급하는데 역점을 둬 또 다른 곤총 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연구가 지속돼야 할 때"라고 덧붙었다.


한편,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현장을 방문 박철환 해남군수와 함께 곤충떼의 추가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예찰을 강화하면서 추가 방제를 지시했다. 아울러 농림축산식품부에 돌발 병해충 긴급 방제비로 3억원 지원도 건의했다.[환경미디어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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