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북극의 눈물
- 제작=문화방송 / 연출:허태정, 조춘묵 / 극본:노경희 / 나레이션:안성기, 손정은
-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9-06-02 14:25:08
북극이 사라진다. 자연 다큐멘터리가 지루할 것이란 편견은 첫 장면에서 사라진다. 다큐멘터리이지만 사각사각 눈 밟는 소리와 제작진들의 노고가 느껴지는 생생한 영상은 마치 북극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장면장면마다 몰입하게 된다. 창사 47주년 특별기획 북극의 눈물은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다. 96년 MBC의 동일한 북극 다큐멘터리와 비교된 부분은 실제로 10여 년 만에 얼음이 다 녹은 모습에서 북극의 현실이 더 이상 막연한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확실한 현실임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명장면중 하나다. 북극의 눈물 다큐멘터리는 고래사냥을 하는 마지막 이누이트를 다룬 1부 - 얼음왕국의 마지막 사냥꾼과 빙하가 사라져 살 곳이 없어진 바다코끼리의 처절한 몸부림을 보여주는 2부 - 얼음 없는 북극 그리고 척박한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다양한 동물들의 생태를 기록한 3부 - 해빙 사라지는 툰드라, 총 3부로 나눠졌다. 수천 년 동안 사냥을 하면서 자연과 공존해 가던 이누이트. 북극의 봄이 오면 사냥을 나가서 잡은 바다코끼리와 바다표범들로 살아가던 그들이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봄이 되어도 사냥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사냥을 떠났던 이들은 갑자기 녹아내린 눈덩이에 목숨을 잃고 결국 사냥꾼으로써의 삶을 버리고 어부로 살아가게 됐다. 어부의 삶에 적응하지 못해서 힘들어 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 우리의 미래가 보였다. 북극곰과 같은 뿌리를 지닌 바다코끼리는 아직도 완전히 바다에 적응하지 못해 한번에 10분 이상 숨을 참을 수 없는 그들은 잠깐씩 이동하다가도 빙하에 걸터앉아 쉬어주어야 하고 빙하 주변에 떠다니는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새우들이 주식인 바다코끼리에게 빙하는 삶의 가장 중요한 무대였는데 그 빙하가 사라지자 그들도 생존의 위기에 직면한다. 바다코끼리를 사냥하며 사는 북극곰에게 바다코끼리의 위기는 바로 그들의 위기이기도 했다. 무려 22도까지 올라갔다던 2008년 북극의 여름. 최고 5도를 넘지 않던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하면 혹독한 그들의 여름이었다. 며칠째 먹이를 찾아다니다 지친 북극곰이 배리 열매를 따먹는 낯선 모습을 보며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점차 온난화로 인해 지구의 해수면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북극은 울고 있다.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울고, 사람들이 초래한 북극의 위기를 보고 울고, 얼마 후에 사람들에게 닥칠 위기를 보고 울고 있다. 동토의 땅과 얼음바다로 이루어진 북극은 척박한 환경을 간직한 만큼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생태계를 자랑하고 있다. 푸른 얼음과 바다만 있을 법한 그곳에 붉은 피를 튀기며 고래를 잡고 순록의 발굽소리로 고동치는 진짜 살아 있는 북극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순식간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지구의 위기를 느꼈다. 급격히 진행되는 북극의 위기는 결코 북극만의 위기가 아닌 우리의 위기이다. 탄소저감정책, 녹색정치, 녹색 삶에로의 전환 구호도 많고 위기의식도 팽배해 있지만 정작 위험을 몸으로 느끼며 전격적인 변화를 하려는 발걸음은 더디기만 한 우리 세대에게 북극의 눈물은 경고장처럼 다가온다. 녹색성장이라는 가면을 쓰고 여전히 비환경적, 이기적 삶을 누리는 우리에게 발길을 돌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 편집국 다른기사보기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
환경정책
-
보건/안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