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이익 위한 고의적 영업 “분명 잘못된 일”
일반적으로 환경사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자체에 등록 및 인허가를 받은 후에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때 환경업체는 사업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이를 대행해줄 수 있는 환경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컨설팅 업체는 해당 지역에서 사업을 시행해도 되는지, 필요한 땅의 평수와 장비들은 무엇인지, 어떤 서류가 필요하며 법률상 문제되는 부분은 없는지 등 사업 시행 전 필요사항들을 확인하고 점검해 사업의 등록·인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처럼 필요에 의해 컨설팅을 활용하게 되는데 문제는 컨설팅 업체에서 대행 업무를 수행할 때 의뢰기업에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점이다.
환경컨설팅 업체의 경우 컨설팅업만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환경사업도 함께 병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등록·인허가에 필요한 장비 사업도 함께 병행하고 있는 경우가 있어 문제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A 업체의 경우 국내 한 지역에 사업장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자체의 요구로 B 환경컨설팅 업체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B 업체는 A 업체에게 필요 이상의 기기 및 장비 설치를 요구했고, 내용에 대해 잘 알 리가 없는 A업체는 그 요구대로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사업장에는 집진기를 비롯한 장비들이 설치됐으며 A업체는 당초 예상했던 비용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됐다. 또한 수처리 시설의 경우 처리장비의 용량을 500kg만 설치해도 등록기준을 맞출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1,000kg짜리 장비 설치를 유도해 괜한 시간적 물질적 낭비를 초래하게 만든 사례도 있었다.
이 같은 일을 겪으면서 A 업체는 컨설팅업체와 소개받은 장비 업체, 그리고 지자체가 결탁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품게 됐다. 만약 이 추측이 사실이라면, 수익을 위해 고의적인 영업을 일삼는 컨설팅 업체는 당연히 문제가 될 것이다.
이 상황을 접한 환경부 환경산업팀 강석우 과장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면서 “사례와 같은 서류대행 컨설팅 사업은 이를 육성하기보다 컨설팅 업체를 거치지 않더라도 일반 환경기업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서류 절차를 단순화하고, 접근성을 용이하게 해 이러한 서류작성 자체가 사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컨설팅업체 측 “어쩔 수 없어…”
반면 컨설팅 업체 측의 상황을 놓고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는 환경컨설팅 사업만 해서는 먹고 살기 힘들고, 궁여지책으로 여타 환경사업을 하면서라도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고의적으로 제2의 부대이익을 노리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점은 일정 부분 인정하는 눈치다.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수행하는 사업에 해당되는 장비나 면허를 보유한 컨설팅 회사가 선의의 제안을 하는 것이라면 수용할 수 있겠지만 수익을 위해 계산적으로 하는 일이라면 컨설팅의 영역을 넘어서는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나온 내용대로 컨설팅 업체와 관리청인 지자체의 결탁이 사실이라면, 혹은 사실이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환경업체를 상대로 부도덕적인 이익을 창출해낸다면 이는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분명 문제인 점은 확실하지만 어쩌면 이 같은 상황이 될 때까지 이를 방관하고 미뤄뒀던 정부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해당 지자체 컨설팅 담당공무원 없어
국내 환경컨설팅 사업은 2005년 미국과의 FTA 협상에서 미국이 국내 환경컨설팅 시장을 요구했고, 이에 응하기 위해 ‘갑작스럽게’ 환경컨설팅 분야가 생기면서 시작됐다. 당시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규모가 큰 환경컨설팅 업체들이 많았고, 시장 역시 크고 활성화된 상황이었다. 이에 발맞춰 아무런 제도도 시장도 없던 우리나라에 2006년 1월 처음으로 환경컨설팅 등록제가 도입됐다.
이때만 하더라도 환경부에서 이를 담당해 관리해왔으나 2011년 10월 이에 대한 권한이 지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지자체로 이관됐다. 이로 인해 정부의 환경컨설팅 활성화에 대한 의지도 많이 취약해졌고,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형편과 인력 부족, 전문성 미흡 등으로 관리가 점점 소홀해졌다.
심지어 환경컨설팅 업체가 있음에도 해당 지자체에 담당 공무원이 없는 경우도 있어 사각지대에 놓인 환경컨설팅 업체가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2007년 설립된 (사)한국환경컨설팅협회에서 등록을 수행하고, 회원사들을 관리하고 있지만 회원사의 규모가 워낙 영세하다보니 협회 내에서도 교육에만 치중할 뿐 기타 관리·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환경컨설팅협회에 등록된 업체는 약 125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중 80%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몰려있다. 현재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환경컨설팅 업체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가운데 단일 회사당 매출액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 전반에 걸친 경기 악화의 영향도 크지만 환경컨설팅 자체적인 여러 문제들로 인해 사업의 성장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것이다.
환경컨설팅 가치 인식의 ‘부재’
환경컨설팅사업의 구체적인 문제점을 알아보기 전에 정의에 대해 짚어볼 필요가 있다. 컨설팅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과 핵심적인 기술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컨설팅 수진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정의에 근거해 환경컨설팅 사업을 정의하면 ‘환경 분야 최고의 지식·기술 전문가들의 집단이 환경을 하나의 공공재로 인식하고, 이를 활용해 경제적인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를 창출하는 지식기반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환경부 ‘환경기술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의 환경컨설팅은 ‘환경관련 조사·분석·상담·정보제공·교육대행 서비스 등을 행하는 지식기반 환경서비스업’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에도 환경컨설팅 사업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고 그 필요성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환경사업을 하는 기업인들조차 환경컨설팅이 있는지,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 일반인이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환경컨설팅을 통해 창출되는 가치는 유형화되지 않는 개념적인 아이디어나 계획 등과 같은 무형자산의 개념이 큰 반면 아직도 국내 환경사업은 즉각적인 유형자산 가치 중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환경컨설팅에 대한 가치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한정된 시장규모, 그마저도 공공기관이 수행
인식 자체가 낮다보니 시장의 형성이 미미한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비록 시장규모의 점진적 확대가 예상되고 일부 전문기업들이 태동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절대적인 시장규모가 지나치게 작고 통합적 환경컨설팅을 제공하기보다 특정분야에 한정된 환경컨설팅만을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현재 환경자원의 공공적인 성격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대부분의 환경컨설팅 유사업무를 공공기관에서 위탁·수행하고 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새로운 환경사업에 있어서 컨설팅 업체를 통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같은 공공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을 시행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해 컨설팅 업체가 설 곳이 없게 만드는 하나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환경부 강 과장은 “모든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의 역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환경컨설팅 업체가 사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초기 단계의 경우 안전성이 보장된 공공기관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현재 환경컨설팅 시점이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국내 환경컨설팅 업계를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좀 더 나아가 환경컨설팅 업체가 좀 더 발전하게 될 때 일을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열악한 처우에 직원들 대기업으로 이직
앞서 얘기했듯 환경컨설팅은 지식기반산업이다. 그만큼 많은 지식과 경험, 노하우가 필요하며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그러나 현재 환경컨설팅 사업은 3인 이상으로 구성된 업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데다 많은 자본금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최소의 필수 인원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전문 인력이 필요한 환경컨설팅 사업에서 직원들은 큰 자산인데, 대부분의 직원들이 어느 정도 경력을 쌓고 나면 대기업으로 이직하기 일쑤여서 업계 대표들의 한숨은 날로 깊어져 간다.
한 관계자는 “직원을 데려다가 일을 가르치고 시간이 지나 외부로부터 인정받을 정도가 되면 대기업에서 데려가는 식”이라며 “빠져나간 인원을 보충하기 위해 새 직원을 채용해도, 경험이 없으니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고 결국 이 업계에 경력자들이 남아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통탄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깨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인력이 빠져나가는 걸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업계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낸다. 열악한 처우의 대표적인 예로 부적절한 단가 계산이 있다.
컨설팅회사에서 견적을 낼 때 정부에서 제정해준 특별한 단가기준이 없기 때문에 보통 엔지니어링 용역 단가를 기준으로 계산을 한다. 기술자의 상당수가 도면을 그리거나 설계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엔지니어링과 사업의 전반적인 부분을 도와주는 컨설팅에 대한 대가가 똑같다는 것이다.
국내 환경컨설팅 업계 전반의 문제점을 종합해보면 환경컨설팅 자체에 대한 인식 부족, 열악한 시장 여건, 전문 환경컨설팅 기술 인력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해결방안에 대해 다음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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