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대중화에 대한 사명감으로
20여 년간 연세대 성악과 교수를 지낸 강 이사는 국내 성악계는 물론, 오페라계까지 이끌고 있는 유명인사다. 숙명여대와 미국 맨해튼음악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돌아온 후 김자경 오페라단에서 아이다 여주인공 역을 맡아 데뷔했다. 한국 최초의 여성 연출가, 한국인 최초 우크라이나 문화훈장 수여. 그녀를 수식하는 이 모든 찬사는 오페라에 대한 끝없는 도전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학시절, 메트로폴리탄오페라를 처음으로 구경 갔다가 큰 충격을 받았죠. 성악가의 연기가 한국에서 배웠던 것과 너무 달랐거든요. 한국은 무대 위를 그저 딱딱하게 걷는 수준이었다면 그때 본 성악가는 마치 무용을 하듯 아름다웠습니다. 그 순간 머릿속에 그려지는 동선이 있더라구요.” 그 후 6년 동안 무대도 잘 보이지 않는 구석 좌석에서 강 이사의 두 눈은 오페라에 대한 열정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 당시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받은 자극은 기존 한국 오페라 방식에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강화자 이사는 서양의 오페라에 한국적인 가치를 담아 재창조시켰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춘향전을 오페라로 공연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것. 오페라<춘향전>은 유럽 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춘향전>스토리를놓고보면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슷하고 세계 어느 곳에서 공연을 해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판소리의 창(唱)적인 요소가 많아 외국 성악가가 표현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죠.”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음악이 소통의 기능을 가진다는 부분에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는 강이사. 그래서 오페라<춘향전>을 연출할 때 현지 출연진을 5:5 비율로 섭외해 관객의 참여도를 높이고 악기파트에 전통악기인 징과 장구를 편성하면서 가장 한국적인 오페라를 탄생시켰다. 서로 다른 문화코드를 부드럽게 아우르는 강이사만의 현지화 전략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공들인 부분은 바로 한글 그대로를 느낄 수 있도록 한국어 공연을 고집한 것. 이를 위해 현지 배우들에게 한국어 대본을 가르치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하고 연구했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가르치기 위해 sarang이라고 써 주며 계속 반복하게 했어요. 나중에 제법 한국어가 능숙해 졌을 때 마주보며 밝게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진정한 문화교류는 단순한 일회성 공연에서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 강이사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음악을 나누고 진심이 통하기까지는 뜻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연예술 발전에 기업 참여 절실 강 이사는 오페라단을 이끄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이 제작비 조달이라고 한다. 오페라 한 편 제작하는데 9~10억원이 드는데 기업들의 스폰서십은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 우리 내 공연 예술은 척박한 사막과 같다. “공연문화의 자립심을 키워준다는 명목 하에 정부의 지원금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또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활발한 요즘, 정작 예술에 대한 투자는 아쉬울 정도로 적은 게 현실입니다. 이달 8일 마술피리 공연을 앞둔 지금,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협찬 받기 위해 이리저리 뛰고 있지만 자존심 상하고 눈물 날 때가 많죠.”이렇게 경기침체로 협찬 받기가 힘든 상황 속에 10월 <마술피리>공연을 성공적으로 열 수 있도록 도와준 문화의 은인, 파이낸셜뉴스의 전재호 사장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잊지 않고 전했다. "전재호 사장님은 문화 엘리트가 인정 받는 사회가 앞으로 강국의 조건이 될 것이라는 데 저와 뜻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척박한 오페라 시장의 토양을 일구기 위해, 서양 오페라에 한국적인 가치를 담아 내기 위해 강화자 이사는 오늘도 되새긴다. 오페라는 내 운명.
또 한번의 기적, 2009 오페라 <마술피리>
2009 오페라 <마술피리>가 10월 8∼1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파이낸셜뉴스가 베세토오페라단과 함께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을 초청해 선보이는 이번 무대는 그동안 ‘어린이 오페라’나‘가족 오페라’라는 문패를 달고 만들어졌던 여타의‘마술피리’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고품격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9오페라 마술피리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새잡이 파파게노, 밤의 여왕, 타미노 여왕, 파미나 공주, 지혜로운 자라스트로 등 진귀한 캐릭터들이 작품 곳곳에 살아 숨 쉬는 마법과도 같은 오페라이다.
이번 공연을 준비해 온 베세토오페라단 강화자 단장은“이번에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오페라극장과 함께하는 모차르트의‘마술피리’는 신비스러운 무대 분위기나 독특한 의상, 무대 세트, 조명 등에서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게 될 것”이라면서“모차르트의‘마술피리’하면 베세토오페라단, 베세토오페라단 하면‘마술피리’가 연상될 만큼 오페라의 브랜드화에도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또한“모차르트의‘마술피리’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오페라는 아는 만큼 들리고 들은 만큼 즐겁다”면서“극장을 찾기 전 오페라의 줄거리 정도는 파악하고 집을 나서는 것이 좋고 여유가 있다면 유명 아리아 몇 곡은 미리 들어보는 것이 오페라 관람에 큰 도움이 된
다”고 조언했다.
이번 무대는 독일 성악가들로 구성된 독일팀(10월8·10일 공연)과 국내 성악가들로 이뤄진 한국팀(10월 9·11일 공연)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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