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 환경 파괴, 철새 보금자리 조성은…

밀렵 감시, 먹이터 마련, 모래사장 보존 등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09-28 18:36:52
  • 글자크기
  • -
  • +
  • 인쇄



환경부는 지난 1월 한강 밤섬을 ‘람사르협약’에 따른 람사르습지로 등록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6월 21일 람사르 사무국은 밤섬이 람사르 습지로 공식 지정됐다는 공문을 환경부에 발송했다.

밤섬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과 마포구 당인동 일대에 소재한 하천 하중도습지로, 람사르습지 등록이 추진된 구역은 서울특별시가 1999년 8월에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추진해 관리하는 지역(0.27㎢)이다.

국내 주요 철새도래지

과거 밤섬은 수십리 백사장과 동·서부 하식애의 절경 등 자연경관이 유명했으나, 1968년 여의도 개발과정에서 골재 공급처로 활용되면서 한 때 거의 사라지기도 했다. 이후 한강에 의해 퇴적물이 쌓이고 억새, 갯버들 등 습지식물이 서식하면서 1990년대 이후 도심 속 철새도래지로 부각, 서울시 지정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보전돼 왔다.

지난 2004년과 2007년 서울시 조사결과에 따르면 큰기러기, 가창오리 등 멸종위기야생동식물 7종을 비롯해 매, 새홀리기, 말똥가리 등 법정보호종 7종과 원앙, 황조롱이, 솔부엉이 등 천연기념물 3종 등 총 582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이 환경부의 입장이다.

이처럼 예로부터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철새들의 기착지로 곳곳에 철새도래지가 형성돼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주요 철새도래지를 살펴본다.

- 철원평야

두루미와 독수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민간인 출입이 제한돼 있어 새가 많이 찾아든다. 쇠기러기와 큰기러기 등 기러기류도 많다.

- 한강 미사리(팔당대교)

‘백조’로 알려진 큰고니를 볼 수 있다. 작은 자갈밭과 섬들이 많아 흰뺨검둥오리·청둥오리 등 오리류도 많다.

- 임진각, 오두산 전망대

재두루미의 주요 통과지역이다. 또 쇠기러기와 큰기러기 등 기러기류와 황오리·청둥오리 등 오리류도 많다. 특히 임진강 민통선 이북 구간(경기 연천)의 경우 2000년 이후 128조의 조류들이 확인됐는데, 멸종위기 1급인 두루미, 흰꼬리수리, 검독수리 등 2종과 2급 13종도 서식하고 있었다.

- 천수만

전 세계에 살아남은 가창오리의 95%가 찾아오는 곳이다. 이 밖에 큰기러기·흰죽지, 노랑부리저어새도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황새 등 희귀 조류도 볼 수 있다.

- 낙동강 하구

을숙도 주변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다. 흰뺨검둥오리를 볼 수 있으며 병아리를 채간다는 솔개도 관찰됐다. 도요새나 오리류와 기러기류도 많다.

- 주남저수지

낙동강변의 넓은 농경지와 저수지 내부의 넓은 갈대숲으로 인해 새들의 먹이와 휴식공간이 풍부해 고니류와 기러기류·오리류 등 다양한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 우포늪

고방오리와 큰고니·쇠기러기를 볼 수 있다. 알락오리·고방오리·청머리오리 등 오리류도 많다.

- 동해안 석호(화진포·청초호·경포호)

재갈매기와 괭이갈매기 등 갈매기류는 물론 고니도 볼 수 있으며 각종 오리도 있다.

- 금강 하구

국내 최대의 도요새·물떼새 통과 지역이며, 희귀종인 검은머리물떼새와 검은머리갈매기의 중요한 월동지이기도 하다. 댕기흰죽지도 볼 수 있으며, 시기에 따라 가창오리 무리도 만날 수 있다.

- 제주도 성산포 및 하도리 양식장

흰죽지를 비롯, 도요류와 물떼새류를 볼 수 있다. 11월에서 3월까지 성산포 동남마을 물가, 성산포 부근 경계가 되는 구좌읍 종달리 해안, 하도리 양어장 등에서 철새를 볼 수 있다.

- 고천암호

초겨울 서산 천수만과 주남저수지 등에 있던 가창오리들이 그곳의 먹이사냥이 다 끝나면 날씨가 따뜻하고 곡물 이삭이 많은 고천암호와 영암호 주변에서 마지막 겨울나기를 한다.


봄보리 파종해 철새 모이 제공, 서식처 보존

그런데 개발붐에 따른 훼손과 관리소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철새도래지가 환경오염과 파괴로 병들거나 사라져가는 경향이 없지 않다. 특히 현 정부 들어 4대강 공사가 시작되면서 인근의 철새도래지 등 자연환경 파괴에 대한 시민·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심화돼왔다.

실례로 낙동강 버들길은 강변을 따라 이뤄진 버드나무 군락지와 철새도래의 요람으로 지난 2009년 희망근로사업으로 조성된 곳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철새 서식지가 파괴됐다.

철새들의 쉼터요, 먹이터가 사라져 더 이상 철새들이 찾지않기 때문이다. 경남 창원의 철새도래지인 동판저수지에서 4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폐주물사 재활용공장 탓에 철새도래지 주변 환경이 오염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공장은 오염방지시설 없이 공장 앞마당에 쌓여있는 폐주물로 인해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마창진환경연합 관계자의 주장이다. 이로 인해 철새는 물론 인근 주민들로 폐주물 가루로 인한 피해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구미시 해평 철새도래지도 4대강 사업 모래사장 준설과 농경지 리모델링으로 사라지게 됐다. 물론 사라지는 해평도래지 대신에 또 다른 철새 서식처를 대안으로 마련했다. 그곳이 하중도다. 하중도의 면적은 22만 5,000m²로 부근 칠곡보 만수 때 실제 사용 가능한 면적은 14만 5,000m²에 이른다.

하지만 작년 장맛비로 하중도 취수장 쪽 50m 안팎, 정수장 쪽 20〜30m가 각각 유실됨으로써 하중도비탈면(법면) 돌망태 보강공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하중도 비탈면 보강공사는 4대강사업에 포함되지 않아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구미경실련 조근래 사무국장은 “하중도의 강변모래사장이 기능을 상실하면서 축대를 쌓거나 버드나무 등을 심어 모래사장을 보호해야 한다. 이외에도 고창의 청보리처럼 경관작물을 심어 철새의 모이로 활용하고 철새들이 없는 시기에는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봄보리를 4만여 평의 하중도에 파종해 겨울철새의 먹이로 제공함으로 자연과 철새의 공존을 도모하도록 한 것이다. 현재 구미시에서 9억여 원의 개발예산이 책정됐으며, 먼저 봄보리파종을 통해 모래톱의 유실을 막고 차후 축대를 조성할 계획이다. 구미시는 현재 정기적으로 이곳 도래지에 철새 모이주기를 실시하면서 철새도래지 복원에 주력하고 있다.

수몰지 위험지가 두루미 낙원으로

지난 2010년 연말 연천 군남면의 군남댐 건설과 관련 ‘군남 댐의 본격 가동으로 임진강 일대 세계적 희귀조류이자 천연기념물 202호와 203호인 두루미와 재두루미의 보금자리가 사라지게 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에 K-water는 3곳의 대체서식지를 마련했다. 그러나 한탄강 지키기 운동본부 측은 대체 서식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곳의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연천군 관계자에 의하면 아직 두루미 서식지는 온전하다. 군남 댐 수몰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거기에다 군남댐의 건설을 맡은 K-water 임진강건설단이 철새도래지에 대한 관리에 철저를 기한 결과 오히려 지금은 두루미의 개체수가 늘어났다. 임진강건설단의 두루미 보존사례는 환경부의 ‘개발현장 환경영향 관리 우수사업장’ 표상의 ‘최우수’ 사례에 선정된 바 있다.

환경부는 임진강건설단의 두루미 서식지 보호를 위한 사례와 관련, 댐 건설을 시행하면서 임진강 상류에 서식하는 두루미(천연기념물, 멸종위기Ⅱ급) 보호를 위해 지속적인 먹이주기, 홍수터 경작허가를 통한 먹이터 마련 등 적극적인 보호 노력을 통해 서식 개체수를 3배(2007년 145마리→ 2011년 411마리) 가까이 늘어나게 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지난 3월 7일 문화재청, 연천군, 육군 제28사단과 향후 보호활동 협약(두루미 보호와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상호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지속적인 생태보전 의지를 인정했다.

조류 보호용 서식지 조성으로 되찾은 도래지

지난 1970년대 1,500~2,000여 개체가 서식, 국내 최대 재두루미 도래지로 명성을 이어갔던 김포군 하성면 후평리 일대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개발과 무분별한 농지의 훼손, 경인아라뱃길 공사과정에서 배출된 토사가 농지 성토에 사용되면서 재두루미의 개체수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매년 11월이면 월동을 위해 홍도평 등 한강하구를 찾던 재두루미가 100~200여 마리 개체에서 몇 년 전 30~40여 개체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김포시(시장 유영록)는 재두루미 취·서식지 조성에 나서면서 가장 먼저 각종 개발로 사라진 고촌읍 홍도평 재두루미 취·서식지에 대한 대체 서식지 타당성 조사를 거쳐, 과거 재두루미 도래지였던 하성면 후평리를 최종 대안지로 선정하고 지역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조성 사업지로 결정했다.

그리고 후평리 일대에서 먹이주기와 무논조성, 밀렵감시 등 재두루미 취·서식지 조성작업을 벌이고 관내 재두루미 모니터링 및 서식 저해 요인과 재두루미 도래 현황조사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1일까지 두루미의 개체수가 122마리로 늘어났다.

특히 재두루미뿐만 아니라 개리, 큰기러기, 쇠기러기, 가창오리,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고방오리 등도 관찰됐으며, 개체수도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아졌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김포시는 앞으로 사업지구 내 재두루미 보호를 위해 먹이주기 활동, 밀렵감시, 생물다양성 관리계약 등을 꾸준히 추진해 후평리 일원을 재두루미 등 철새의 낙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