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년이 분필로 하얀 선을 긋는다. 무의식적으로 그린 듯한 선은 교외로부터, 도시까지 쭉 이어진다. 하얀 선을 발견한 사람들은 그저 시시한 장난쯤으로 치부하며 하던 일을 계속한다. 그러나 선은 여기 저기 모든 곳에서 나타나고 이 현상은 명백한 현실이 된다. 하얀 선은 지구온난화 때문에 21세기 말까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는 해수면 높이에 대한 은유다. 그러나 이 경고는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사람들은 무관심하기만 하다??이 작품은 제6회 서울환경영화제 <기후변화와 미래> 섹션에 출품된 쇼지 테루아키라는 일본 감독이 만든 '가늘고 하얀 선'이라는 작품의 줄거리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비극적 최후에 대한 경고가 담긴 이 작품은 특별한 효과 없이 흑백의 화면으로만 잔잔하게 감독의 의도를 표현해 나가고 있었다.
일본/ 쇼지 테루아키/ 가늘고 하얀 선
뛰어난 환경영화를 찾아내어 널리 알리고 창작을 지원하며 환경영화의 지평을 넓혀가기 위해 2004년부터 열리고 있는 서울환경영화제는 올해로 제6회를 맞이하는 국제영화제다. 이 영화제는 독특하게도 환경재단이라는 단체에서 주최하고 진행하는 민간영화제다. 환경재단 측은 일반인들에게 전달력이 높은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는 커다란 고리인 환경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할 목적을 가지고 이 서울환경영화제를 개최했다고 한다. 이 영화제는 각 나라에서 출품된 환경주제 영화의 경선을 비롯하여 환경에 관한 다양한 섹션들로 출품작들을 분류해서 심사한 후 시상을 하는 그런 방식을 채택했다. 제6회 서울환경영화제 주요한 섹션들을 살펴보면 <에너지, 위기와 대안>, <기후 변화와 미래>, <널리 보는 세상>, <한국 환경영화의 흐름>, <지구의 아이들>,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 <살아있는 지구를 위하여>, <먹을거리에 담긴 진실과 거짓말> 등으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 지구 온난화 문제뿐만 아니라 도시화와 주거환경 문제, 식생활에 관련된 일상의 환경문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의 환경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환경재단 측은 이 영화제를 통해 환경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한편, 미래의 환경을 가꾸기 위한 대안과 실천을 모색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했다. 세계 71개국에서 출품된 773편의 영화 가운데 17개국 22편을 엄선한 ‘국제환경영화경선’의 작품들을 필두로, 36여 개국에서 모여 든 134편의 다채로운 환경영화들이 그 작품성을 가렸던 제6회 서울환경영화제.
제6회 서울환경영화제 포스터
환경을 뜻하는 독일어 ‘움벨트’(Umwelt)는 세상 또는 세계를 뜻하는 ‘벨트’(Welt)를 둘러싸고 있다는 의미의 움(Um)이 조합되어 만들어진 글자라고 한다. 영어에서도(environment), 프랑스어에서도(environnement),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에서도(ambiente), ‘환경’의 어원에는 뭔가를 둘러싸고 있다는 뜻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각각 발음은 다르지만 일본과 한국에서 쓰는 환경(環境)이란 단어에서도 環, 곧 고리라는 뜻을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환경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둘러싼 모든 것, 자연과 사람과 모든 생명을 하나로 잇는 커다란 고리와 같다. 그 고리 안에서 우리는 자연과 생명의 신비가 선사하는 영감과 위안을 얻기도 하고, 환경오염과 생태계의 파괴, 지구 온난화 등의 문제를 마주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도시화와 주거 환경, 환경 질환과 식생활 등 일상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환경은 우리의 삶 곳곳에 너무나도 다양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환경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그 깊은 의미를 우리는 내년에 개최될 제7회 서울환경영화제를 기대하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지구 만들기를 기원해본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