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유라시안대륙 자본주의 문명의 걸작 ‘개성자본회계론’

전성호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21세기 미래 권력의 방향을 고려와 조선 천년의 역사에서 정리한 『개성자본회계론』 출간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8-25 13: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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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한국학중앙연구원


자본주의 문명은 서구 유럽보다 200여 년 앞서 고려시대에 이미 탄생됐다.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은 지금부터 정치권력의 계절이다. 그러나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파워는 정치권력도 군사권력도 경제권력도 아닌 ‘디지털 공간에서의 의사소통 능력’이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나 카카오톡 같은 국내 기업도 이 능력 하나로 21세기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이들은 팬데믹과 같은 극도로 불확실한 시대에도 더 가파르게 성장해 인류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의사소통 능력’이 왜 앞으로의 미래 세계를 지배하는 권력이 되는가를 설명해주는 책이 없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성호 교수가 8월 15일 자로 21세기 미래 권력의 방향을 고려와 조선 천년의 역사에서 정리한 『개성자본회계론』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는 권력(Power)의 정의를 새롭게 내리면서 출발한다. 지금까지 권력에 대한 정의는 타인에게 순종을 집행할 권한, 명령이나 행동에 대한 권력을 갖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그러한 권력은 정치권력, 군사권력과 경제권력에서 비롯된다고 인식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권력이란 ‘회계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의사소통능력’이다. 좋은 평판에서 비롯된 힘, 사람들을 설득하는 힘, 상호 신뢰를 고취할 수 있는 능력으로 오늘날 정치권력, 경제 권력, 군사 권력, 외교 권력 등 전 범위에 걸쳐 권력의 원천이 이동하는 것을 ‘계정의 저작권위(Authority of Account)’로 간파하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추적인 경제 주체는 기업이다. 기업들의 의사소통 언어는 재무제표(대차대조표, 소득계산서, 현금흐름표)이다. 공적인 글쓰기이자 문명의 총아인 복식부기(Double Entry Bookkeeping, DEB)가 바로 오늘날 현대 기업의 의사소통의 표준 언어이다. DEB는 독일의 지성 괴테가 표현했듯이 ‘인류가 고안한 최고의 지식 산물’로 자본주의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을 연결하는 다리이다. 그동안 자본주의 문명의 꽃인 DEB의 탄생지는 지중해와 대서양 일대의 서구 유럽이고 인식해 왔지만 이 책은 오늘날 북한지역인 개성지방에서 고려시대부터 개발해온 DEB를 중심으로 20세기 이전에 자본주의 물질문명의 꽃인 합리적인 이윤추구의 세계가 존재해 왔음을 제시한다. 이 책은 유럽의 국제회계기준(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IFRS)이나 미국의 일반적 회계기준(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 GAAP)과 같이 기업 경영진이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지켜야 할 자본회계 준칙들이 성립하게 된 역사적 배경에 관한 연구로서 한반도를 통로로 미래 세계의 파워가 어디에서 형성되고 있는가를 과거 1,000년의 역사 속에서 찾아 한 방에 알려주는 책이다.

개성(송도)은 근대 기업제도의 세 가지 축(회계, 금융, 인사제도)인 사개송도치부법, 시변제도 그리고 차인(도중)제도의 탄생지로 동아시아는 물론이거니와 전세계 자본주의 물질문명의 성지에 해당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언어는 소리글자 이두문이다. 신채호는 송도를 이두문으로 해석해 “소나무를 '아스'라 하고, 산을 ‘대’라 한 것이니, 지금 아무르 강가의 하얼빈에 있는 완달산(完達山)이 곧 아사달(九月山)”이고 비정했다. 개성의 다른 이름은 중경(中京)이다. 신채호는 지금의 동북쪽에 있는 개평현(蓋平縣) 안시(安市)의 고허(古噓) '아리티'가 중경(中京)이고 주장한다. 북부여의 서울이 '아스라'이고 지금의 러시아의 우수리(烏蘇里)는 곧 '아스라'의 이름이 그대로 전해진 것이라 해석하고 있다.

 

이 책은 개성상인 회계장부에 등장하는 이두문을 신채호의 역사이론에 적용해 오늘날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하얼빈 아사달과 중경 송도를 연결해 근대 자본주의의 원류는 서구 유럽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실증한 역작이다. 이 책의 특성은 한국의 고전어 이두로 돼 있는 회계용어를 대조하고 그것을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하고 번역해 이미 양 지역 고전 속의 자본, 금융, 회계용어는 그 보편적 의미가 통하고 있음을 제시한 점이다.

 

지금까지 이두(吏讀)는 국어학자와 언어학자에 의해 연구돼왔고 사회과학자들에 의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자본금융회계 분야에서 개성의 금융거래와 삼포 경영 그리고 사개송도치부법과 연관시키면서 고찰한 이두 연구는 전무한 상태이다. 아직 미개척 분야인 북쪽으로 고조선과 고부여, 남쪽으로 마한·진한·변한 삼한지역을 아우르는 자본회계 문명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과학 학문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고려 조선 천년의 역사 자료와 치밀한 실증을 토대로 탄생한 ‘개성자본회계론’

 

이 책은 지금까지 한국의 사회과학계 특히 경제사학계의 주류들이 인식한 조선시대는 근대 자본주의의 합리적 이윤추구 문화와는 거리가 먼 사회로 정체된 사회이며 타율적으로 외부의 힘에 의해서만 근대자본의 합리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회라는 인식을 전면적으로 해체하고, 조선사회는 기존의 인식과는 전혀 반대되는 합리주의의 정수를 간직한 사회였음을 제시한다.
이 책은 18-19세기 개성상인이 처한 자본이윤추구 환경이 억약부강과 정글의 법칙이 난무하는 전쟁과 범죄와 사기와 무정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DEB의 질서정연성을 통해 합리적인 세계 속에서 이윤을 추구해왔는지를 제시한다. 또한 한국 전통의 회계 유산을 개성 상인의 송도사개치부법의 역사를 중심으로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확대해 고찰한다. 또한 세계 회계사 연구와 비교해 한국 회계 유산의 세계적인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개성자본회계 5단계 순환론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5단계 ‘개성자본회계순환’을 중심으로 DEB가 어느 순환단계에서 잉여가치를 창출하는지를 찾아내어 잉여가치의 원천은 ‘타인노동의 착취’가 아닌 ‘자본순환의 회계금융서비스’에 있음을 제시하고 개성자본회계를 다수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의 원형으로 사회민주주의적 소득분배 이론과 회계순환을 접목해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의 상징인 뉴욕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 한계를 명확히 설명하고 미국자본주의의 쇠퇴와 21세기 새로운 대안으로서 개성자본회계론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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