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복과 다산을 상징하는 석류는 예로부터 혼례복이나 병풍, 민화 등에 자주 등장해온 우리와 친근한 소재이다.
정열적인 진홍색 꽃과 붉은 열매 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석류알맹이가 마치 구슬처럼 아름답다. 이 아름답고 탐스러운 석류를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문창살과 조화시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있다. 그것이 바로 국홍주 화백의 ‘시간의 흐름 속에서’이다.
석류 일직선 정렬, 변하지 않는 중심 담아
국 화가의 화실에서 본 작품, 특히 문창살을 배경 삼아 나란히 놓여있는 석류의 모습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의 작품명은 한결같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다. 석류를 일직선으로 정렬하고, 정적인 느낌을 표현하여 과거를 대변하고, 그 안에 과거의 미래 사이의 존재감을 담고자 했다.
또한 그는 작품에 한계를 두지 않았다. 작품명은 변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많은 작업과정을 거쳤다.
그는 이전에는 오방색을 사용해서 그림을 그렸다. 오방색이라는 소재가 가져다주는 한계에 어려움을 느끼던 찰나, 과일 중에 복을 주는 과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중 우리나라와 친근한 석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시간의 흐름 속에서’라는 테마 속에 석류를 포함하게 됐다. 이후 흡족한 작101품이 나올 때까지 많은 시도를 하다가 지금의 작품을 구상했다.
또한 그가 배경으로 선택한 문창살에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다. 문창살 하면 떠오르는 여러 문양의 모양들이 실은 중국,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고, 우리나라 고유의 문창살 무늬는 수평과 수직으로 이루어진 간결한 형태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문창살은 우리나라 고유의 간결하고 투박하지만 질리지 않는 특성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은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고, 담백한 우리나라 고유의 미가 담겨있다.
작지만 아름다운 국산 석류만 화폭에
석류는 이미 여러 용도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원할 때면 언제든 구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런데 국 화가는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어려운 점으로 소재를 구하는 것을 꼽았다.
그 이유는 그가 작품에 담고자 하는 석류는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석류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란 ‘국산’ 석류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빨갛고 알맹이가 꽉 찬 석류는 대부분이 수입산이다. 수입산 석류는 색도 진하고, 크기가 큰 반면 국산 석류는 비교적 작은 크기에 알맹이가 적은 편이다.
그러다보니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수입산 석류 속에서 국산 석류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석류의 특성상 시기를 잘 맞춰야만 원하는 석류를 얻을 수 있다. 그는 “석류가 굉장히 예민한 과일이어서 수확시기보다 일주일만 빨리 가면 덜 익고, 일주일만 늦게 가도 너무 익어버려서 열매가 갈라져버립니다”며 국산 석류를 화폭에 담기까지 여러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있었음을 설명한다.
그러나 국산 석류는 국산에서만 볼 수 있는 작지만 아름답고, 모양 하나하나가 갖고 있는 특별함이 있다. 또한 그가 이렇게까지 국산 석류를 고집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화가이기 때문’이라는 단순하지만 강한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국 화가는 올해 초대전에서 또 한 번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2월 초대전을 성공리에 마치고, 다가오는 4월, 5월, 9월에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쉽게 구할 수 없는 소재 때문에 때에 맞춰 소재를 구하러 나서야 하지만, 좀 더 흡족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도 꾸준히 전시 일정을 소화하는 국 화가.
서양화가 정수연은 그의 작품에 대해 “배경에 자주 등장하는 구름, 전통적인 문살 등은 현시에서 과거와 현대, 나와 우리를 연결하는 고리이자 소통과 교감의 장”이라면서 “여러 가지 실험적인 작업을 하면서도 꾸준하게 발표하고 있는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그가 지향하고자 하는 방식이 그의 생활이 주는 행보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는 듯 하다”고 표현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