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킹맘 500만 시대가 열리면서 상대적으로 가정에서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은 워킹맘들의 죄책감이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이를 위해 더 좋은 것 더 특별한 것을 찾는 일명 ‘큰 손 워킹맘’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과 맞물려 모유수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워킹맘들을 위한 고급분유로 산양유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산양분유 일부 제품에 주요 성분으로 젖소유당이 포함돼 있음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100% 산양유 성분으로 제조한 분유처럼 ‘젖소’란 문구를 의도적으로 빼 소비자들을 기만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일부 산양유 생산업체의 이 같은 기만행위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동안 비싼 가격을 지불하면서 엉터리 산양분유를 아기들에게 먹인 셈이다.
모유의 성분 구성과 유사한 β-카제인 다량 함유된 산양유
산양유에는 수용성 단백질인 유청 단백질의 함량이 높다. 또 카제인 단백질인 커드가 우유보다 30~50% 정도 더 부드러워 소화흡수가 빠르다. 즉 우유 성분에 포함돼 소화를 어렵게 하는 α-s1 카제인과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β-락토글로불린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기에다 산양유는 모유의 성분 구성과 유사한 β-카제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단백질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산양유의 지방성분은 우유지방보다 6분의 1 정도로 입자가 작아 쉽게 소화·흡수가 잘 된다. 따라서 유당불내증(乳糖不耐性)을 겪는 아기들에게 있어서는 모유대용식으로 금상첨화다.
때문에 국내 프리미엄 분유시장에서 특히 산양분유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제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는 일동후디스가 산양분유 시장의 90%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987년 국내 최초 저온살균 우유를 선보였던 파스퇴르유업, 최근에는 신생기업 아이배냇을 비롯해 남양유업에서도 각각 산양분유를 출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양분유 제조업체들의 기만행위에 소비자들은 혼란과 분노의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지난 2006년과 2007년 당시 산양분유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돼 제품을 모두 철수시켜야 했다. 또 작년 9월에는 일동후디스 산양분유가 세슘 논란으로 몰매를 맞았다.
젖소 유당 사용, 유당함유량 미기재 등 소비자 기만
이번 논란의 핵심은 사실 그동안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유업체들의 산양분유에서 산양유가 아닌 우유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확하게 표기하는 데 소홀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분을 품는 것도 이러한 사실에 기인한다. 원래 산양분유란 산양유 고형분과 유당성분이 70% 이상, 기타 무기질 등 의 영양성분이 30%로 구성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는 출시한 산양분유에 젖소 우유에서 얻은 유당을 시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밝히지 않거나 함유량 표기도 정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분유에 특정 성분을 강화해 일반 제품보다 건강상 더 좋은 특징이 있다고 소비자들을 유혹하지만 실상은 업체에서 내세우는 효과에 대해서 전문가들조차 의문을 제기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산양분유 출시 4개 기업들 가운데 A업체의 산양유아식에만 산양유고형분이 44.5%, 산양유당 34%로 명확하게 기재하는 반면 나머지 생산기업들은 ‘우유’라는 명기를 하지 않고 ‘유당’으로 표기하거나 유당의 함유량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
실제 B사의 제품은 산양유고형분 41.4%(뉴질랜드산), 유당으로 표기돼 있고 최근에 산양분유를 출시한 C사의 제품에도 산양탈지분유(오스트리아산) 12%, 유당(수입산)이라고만 표기돼 있다.
고급우유를 선보여 왔던 D사 제품도 마찬가지다. D사는 유당을 우유로부터 추출하는 부분까지는 밝히고 있으나, 그 함유량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단지 산양혼합전지분유 45.1,672%(산양전지/산양탈염유청분말, 네덜란드산), 유당(호주산, 우유)이라고만 표기한 것이 전부다. 그러면서도 일부 제품들은 ‘100% 산양유’라는 문구와 함께 광고돼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과대광고 의혹마저 제기된다.
유당함량 기준 마련, 함유량 등 정보공개 필수
왜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그 원인에 대해 모 업체 관계자는 산양분유의 ‘젖소’ 표기와 유당함량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즉 다수의 기존 생산업체들은 산양분유의 영양분 기준만 강조될 뿐 성분에 대한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업체들은 산양분유의 제품 표기법을 준수하는 가운데 제품을 생산했으며, 문구와 함량 등의 표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모 업체 관계자는 산양분유의 성분 중 유당함유량 표기와 관련, 이는 법적 의무조항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며 “산양분유는 축산물에 해당되기 때문에 식약청의 (식품위생법) 기준이 아닌 농림수산식품부의 기준법을 따라야 한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산양유당은 국내 산양유당의 수급이 많지 않은 원료수급 상의 문제점으로 젖소유당을 사용하며 유당은 함유량 표기대상이 아니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법적으로 표기의무화 된 성분은 모두 표기했으며, 산양분유의 유당은 의무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산양분유도 모유와 성분이 동일한 것을 재가공한 것과 산양우유 자체를 말려 분유로 생산하는 두 종류가 있는데 우리는 모유와 성분이 동일한 것을 재가공하는만큼 함유량은 제조 기밀에 해당돼 밝힐 수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다수의 소비자들은 산양분유가 많게는 일반 분야보다 3~4배 가까이 차이나는 비싼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산양분유의 성분과 함유량에 대해 알기를 원한다면, 업체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된다는 견해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기업은 법적인 의무가 없다고 하더라도 제품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를 해야 한다. 더불어 또 한 가지 문제는 산양분유 생산 업체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과열양상을 빚어지고 있는 점이다.
일부 선발업체는 후발주자의 대형마트 등의 입점을 방해하기도 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한다. 그러나 선·후발 산양분유제조 업체들이 분명히 명심해야 할 것은 아기들은 엄마의 정성과 사랑을 먹고 자란다는 것이다. 더 이상 아기들의 양식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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