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가을 하늘 사이로 유난히도 햇빛이 쏟아지던 날, 전시회 손님맞이로 여념 없는 고광복 화가를 만났다.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시작한 작가로서의 삶
고 화가는 초등학교 교사였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환경적인 이유로 서울교대에 진학하게 됐다.
대학에 진학한 후 미술과 관련된 동아리를 찾았지만, 그런 동아리는 없었다. 미술과 가장 가까운 분야라는 생각에 서예연구반동아리에 들어간 후 서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동기가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그 후로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인 미술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고 화가는 “서예의 사군자와 수채화는 소위 물맛이 비슷합니다. 또한 사군자와 수채화 둘 다 한국적이라는 공통점도 크게 작용했지요”라며 수채화가로서 학생 때 배운 서예에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강조한다.
그는 초등학교에서 17년간 교사로 근무했다. 그림이 아닌 미술교육, 서예를 전공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림에 대해 공부를 해야 했다. 그러나 직장생활과 미술공부를 함께 병행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고, 안정적인 직장보다 그림에 대한 열정이 더 컸다.
1998년, 그는 결국 교사를 그만두고 전업작가로 나서게 됐다. 고 화가는 “경제적인 안정감이 떨어지더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서 지금도 계속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라며 좋은 작품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좀 더 완성도 있는 작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화가
고 화가의 지난 전시회는 9월 14일부터 인사동 ‘수(秀)갤러리’에서 초대전으로 열렸다. 전에는 인물 위주의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이번에는 정물화 위주의 그림이 많았고 그 중에는 풍경화도 있었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가장 염두에 둔 것은 ‘회화적 느낌’이다. 사실적인 것이 회화적 느낌이 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에 가장 중점을 뒀다.
고 작가는 “그림은 정물, 풍경, 인물 등 소재가 다양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의 차별화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인물화를 그릴 때 다른 사람과 차별화하기 위해 동양화와 수채화를 접목시키고 있죠. 수채화 같은 경우에는 바탕을 그린 뒤, 그 위에 그림을 다시 그리지 못합니다. 말리고 난 뒤에도 물이나 물감이 스며들지 않게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뒤에 글씨를 쓰거나, 연꽃을 그리는 등 서예의 일부분을 추가하기도 합니다”며 다른 그림과의 차별성을 강조한다.
수채화는 다른 어떤 미술 분야보다 작업 시작 전에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한 분야이다.
수채화는 특유의 투명함, 번짐, 표현능력 등 많은 장점이 있는 반면 그림이 가벼워 보이고 깊이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고 화가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많은 사람들이 수채화가 서양화를 그리기 전의 준비단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깊이감과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합니다”며 작품의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수채화가 갖고 있는 일회적인 느낌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기법과 재료 연구에 몰두한다. 그밖에 각기 다른 재료를 이용해 밀도를 조절하는 등 다양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요즘은 퓨전이 유행한다. 미술에 있어서도 영역을 뛰어넘는 것이 필요하다. 동양화가 서양화보다 더 강렬한 느낌이 나게 강한 색을 사용하는 등 소위 동양화 같지 않은 동양화 작품이 많이 출품되고 있다.
이제는 예술에 있어서 영역이라는 것이 무의미한 시대이다. 이처럼 고 화가는 기존의 수채화 틀을 깨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는 창의적인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수채화같은 경우 한국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까지 왔지만, 아직도 경시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채화가 더 좋은 위치에서 평가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 성실하게 꾸준히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좋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화가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지요”라고 말하는 고 화가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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