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의 한 업체도 토양정화처리 인력난으로 2009년 면허를 반납했다. 토양정화업에 등록된 많은 수의 업체가 면허를 반납하거나 개점휴업상태에 봉착해 있다.
본지가 토양정화업계의 현실파악과 건전하고 공정한 토대를 만들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만난 업체의 첫마디는 ‘한숨’으로 시작되기 일쑤였다.
공정경쟁의 룰과 공정거래의 룰이 거의 사라진 토양정화업계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편집자 주>
예산절감-기업고통 동전의 양면성
정부 조달공사의 한 예를 들면 주 발주처에서 공단 또는 공사로 위탁된 토양오염 정화사업은 대기업 등이 주축이 된 컨소시움에 낙찰이 되고 이를 다시 전문기업중 수주실적이 뛰어난 극소수 몇 개의 중소기업에서 하도급이 이루어지지만 이미 최초 발주 예산의 절반 이상이 날아가 버린 뒤이다.
그렇게 날아간 돈의 일부는 예산절감이라는 명목으로 국고로 돌아가지만 대부분은 원청과 제1하청 기업에 전리품처럼 돌아간다.
나라의 녹을 받는 공직자에게 예산절감은 가장 큰 자부심이 생기는 행위일 수 있지만, 그 공명심의 이면에는 마른 수건을 쥐어 짜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을 중소 전문기업에게 안길 수 있다는 이중성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토양오염처리 전문업체와 관련해서 제일 큰 문제는 소수업체에 의한 독과점 문제다.
마치 전문중소기업들의 밥그릇을 골리앗 같은 대기업이 걷어차고 있는 것으로만 인식한다면 현재와 같은 토양정화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오히려 대기업의 참여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토양정화전문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을 토양정화관련산업에서 배제하게 되면 자금의 문제, 정보력의 문제, 업체간 협력의 문제, 기술공유의 문제 등에서 오히려 국제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도 있다. 대기업은 산업의 근간을 유지하며 관련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와 중소기업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 단 초심을 잃지 않고 건전한 기업윤리관을 유지한다는 전제조건을 잊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다. 오히려 대금결제 부분에서는 대기업의 어음은 할인이라도 받지만 그렇지 못한 일부 중소기업의 어음은 할인도 되지 않는다.”
과점수주방지 군환경 전담조직 필요
소수업체의 과점수주방지를 위한 보완대책 마련에 대해 한국토양정화업협동조합 곽무영 이사장은 “참여주체별 역할분담 진행방식을 도입해야 하며 예산의 적정집행을 위한 입찰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준과 절차에 대한 표준지침을 제정해야 하고 군·관·민 협력을 위한 군환경 전담조직이 필요합니다”라며 일부 기업에 의한 과점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에 주력할 것을 강조했다.
국방부 발주 미군기지 오염토양 정화사업의 경우 농어촌공사에 위탁 후 몇 개 기업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발주가 되었고 이를 하도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파생됐다.
토양정화사업의 특수성 때문에 용역수행에는 전문기업이 적합하지만 용역의 크기가 중소전문기업이 수주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 있다. 이는 관리의 편의성을 앞세워 여러 기지의 공사를 한꺼번에 발주하면서 생긴 문제이다.
따라서 전문기업이 용역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밖에 없고 결국 컨소시엄 구성에서부터 약자의 지분구조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못한 대다수의 많은 업체는 하청이라도 받아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놓여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용역의 크기가 100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큰 금액이라 자금력에서 부족한 중소전문기업의 참여는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분리발주를 해야 하며 분리 발주시에도 수주받은 기업의 기술인력 요소 등 ‘사업이행능력’을 제도적으로 점검하여 일부 기업의 ‘묻지마’식 저가수주를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해야 한다.
대기업의 참여도 문제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는 일부 기업의 독과점수주가 더 큰 문제이다. 작은 공사라도 많은 업체가 사업을 영위하면서 기술을 개발하는 풍토를 조성할 수 있다.
현재와 같은 일부기업 집중현상이 심화되면 결국 업계전반의 기술기반이 취약해 관련 산업의 공동화가 우려된다.
컨소시엄을 구성할때도 PQ(Pre-Qualification:사전자격심사)항목이 있는데 이는 빈익빈 부익부의 악순환을 생성시키는 제도적 허점이고 PQ를 충족시킬수 있는 시공경력을 쌓기 위해 저가입찰, 적자입찰을 울며 겨자 먹기로 하고 있다.
일부업체가 조달용역 싹쓸이
곽 이사장이 제시한 ‘효율적인 정화사업 관리방안-사업추진실태 및 제도발전방안’에 따르면 과점의 사례는 잘 나타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한국환경공단에서 위탁받은 22개 사업의 수주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토양전문업체인 D사의 경우 원청 1건을 포함 총 6건의 공사를 수주하였는데 진해사격장 46억 원, 태릉사격장 56억 원, 유류중대 26억 원, TKP2-8구역 80억 원(분할), LPP1-1공구 637억 원(분할), 청량리역 20억 원 등 의 수주 실적을 보이고 있다.
다른 B사의 경우 원청인 OO군부지(금액미상)와 시흥동 유류중대(20억 원), 하청으로 LPP1-1공구 637억 원(분할), TKP2-8구역 80억 원(분할) 등 4곳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O사의 경우 원청으로 영주역 30억 원, 김천역 12억 원, 부산역사 35억 원, 문현동 군부지 120억 원, 하청으로 LPP1-1공구 637억 원(분할), TKP2-8구역 80억 원(분할) 등 6곳의 사업을 하고 있다.
H사는 원청으로 진해 해군부지 45억원, 인제군부지 35억 원, 하청으로 TKP2-9구역 100억 원, LPP1-2공구 214억 원, TKP1-6구역 159억 원등 5곳의 사업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4곳의 업체가 전체 물량의 90%이상을 수주 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과점의 사례는 LPP와 TKP의 낙찰결과를 보면 더 명확해진다.
한국농어촌공사와 한국환경공단이 국방부의 위탁을 받아 진행하는 LPP, TKP사업의 경우, 42개 기지를 7곳의 대기업컨소시엄이 수주했다.
SK에너지, 동명엔터프라이즈, 아름다운환경건설, 오이코스 컨소시엄이 LPP 1-1공구 7개 기지사업을 637억 원에 수주하였고 한라건설, H플러스에코, 벽산엔지니어링은 LPP 1-2공구 3개 기지를 214억 원에 수주하였고 SK에너지, 동명엔터프라이즈, 아름다운환경건설은 TKP2차 8개 기지를 100억 원에 수주했다.
그리고 또 다른 TKP 2차 9개 기지는 고려개발, 한솔이엠이, 오이코스가 80억 원에 수주하였고 LPP2-1공구 4개 기지는 한화건설, 이엔쓰리GS건설, 쌍룡건설이 448억 원에 수주하였고 LPP 2-2공구 4개 기지는 SK건설, 에코솔루션, 삼성ENG가 347억 원에 수주하였고 TKP1차 7개 기지는 삼성ENG, H플러스에코, 삼성물산이 159억 원에 수주했다.
기술제안 심사평가 입찰에 의해서 제한된 소수업체의 독과점수주가 심화되고 있다. 기술제안에 의한 계약은 기술성이 요구되는 대규모 특정건설공사에 쓰이는 방식인데 PQ+기술점수가 80% 배점을 차지하고 가격점수가 20% 배점을 차지한다.
이러한 위탁사업의 경우 심사배점기준 중 기술제안부분의 적용비율이 50~60%가 적용이 되는데 상대평가를 적용하고 있어 발주처의 영향력이 행사 가능한 배점방식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정하고 중립적인 감리 제도 필요
정부발주 공사·용역의 하도급은 원칙적으로 금지 되어 있지만 일부하도급의 경우 반드시 발주처의 승인을 받게 되어 있음에도 공공연히 하도급을 하면서 발주처의 승인을 받지 않고 있으며 공사의 기술과 감독을 하는 감리를 발주처가 겸해도 되게 되어 있어서 공정성의 시비를 불러오고 있다(용역계약일반조건, 회계예규 2200.04-161-6, 2009.7.3, 42조).
이의 보완을 위해서는 감리를 제3의 기관에서 맡아 공정하고 중립적인 감리가 되어야 한다.
정부내 공무원들의 업무과다를 우려해 사업의 덩어리를 키워 일괄 발주하는 것은 오히려 공무원 편하자고 전문업체를 어렵게 만드는 꼴이다.
따라서 해당발주처에서 직접 발주하여 발주경로를 단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이전미군기지 토양정화사업의 경우처럼 국방부에서 농어촌공사로 위탁했고 이것을 컨소시엄에서 받아 하청업체에 도급하는 경우이다.
이것을 국방부에서 토양 전문업체에 직접 발주하는 방법을 택하면 된다. 물론 그럴 경우 국방부내의 인력이나 관리에 많은 비용이 들겠지만 현재는 이런 비용을 민간기업에 전가하는 형국이다.
정부 조달 공사·용역시 하도급 관리에 대한 허점으로 하수급을 받은 하청업체의 어려움이 있다.
현행 용역과 공사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해 해당 정부부처 담당도 용역에 대한 관리를 파악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태릉사격장 토양정화 사업의 경우 문화재청에서 광물자원공사를 감리로 하고 민간 컨소시움에 용역을 발주하였지만, 건설산업기본법의 하도급 보고내용에 대해서 ‘용역‘의 경우 발주처에 사업계획에 대한 제출등에 대해 정의를 정확히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불공정한 하도급 고리는 일부 독과점 업체에 의해 더 증폭되고 있는데 대금지급등의 방법에 있어서도 어음 위주의 대금지급이 대부분이어서 하청업체의 자금난은 더 심해지며, 일부 원청업체에서 발행한 어음은 은행권에서 어음할인 받을 수 없어서 하청업체의 어려움은 더 심화된다.
이러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방안들이 검토되어야 한다. 일부 수주 능력이 탁월한 업체의 독과점 수주로 이어져 다른 업체의 상대적 박탈과 하청 심화를 불러올 수 있고 인력양성 등 질적인 산업구조 육성을 역행할 수 도 있다.
발주처의 직접발주로 위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예산절감을 막아 현실적으로 적정한 발주금액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이는 정부 예산은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업계의 과도한 저가 입찰과 부실시공을 방지할 수 없다. 감독·감리를 독립된 제3의 기관으로 이양해 현행처럼 발주처에서 겸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대형 사업을 제외하고 전문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게 분리발주해야 한다. 현재처럼 민간 컨소시엄 등이 수주하는 경우는 사업의 금액이 과도하게 커져서 결국 대기업위주의 낙찰이 되고 원수급자의 횡포에 하수급자는 기술개발 등 자생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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