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재조합 식품의 안전관리

구체적 안전성 논란사례,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김낙원 | eco@ecomedia.co.kr | 입력 2008-05-16 10: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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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재조합 식품의 안전관리
구체적 안전성 논란사례,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식약청 영양기능식품국 바이오식품팀 연구관 구용의
최근 전분당업계에서 전분당의 원료로 그동안 수입하던 일반 옥수수 대신 유전자재조합 옥수수를 수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면서 유전자재조합 식품에 대한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1996년 유전자재조합 콩이 처음 상업적으로 재배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유전자재조합 식품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유전자재조합 식품을 어떻게 관리하는 지 살펴본다면 유전자재조합 식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유전자재조합 식품이란?
인류는 농사짓기와 먹기에 적합한 작물을 만들기 위하여 끊임없이 품종 개량을 시도하여 왔다. 종래의 품종 개량은 원하는 특성을 지닌 유사한 종들을 각각 선발하고 교배하여 생성된 잡종 중 원하는 품종만을 찾아내는 것으로, 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러나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유전재조합기술을 품종 개량에 적용하여 우연에 의존하던 품종 개량을 의도적으로 단시간 내에 이끌어 내게 되었다. 이런 유전자재조합기술을 적용하여 품종개량된 작물을 유전자재조합 작물 또는 생물체(genetically modified crop or organism)라고 한다. 지금까지 유전자재조합 작물은 주로 농사짓기에 편리하도록 제초제에 내성을 가지거나 해충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재조합 작물 중 안전성이 입증되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작물을 유전자재조합 식품(genetically modified food)이라고 한다. (그림참조)
유전자재조합 식품을 관리하는 법인 「식품위생법」에서는 유전자재조합 식품을 “생물의 유전자 중 유용한 유전자만을 취하여 다른 생물체의 유전자와 결합시키는 등의 유전자재조합기술을 활용하여 재배․육성된 농․축․수산물 등을 원료로 하여 제조․가공한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안전관리는 왜 필요한가?
논란이 많은 유전자재조합 식품을 못 먹게 하면 되지 왜 국가에서 관리하는 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006년 기준으로 27.8%정도로 매우 낮은 편이며, 게다가 우리가 많이 섭취하는 콩의 자급률은 13.6%, 옥수수의 자급률은 0.8%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옥수수와 콩의 소비량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하여야 하는 실정이다.
세계적으로 유전자재조합 옥수수, 콩 등 유전자재조합 작물의 재배면적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1996년 비하여 2007년도에는 유전자재조합 작물의 재배 면적이 67배 증가하였다. 2007년도 재배된 전 세계 콩의 64%가 유전자재조합 콩이며, 전 세계 옥수수의 24%가 유전자재조합 옥수수이다. 특히 주요 곡물 수출국인 미국, 아르헨티나 등에서 유전자재조합 콩, 옥수수의 재배면적의 비중은 매우 높다. 주요 곡물을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주요 수출국에서 재배되는 유전자재조합 작물의 수입을 피할 수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전성이 입증된 유전자재조합 작물은 국내에 수입될 수 있게 하고,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유전자재조합 작물은 국내에 수입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의 할 일일 것이다.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안전성은 어떻게 확보하는가?
식품은 먹어도 안전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의약품이나 식품첨가물 같은 단순한 화학물질은 동물실험 등을 통해서 안전한 지를 시험한 다음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경우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식품은 내용물이 복잡하고 영양성분을 가지고 있어서 동물실험을 통해서 안전한 지를 시험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면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식품은 왜 안전한 것일까? 식품은 인간이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현재 정착되어 있는 조리법, 가공법으로 먹었을 때에는 경험상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안전한 것이다.
우리는 흔히 식품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땅콩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땅콩을 먹으면 부작용이 생기는 사례처럼 식품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성분, 독성을 나타내는 성분(예 : 감자의 솔라닌), 영양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성분(예 : 콩의 렉틴) 등 인간의 건강에 해로운 성분들이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에 해로운 성분이 있는 콩을 먹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방법(예 : 익혀 먹기)으로 콩을 섭취할 경우에는 아무런 해가 되지 않은 반면 콩이 식품으로서 좋은 역할을 하여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제초제에 내성을 가지는 유전자재조합 콩은 유전자재조합이 아닌 일반 콩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콩과 기본적으로 같다. 다만, 제초제에 내성을 가지도록 하는 단백질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일반 콩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유전자재조합 작물은 인간이 전통적으로 먹어 온 작물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유전자재조합 작물을 먹어도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확인이 되어야 식품으로 먹을 수가 있다.
유전자재조합 작물 역시 식품과 마찬가지로 의약품이나 식품첨가물처럼 동물실험을 통하여 안전성을 확인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기존의 식품처럼 사람이 먹어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안전성을 확인할 수는 더욱 없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개념의 안전성 평가 방법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이것을 “실질적 동등성”이라고 한다. 실질적 동등성은 유전자재조합 작물의 안전성 평가기준을 오래전부터 작물(식품)로 먹어서 경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되고 있는 비교가 가능한 기존의 작물(식품)로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전자재조합 콩의 안전성 평가기준은 기존의 일반 콩이 되는 것이다. 기존의 식품과 비교하여 유전자재조합기술에 의한 영향으로 발생하였다고 판단되는 차이점을 먼저 알아낸다. 이렇게 알아낸 차이점에 대해서는 독성 평가, 알레르기성 평가 등 안전성 평가를 실시하고, 차이점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없다고 확인되면 그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안전성은 기존 식품의 안전성과 같다고 평가하는 방법이다. 즉, 기존의 식품과 유전자재조합 식품은 실질적으로 같다는 의미이다.
이 방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개발되어 국제적인 합의에 의하여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채택한 것으로 우리나라,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각 나라에서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안전성 평가에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방법에 의해서 유전자재조합 생물체의 안전성을 평가하여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비로소 유전자재조합 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유전자재조합 작물의 안전성을 평가하여 7개 작물 54 품목을 유전자재조합 식품으로 승인하였다.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안전성 논란 사례가 많다는데?
유전자재조합 작물이 상업적으로 재배된 지 10년 이상이 지난 지금에도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안전성 논란의 핵심은 현재 과학기술로는 알 수 없지만 몇 세대가 지나면 안전성에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몇 세대가 지나면 안전성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는 것은 모든 품종 개량에도 적용될 뿐만 아니라 모든 식품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즉, 문제제기 자체가 비과학적으로 합리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구체적인 안전성 논란사례도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다.
영국의 푸스타이 박사가 콩의 렉틴 유전자가 삽입된 유전자재조합 감자를 쥐에게 먹인 결과 쥐의 발육기능과 면역력, 위장 기능 등에 나쁜 영향이 발생하였다는 실험이 안전성 문제제기 시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는 사례이다. 이 실험에 사용된 유전자재조합 감자는 연구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사람이 섭취하는 제품이 아니다. 이런 제품으로 안전성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의약품으로 개발되는 도중 독성이 강하여 개발이 중단된 물질이 위험하니까 허가받아 사람이 섭취하는 의약품까지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독버섯이 위험하니까 식용 버섯 까지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또한 푸스타이 박사의 실험은 실험 자체로서의 타당성도 없다고 많은 과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타당한 근거 없이 추측이나 가정으로 유전자재조합 식품이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해충에 저항성이 있는 유전자재조합 작물은 해충에 해를 끼치므로 인간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충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단백질은 살충 효과를 가진 토양미생물인 바실러스 튜린겐시스(Bacillus thuringiesis)의 유전자가 삽입되어 발현된다. 이 유전자가 만드는 Bt 단백질은 곤충이 먹으면 곤충의 알칼리성 소화액에서 분해되고 그 분해된 펩타이드가 곤충의 수용체(receptor)와 결합하여 소화관에 구멍을 뚫어 곤충을 죽게 만든다. 그러나 이 단백질을 사람이 먹으면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완전히 분해되어 소화되며, 분해되지 않더라도 사람에게는 단백질이 부착할 수 있는 수용체가 없어 작용할 수 없다는 것이 실험으로 확인되었다. 또 이 바실러스는 미생물 농약으로 1938년 이후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데 만약 인간에게 해를 끼쳤다면 GMO로 개발되기 이전에 위해성이 밝혀져 미생물 농약으로도 사용이 금지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사례는 많지만 우리가 섭취하는 유전자재조합 식품이 위해하다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 이렇게 안전성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세계 23개국에서 유전자재조합 작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또 유전자재조합 작물을 재배는 하지 않고 있지만 유전자재조합 작물의 수입을 허용하는 나라가 29개국에 달한다. 즉, 세계 52개국에서 유전자재조합식품을 먹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는 미국, 일본, 유럽, 호주 등 선진국이 포함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표시는 왜 하나?
표시는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이는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표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표시는 안전성 평가를 받아 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전자재조합 식품에만 적용된다. 따라서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표시는 유전자재조합 식품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자신이 섭취하는 식품이 유전자재조합 식품인지 아닌지 알고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실시하는 것이다. 이는 식품에 원산지를 표시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원산지의 표시는 원산지에 따라 식품이 안전성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산지를 보고 제품을 선택하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미국은 유전자재조합 식품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표시를 하지 않는다.
세계 각국은 나라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게 때문에 자기 나라의 실정에 맞게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표시제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콩, 옥수수, 유채, 면화, 사탕무로 만든 가공식품을 표시대상으로 하고 있다. 다만, 식용유나 전분당과 같이 유전자재조합 DNA와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은 식품은 표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유는 가공과정의 특성 때문에 유전자재조합 단백질이나 유전자재조합 유전자가 남아 있지 않아 검사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표시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 품목들은 검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전자재조합 원료를 사용하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공장을 방문해서 직접 확인하여야 한다. 국내 제품은 공장을 방문해서 유전자재조합 원료를 사용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기가 쉬우나, 수입 제품은 외국에 있는 공장을 일일이 방문하여 유전자재조합 원료를 사용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국내제품이 수입제품에 비하여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 즉, 이들 품목은 표시제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표시제 제외대상이 된 것이다.
일본, 호주 등은 우리나라와 같이 유전자재조합 DNA와 단백질이 남아 있는 경우에만 표시하도록 하고 있으나, 유럽연합 등은 유전자재합 DNA와 단백질의 잔류 여부에 관계없이 표시를 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우리나라도 유럽연합처럼 유전자재조합 DNA나 단백질의 잔류 여부에 관계없이 표시하도록 하여 소비자가 알고 선택할 권리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일부 시민단체나 기업에서는 유전자재조합 식품은 안전한 것만 유통되므로 굳이 검사가 불가능한 것까지 표시할 실익은 없으며, 표시 시에는 제품의 관리 비용만 추가된다고 주장한다.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표시는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므로 국민적인 합의에 따라 원칙이 정하여져야 한다.

수입되는 유전자재조합 식품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가?
유전자재조합 작물은 우리나라에서는 재배되지 않으므로 국민들이 섭취하는 유전자재조합 식품은 모두 외국에서 수입되는 것이다. 따라서 수입 식품에 대한 안전관리가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안전관리의 전부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수입 식품의 안전관리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승인되지 않아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미승인 GMO가 국내로 유입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미승인 GMO가 외국에서 유출되었는지에 관한 정보를 항상 수집하고 분석하고 있다. 올해 2월 미국에서 승인받지 않는 유전자재조합 옥수수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미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옥수수에 대하여 검사를 실시하여 미승인 품목이 국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한 2005년 8월에는 미승인 유전자재조합 중국산 쌀, 2006년 9월부터는 미승인 미국산 유전자재조합 쌀이 국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유전자재조합 식품에도 불구하고 표시를 하지 않는 제품을 찾아내어 소비자를 속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수입하는 제품이 유전자재조합 식품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검사도 아울러 실시하고 있다.

유전자재조합 식품은 유전자재조합 생물체들 중에서 안전성 평가제도에 의해 안전성이 입증되어 시장유통 등이 승인된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식품위생법에 의해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은 수입이나 판매 등이 금지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유통 허용되고 있는 유전자재조합식품은 일반 식품과 안전성에 차이가 없음이 확인된 것이므로 소비자는 건강에 대한 위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유전자재조합 식품에 대하여 아무런 근거 없이 계속 안전성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으로 치달아 국민 모두에게 불안감을 줄 뿐이다. 이제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건설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유전자재조합 식품 표시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유전자재조합 식품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합리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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