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통해 음악 들을 수 있었으면…”

그림으로 연주하는 화가 박유미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09-28 17: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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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참 정직해요. 그렇기 때문에 욕심낼 필요가 없어요. 밤새 그림을 그리면 다음날 더 멋진 작품으로 살아나기 때문에 저는 더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죠.”

그림이 친구이자 연인이자 종교라고 말하는 박유미 화가.

그녀의 작업실에서 만난 수많은 작품들은 우중충한 날씨도 비켜갈 만큼 화사하고 아름다웠다.

흰색, 물감 아닌 종이 자체의 색감으로 표현

‘레이스 박’이라고 불리는 박 화가. 그녀의 작품 속 레이스는 섬세하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하다.

별도로 수정 작업을 하기가 어려운 수채화의 특성상 모든 작품은 철저한 계획으로부터 시작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박 화가의 작품 속 ‘흰색’이 흰색 물감을 칠하는 것이 아닌 종이 자체의 색감이라는 점이다. 종이 자체가 갖고 있는 흰색을 그대로 살려서 작품을 완성시키기 때문에 그녀의 작품에는 흰 꽃, 흰 새, 흰 레이스가 자주 등장한다.

특히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 하나하나는 각각 그 의미를 담고 있다. 레이스는 여자의 일생, 즉 인생을 엮어간다는 의미가 담겨 있으며, 새는 박 화가 자신을 나타낸다.

이외에도 박 화가는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이 그녀의 작품으로 하여금 ‘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작품 속에서 소리를 전달하는 것, 바로 그녀가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에는 첼로, 기타와 같은 악기가 담겨있다. 이러한 악기가 있음으로 마치 작품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말이다.

그래서 지난 5월과 7월에는 ‘아름다운 날의 아리아’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다. 이는 실제로 ‘아리아’라는 음악을 들으면서 영감을 받아 붙인 제목이다.

새로운 기법으로 어린새싹 느낌 표현

그녀가 6살이던 때, 당시 교사였던 아버지가 출근 전 그려놓고 간 그림을 따라 그린 것이 작품생활의 첫 시작이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제게 빛과 그림자에 대해 얘기해준 것이 기억나요”라면서 “아버지는 박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을 알려주셨죠. 그때부터 학창시절을 지나 성인이 되기까지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어요. 이제는 그림 자체가 ‘나’ 자신인 거예요”라고 말한다.

그녀의 최근 작품에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기법이 사용됐다. 봄이 시작되는 4월, 어린새싹이 막 돋기 시작해 ‘파르르’하고 떠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하다가 안료 자체가 갖고 있는 특성을 이용한 기법을 개발하게 됐다. 캔버스에 색칠을 다 한 다음 그걸 불려서 색을 떠내는 작업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만 이러한 표현이 완성된다.

수채화에 대한 고정관념 깨고 싶어

이외에도 그녀는 현재 그리는 그림보다 더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이제 조금 느긋하게 활동할 수도 있을텐데 그녀는 여전히 많은 시간을 그림 그리는 일로 보내고 있다. 특히 요즘은 잠자는 시간, 식사 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을 작품 활동에 쏟고 있는데, 앞으로 있을 대작전(大作展)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화가는 “곧 있을 전시회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대작전 준비를 시작할 예정”이라면서 “지금이 대작(大作)을 전시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수채화는 100호를 채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그녀는 더욱 서둘러서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한남대학교에서 수채화를 교직과목으로 가르치고 있는 박 화가는 틀에 잡힌 수채화에 대한 틀을 깨고자 이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박 화가는 “수채화를 가르쳐도 정작 수채화로 졸업하는 학생은 많지 않아요. 수채화가 유화보다 더 오래가고, 퇴색되지 않는 등 장점이 많은데도 유독 우리나라만 서양화를 그리기 위한 밑그림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라면서“그래서 더 수채화를 고집하는지도 몰라요. 수채화에 대한 기존의 틀을 깰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그림으로 연주하는 박 화가. 그녀가 더 나아가 우리나라 수채화에 만연하게 자리 잡은 고정관념을 당당히 깨고, 그 가치를 높이는 화가로서 큰 역할을 감당해주기를 바라본다.


약 력
- 개인전 33회
- 국내외 단체전 380여 회
- 한국수채화공모전 대상, 우수상, 특선 등
-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등 다수
- (사)한국수채화협회 부이사장
- 배제대학교 겸임교수
- 경기대학교 사회교육원 및 중앙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
- 캐나다미술협회 수채화강사
-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 서울미술협회 공모대상전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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