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려되는 총인 제거 대책
4대강살리기사업을 계기로 총인(TP)제거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4대강 본류의 보에서 갈수기에 조류(algae)가 대량 발생할 것으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하수처리장 방류수 총인기준을 이전의 2.0mg/ℓ에서 2012년부터는 최고 0.2mg/ℓ로 최대 10배까지 방류수질 기준을 강화했다.
본류로 유입되는 총인의 양을 단기간에 대폭 줄여 새로운 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은 화학적 총인제거시설의 설치·운영뿐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하수처리시설 메인스트림(main stream) 공정에 인 제거용 응집침전 단계를 후단에 별도로 두는 것이다. 이 사업을 위해 환경부는 총사업비 5,000억 원의 긴급예산을 투입해 총인제거시설을 4대강유역 하수처리장에 다급히 일률적으로 설치했다.
그러나 이 총인정책은 즉흥적이라 생각되며 앞으로 대폭 늘어날 약품비와 슬러지 처리·처분비를 고려하면 과연 우리나라 지자체에서 이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 크게 우려된다.
이처럼 우려되는 총인대책이지만 4대강 사업의 뒤처리 행정으로 4대강 보에서의 갈수기 수질확보라는 과제의 시급성과 불가피성을 고려하면 한편으로 그 대책이 이해도 된다.
4대강사업의 친환경적 수질확보 대응에 필요한 절대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그 외에 무슨 뾰족한 방법이 있겠는가. 여기까지는 적어도 환경부를 탓할 수 없는 일이다.
비록 그 총인제거대책이란 것이 지구환경변화(Global Environmental Change·GEC)와 국가운영의 지속가능한 장기발전 전망에 부적합한 대책이라 해도 말이다.
인은 수질 분야에서 오염물질이지 농업 분야에서는 비싼 비료성분이다
인은 하천이나 댐에서 조류를 이상 증식시켜 수질을 악화시키는 부영양화(eutrophication) 현상의 원인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요즘은 일반인도 인이라 하면 우선 수질오염 물질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돈을 들여서라도 제거해야 할 나쁜 물질로까지 인식되기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정부의 현행 총인제거정책이 타당하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에 있는 것으로 대다수가 잘못 알고 있다.
인(phosphorus)은 원래 나쁜 오염 물질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아니, 정반대다. 인은 모든 유기생명체 구성의 필수 원소며, 유전자 정보전달의 DNA 및 에너지 공급원 ATP의 핵심 원소물질이다.
D.Cordell의 연구(JGEC, 2009)에 의하면 현재의 지구상 60억 인구는 20세기 초의 비관적 예측치보다 2배에 가까운데, 이는 예상과 달리 인광석 채굴을 통한 화학비료의 공급으로 식량 증산이 가능했던 까닭이라 한다.
문제는 여러 지구환경 과학자들이 채산성 있는 인광석 자원은 21세기 중 고갈된다고 공통적으로 예측하고 있는 점이다. 또 인은 석유와는 달리 대체할 방안이 없는 유한된 원소자원이라는 점이다.
향후 석유 에너지 고갈에 대비한 유력한 대체에너지원의 하나로 에탄올 등 바이오에너지를 주목한 바 있다.
그런데 바이오에너지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원료 식물의 생산이 필요하며, 이때 인 비료의 수요는 물과 더불어 또한 필수적이다.
즉 앞으로 인자원은 인구증가에 대비한 식량(곡물 및 사료)증산용뿐 아니라 바이오에너지 생산용으로도 경쟁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점에서 인광석의 값이 급상승한 바 있다.
실제 이전 수십 년 동안 인광석 원석의 가격은 1톤당 50달러 이하에서 변동이 거의 없었으나 2007년부터 오일 부족 대안으로 에탄올이 유력하게 제시되면서 최고 700%까지 원광석 값이 치솟은 바 있다.
그 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에너지 시장의 안정으로 많이 내리긴 했으나 그래도 이전보다는 2배 비싼 1톤당 100달러 이상에서 점진적인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환경부의 총인 정책은 이러한 국제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 이런 지구 환경적 상황 변화를 하수처리장 인 제거 운영방안과 연계시켜 대응해야 현명하다.
GEC 대응의 거시적 연구결과 오로지 하·폐수처리장을 통한 인 회수 재이용 방안만이 지구적 인 고갈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확실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인 회수 자원화 실태는 어떤가
하·폐수처리장을 통한 인 회수 자원화는 유럽과 일본이 선도하고 있다. 인 회수 정책은 독일, 네덜란드, 영국,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이 적극적이다.
독일의 경우 하·폐수처리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인을 회수해 재이용한다. 주목할 사항은 독일도 1990년대에는 수역의 부영양화 방지를 목적으로 활성슬러지 처리단계에 응집제를 동시 투입하는 방법의 총인제거 시책을 전국적으로 시행했던 점이다.
그러나 지금은 인 회수 재이용이 주관심사다. 독일 하수처리장 유입수 인 농도는 평균 9mg/ℓ(1.8g-P/인/일 및 200ℓ/인/일 기준)이며, 이 유입수 중 인의 최소 33%에서 최대 67%를 회수 재이용하고 있다.
10만PT 이상의 대형 하수처리장 방류수질을 1.0mg-P/ℓ로 강화하여 연간 6만 4,000톤의 순인을 회수 이용하며, 이는 인비료(P2O5)로 14만 5,000톤에 해당한다. 이는 독일 인비료 총사용량인 35만 톤(2000년 기준)의 약 40%에 이르는 큰 양이다.
전통적으로 화학적 인 제거 중심의 하수처리 공정을 견지해 오던 스웨덴도 최근 인 회수 정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스웨덴 환경청은 2015년 60%의 인 회수를 정책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생물학적 인 제거와 슬러지 처리과정의 Side stream으로부터 인을 회수 자원화 하는 방안을 주목하고 있다
영국도 하수도 보급률이 85%로서 최대 6만 7,000톤(P2O5기준)의 인 회수 가능성을 점치고 있고, 일본은 일찍부터 스트루바이트(struvite·MAP)형 인 회수 기술의 상용화에 성공하고 최근에는 인산칼슘법(hydroxyapatite · HAP)의 정석탈인(晶析脫燐)공정의 실증화에도 나서는 등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게다가 대학의 우수연구집단(COE)을 통한 R&D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이처럼 유럽과 일본 등에서 인 회수 기술 개발에 노력해 왔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아직 정말 경제성 있고 결정적인 인 회수 상용화 기술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즉 인 회수 기술의 개발 필요성 및 당위성은 충분하지만 학술적 및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가 아직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야심차게 출발했던 네덜란드의 Geestmerambacht 하수처리장의 Crystalactor 인 회수 상용화시설도 요즘은 운영곤란으로 가동을 중단한 실정에 있다.
인 회수 자원화 정책은 우리나라가 지금 출발해도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확신한다. 세계적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 대도시의 하수처리장 용량규모가 매우 커서 우선 스케일메리트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인 회수 자원화 기술의 핵심과제
인은 수중에서 대부분 인산 이온(orthophosphate 등) 형태의 용해한 상태로 존재하며 일부는 폴리인 등으로 하수슬러지 등 유기물 내에 고체상으로 옮겨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미생물은 수중의 인을 섭취하여 체내 구성물의 2% 정도를 점하게 되며, 특히 생물학적 영양염류 제거(BNR) 공정에서는 인축적미생물(PAO)이 인을 많이 섭취하나 혐기성소화 단계에서는 다시 고농도로 용출한다.
현행의 통상적인 생물학적 처리기술로는 방류수중의 인 농도를 1mg/ℓ 이하로 하려면 응집제 주입은 필수적이다.
또 MLE공법 등 유입수 중의 인을 거의 전량 화학적 응집침전법으로 제거하는 방법이 북유럽을 중심으로 많이 채용돼 왔었다. 인 회수 자원화 측면에서는 이 금속염을 이용하는 응집침전기술은 그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보인다.
금속염(철, 알루미늄)을 주입해 만들어진 인 화합물은 침전성은 좋지만 인의 자원적 가치는 사라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것은 응집 침전된 인슬러지는 구용성(枸溶性)이 없어 식물에게 비료 효과가 없으며 결합력이 너무 강해 인산이온의 산업적 활용도 슬러지소각 공정을 전제하지 않으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행의 세계적 인 회수 자원화기술의 핵심 문제는 무엇인지 살펴보자. 기존의 인 회수 기술이 왜 경제성을 갖는 데 실패하고 있는가?
이는 인을 결정체로 회수(정석탈인법)하는 깊이 있는 내용을 모르고서는 설명이 불가하다. 정확히는 올소인(orthophosphates)을 결정체로 석출해 내기 위해 준안정역(metastable zone)의 pH영역이 필요필요하다.
보통 인은 하수 중에 10mg/ℓ 이하의 저농도로 존재하며 준안정역으로 하기 위해서는 보통 pH9.0~10.0의 강알칼리성이 필요한 데 이를 위해 가성소다 등 강알칼리제의 약품을 사용해야 한다.
메인스트림에 적용한 정석탈인법의 인 회수공정은 회수된 인자원의 가치보다 사용된 약품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드는 밑지는 장사이기 십상이다. 알칼리제뿐만 아니라 인 회수 반응 후 중화처리를 위한 산 주입 비용도 물론 필요하다.
따라서 저농도 인의 정석탈인법 회수는 어떤 경우에든 우선 약품비에서 경제성이 성립되지 않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근래 필자의 논문(Kim EH et. al. 2006)에서 고농도 인(100mg/ℓ 정도)이면 pH7의 중성 부근에서 준안정역이 존재한다는 점을 밝혔으므로 이 부분은 혐기성소화 탈리액 등 하수처리장 반류수(sidestream)에서 인 농도가 80~120mg/ℓ의 고농도로 되므로 경제성 요건이 일견 충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고농도 인 회수 상용화 기술이 유럽에서 실패한 것이다. 그 이유는 잘 밝히지 않고 있다. 그 숨겨진 기본 이유는 인 회수를 위해 주입하는 종결정체(seed crystals)의 성능과 가격이 다시 결정적인 문제가 됐다고 판단된다.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종결정의 종류는 인광석, Calcite, Silicate, 소뼈 등 다양했지만 결정체 흡착 성능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제조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경우가 원인이 되어 사실 아직 이렇다 할 세계적 기술이 출현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다행인 점은 근래 우리나라에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전로슬래그(converter slag) 소재의 비교론적 우수성이 논문(Yim and Kim, 2004)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된 점이다.
경제성 있는(cost-effective) 인 회수 소재로 인정된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왜냐하면 전로슬래그는 포항제철 등 철강 산업체에서는 부산물로 대량 발생하는 것이지만 만일 이를 인 회수용 소재로 따로 만든다고 가정했을 때 양질의 석회를 1,600℃의 고온에서 인광석(P2O5)과 반응시켜 급냉하여 다시 분말로 만들게 되므로 이 때 제조원가가 얼마나 많이 들지는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앞서 네덜란드의 Crystalactor 인 회수 상용화시설 운영의 실패원인도 인 회수용 Seed crystal인 활성실리카(sand)의 공급비용이 회수된 인자원의 값보다 더 비쌌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장기 총인대책 바로 준비해야
우리나라 현행의 총인 제거정책은 응급용 임시방편으로만 인정될 수 있는 것이며 지금 바로 합리적 중·장기 총인대책을 적극 준비해야 할 때이다.
이 중·장기 대책의 핵심은 ‘강화된 생물학적 인제거(EBPR)’ 공정기술의 개발과 ‘대용량 하수처리장 중심의 에너지자립화 및 인 회수 자원화’ 공정개발의 시범사업화 및 상용화 성공에 있다.
한마디로 현재의 ‘응집제 주입 인제거 올인(all-in)방식’은 속히 대용량 시설부터 ‘인 회수 자원화 병용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 고갈 자원인 인을 비료 등의 자원으로 회수 이용(또는 비축)해야 한다.
이미 지구차원의 인 고갈(phosphorus depletion) 문제가 국제적 화두인 시대에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인 제거를 위한 응집제 사용량은 최소화해야 한다.
인 회수 자원화기술은 외국에서도 아직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성공한 나라는 없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도 잘만 하면 단기간에 세계 최고수준의 인 회수 자원화 기술 주도국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민간, 특히 포항제철 등의 철강회사가 나서는 것도 효과적이다. 그만큼 인 회수 자원화 기술의 핵심과제가 고성능·저비용의 종결정 소재를 어떻게 확보하는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1. Dana Cordell, Jan-Olof Drangert, Stuart White, 2009, The story of phosphorus: Global food security and food for thought, JGEC-676; No of Pages 14(in Press)
2. Kim, E.H., Yim, S.B., Jung, H.C., Lee, E.J., Hydroxyapatite crystallization from a highly concentrated phosphate solution using powdered converter slag as a seed material. J. Hazard. Mat. 2006, 136, 690-697.
3. Yim, S., Kim, E.H., 2004. A comparative study of seed crystals for the phosphorus crystallization process. Environ. Technol. 25, 741-750. 등

김응호
홍익대학교 건설도시공학부 교수
대한상하수도학회 하수도연구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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