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건설 전문가 시각으로 접근해야

정치권 공학전문가를 더 이상 핍박하지 말아야한다.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8-02-12 11: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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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ㅣ관동대학교 교수

사양길로 접어든 물류시스템

인간의 경제활동으로 물류시스템이 필요하게 되자 고대에는 사람이 물건을 직접 나르거나 우마차를 이용하기도 했다. 화물의 부피가 커지자 자연스럽게 물길을 이용하게 되었고, 중세 들어 노예 등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물길을 파게 되었다. 이것이 운하이다. 운하는 중세에 물류의 85%를 분담하게 되었고, 마침내 18세기 유럽의 산업혁명을 촉발하는 데 결정적 공헌을 한다.그러나 산업혁명 과정에서 발명된 증기기관차가 철도를 따라 물류를 효율적으로 이동시킴으로써 철도가 산업혁명을 완성하게 된다. 교통의 역사를 놓고 볼 때 18세기까지를 운하의 시대, 19세기를 철도의 시대라고 한다면 20세기는 도로의 시대라 부른다. 즉 물류수송 수단으로 운하의 역할은 철도와 도로의 등장으로 상당히 축소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운하가 건설되고 있는 이유는 독일같이 운하가 잘 발달되었던 국가에서 물류체계가 운하에 일정부분 적응해 있기 때문이며, 기존 운하망에 연결되는 운하를 건설하는 것은 새로 운하를 건설하는 경우보다 경제성이 생길 여지는 있다.
20세기 들어 건설된 가장 유명한 운하 중 하나는 마인강과 도나우강을 연결하는 소위 ‘MD운하’인데, 그 길이가 171km에 이르고 32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1992년 마침내 준공되었다. 그러나 독일의 전 교통부장관 하우프는 이를 두고 ‘바벨탑 이후 인류가 저지른 가장 무식한 사업’이라고 혹평했다. 바벨탑은 ‘노아의 방주’ 같은 홍수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입지 않으려고 인간이 쌓은 탑으로서, 이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무지함을 상징한다.
운하의 나라 독일에서조차 평가를 받지 못하고 사양화되는 물류시스템이 바로 운하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원점에서 신중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반도국가이다. 한때 운하가 물류이동에 절대적 역할을 수행한 섬나라 영국, 반도국가 이탈리아에서 운하는 더 이상 물류운송을 하지 않는 ‘잠자는 운하’가 되었다. 가까이 있는 섬나라 일본과 독일, 대평원을 가진 미국은 기술력도 충분하고 경제력도 풍부한데 운하를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 다른 수단에 비하여 경제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운하건설 우리나라 자연조건은

운하를 이용하여 내륙주운을 하고자 할 경우, 안정적인 주운용수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철 3개월 동안 1년강수량의 2/3가 집중되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강우의 시간적 분포가 매우 불균형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은 그만큼 수자원관리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다음 표는 우리나라와 독일의 월평균 강수량을 비교한 도표이다. 우리나라의 강수량자료는 기상청에서 운영하는 68개 기상대에서 관측한 월평균값(31년 평균)이며, 독일의 강수량자료는 독일내 5개지역(베를린, 프랑크프루트, 함부르크, 쾰름, 뮌헨) 강수량자료의 평균값이다. 예견된 바와같이 우리나라의 경우 강우량의 월별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월별 강수량중 최대와 최소의 비율이 우리나라의 경우 9.4인데 반해, 독일의 경우 2.1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월별 강수량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주운용수관리가 독일 보다 4배 이상 어려울 것이다.
한편 강수가 발생하면 하천에는 흐름이 발생하는데, 주운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주운수로내에 유량이 연중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천유량의 균일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하상계수(=연중 최대유량/최소유량)가 있다. 우리나라와 유럽의 주요 하천에 대한 하상계수가 다음 표에 수록되어 있다.
하상계수가 우리나라의 경우 유럽에 비하여 매우 높기 때문에 하천 유량이 매우 불규칙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한강과 낙동강의 하상계수는 독일 라인강의 하상계수 보다 각각 6.4배, 18.6배 정도 높다는 점은 우리나라 하천의 유량관리가 그 만큼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고, 나아가 안정적인 주운용수를 확보하는데 독일 보다는 엄청나게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여름철에 발생하는 홍수를 방어하기 위한 각종 운하시설에 대한 대비책이 독일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보다 심도있는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1925년 을축년 대홍수가 발생했을 때 한강의 홍수량 규모가 약 32,000㎥/sec 정도였다고 추정되고 있는데(선우중호), 1995년 1월에 기록적인 대홍수가 발생하였다고 떠들썩했던 라인강의 경우 한강보다 유역면적이 약 8.6배임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홍수량은 12,000㎥/sec 정도였다고 보고되고 있다.
즉 유역면적당 홍수량 비율을 살펴보면, 라인강에 비해 한강의 홍수량집중도가 약 23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홍수관리가 독일에 비해 적어도 23배 이상은 어렵다고 말할 수 있고, 따라서 그만큼 운하구조물의 설계도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 것이다.
지형적으로 볼 때, 독일의 경우 평야지대가 많은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산지가 전국토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하천의 경사가 매우 급하고 하천이 구불구불 하기 때문에 주운수로를 건설하는데 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자연조건은 독일의 자연조건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강수량의 월별편차가 크고, 하상계수가 높고 그리고 산악지역인 우리나라에서 운하를 건설할 계획을 한다면, 벤치마킹할 운하로 독일의 RMD운하는 결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고, 오히려 우리나라와 자연조건이 비교적 비슷한 국가의 운하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운하를 운영하는데 있어 우리나라와 독일의 자연조건은 너무나도 많은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독일의 운하시스템과 우리나라 운하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달라야 할 것이다.

한강의 주운댐

‘왜 한반도 대운하인가?’에 의하면 “경부운하 전체 54km 중에서 한강과 낙동강 500km 정도는 자연하천을 그대로 이용한다. 곧 500km의 수로는 오랜 기간 동안 하천관리를 하지 않아 썩은 퇴적물질 등으로 오염된 강바닥을 준설하게 되면 저절로 운하가 생겨난다. (중략) 단지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조령 부근 약 40km 정도만 인공수로를 개설하게 된다.(p. 92)”라고 기술하고 있다.
한강의 경우 팔당호 인근과 소양호 정도에서 하천수질오염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낙동강의 경우 낙동강 하구언 상류부, 금호강 합류지점 정도만 하천이 오염되어 있고, 대부분의 구간에서 하천은 건강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즉 댐과 하구언과 같이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구조물이 설치되면 하천수질오염이 가중된다.
쪾건설교통부 홈페이지에서 한강의 최심하상고 자료, 제방고, 홍수위 등과 같은 자료를 획득하였고, ‘왜 한반도 대운하인가?’에서 제시된 갑문의 위치와 갑문간 수면높이 등을 이용하였다. 이러한 자료를 이용하여 작성된 한강의 종단면도에서 여주갑문과 강천갑문 사이의 하천이 변화하는 모습을 검토한다. 여주갑문은 팔당댐에서 42.1km 지점에 위치되고 강천갑문은 여주갑문에서 상류 방향으로 25.1km 지점에 위치하게 된다. 두개 갑문사이에 수면은 해발고도 기준으로 El. 35.5m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수로 안에서 수심을 6m를 확보하려면, 그림에서 점선으로 표시된 부분까지 물로 채워져야 한다.
따라서 울퉁불퉁하게 나타나 있는 하천바닥(최심하상)이 점선 아래에 있는 구간은 충분한 수심이 확보되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 없이 여주댐(여주갑문)을 만들면 자동적으로 운하가 만들어진다. 이 때 여주댐의 최소높이는 16m이다. 그러나 하천바닥이 점선 보다 위에 있을 경우, 운하수심을 확보하기 위하여 굴착을 해야 한다.
강천댐(강천갑문) 하류부에는 약 8m 정도 굴착을 해야 하고 두 갑문 사이 25.1km 중 약 20km 구간에서 하천바닥을 굴착해야 물길을 만들 수 있다. 계산에 의하면 강천댐의 최소높이는 20.5m에 이른다.
문제는 운하용수로 인한 홍수위 상승이다.갑문 사이 수로에 채워진 물은 배가 이동하는데 필요하므로, 이 물은 항상 수로에 채워져 있어야 한다. 즉 수로에 6m 수심을 유지하면서 채워져 있는 물은 운하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 그래서 ‘운하를 위한 용수’ 즉 운하용수이고, 이것은 다른 용도로 이용되지 못한다. 두 갑문사이에서 유지되는 수위는 El. 35.5m이므로, 여주갑문 상류부를 살펴보면 약 12km 구간에 걸쳐 수면이 하천바닥 보다 약 5m 높게 형성되어 있다.
즉 갑문사이에 물로 채워져 있는 공간은 홍수조절 기능으로 전혀 사용하지 못하므로, 물로 채워져 있는 공간만큼 홍수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여주갑문 상류부 약 12km 구간의 한강은 홍수시 범람할 것으로 추정되고, 홍수위는 약 3-4m에 이를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갑문 상류부에서 발생할 것이고, 한강과 낙동강에 있어 이러한 홍수위험이 증가한 구간은 최소 100km에서 150km에 이를 것이다. 본류구간에서 홍수위가 상승하게 되면, 지류 역시 홍수위험에 직접 노출될 수밖에 없다.
만약 주운댐을 홍수조절용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수문을 설치하여 사전에 운하용수를 하류로 방류시킬 경우, 가운데 있는 갑문들이 만든 호수 입장에서 보면 상류에서 호수로 물이 들어오고 호수하류에서 물을 내보내게 된다. 따라서 가운데 있는 호수의 경우, 홍수를 조절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운하용수를 하류로 방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럴 경우 홍수위는 다소 하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홍수범람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주운댐에 있는 물을 비움으로써 홍수를 조절할 계획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태풍이 발생한다는 일기예보가 발령되면, 주운댐을 비워야 할 시점을 적절하게 결정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
북반구에서 연평균 2-30개의 태풍이 발생하는데, 태풍이 발생할 때마다 주운댐을 비울 것인지에 대한 결정도 어렵다. 지난 100년간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약 3개의 태풍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 주운댐을 당연히 비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주운댐을 비우는 시기는 태풍이 한반도에 다가오기 전이고, 만약 비를 충분히 뿌리지 못하면 주운용수의 부족으로 운하수심이 확보되지 않아 배가 좌초할 위험성이 상존한다.
주운댐을 홍수조절용으로 이용할 경우, 운하가 그 기능을 상실하는 일수가 증가한다. 찬성측에 의하면 운하 사용중지 일수로 태풍이 3일, 홍수가 3일로 설정하고 있다. 찬성측은 운하가 건설되면 홍수위험이 오히려 줄어든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홍수위험이 증가한다는 반론에 대응하기 위하여 주운보에 수문을 설치하여 홍수를 막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운댐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방안이 현재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운하가 홍수를 줄인다는 당초 입장에서 이제는 홍수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인정하였지만, 홍수조절 방안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한편 여주댐 하류부를 살펴보면, 운항에 필요한 수심 6m를 확보하기 위하여 약 8km 구간에 걸쳐 준설 또는 굴착을 해야 한다. 준설 깊이는 약 5-6m에 이른다. 준설을 하면 법면(일종의 저수호안)이 생기게 되는데, 홍수 때도 법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것은 콘크리트 옹벽과 같이 법면 보호공을 설치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홍수시 만들어진 운하수로는 법면 붕괴로 매몰될 것이고 배의 운항은 불가능해 질 것이다.

낙동강의 주운댐

낙동강의 경우를 살펴보면, 한강의 경우와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배가 운항이 되도록 운하수심 6m를 확보하기 위하여 낙동강 하류부 약 50km를 제외한 대부분 하천구간에서 준설을 하여야 한다. 본류에서 최대 준설깊이는 구미갑문 아래에서 약 11m에 이른다. 장암갑문과 회상갑문 사이 약 180km 구간 즉 대부분의 하천구간에서 홍수범람의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수리•수문학적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갑문 즉 주운댐 상류부에서 홍수위험을 방어하려면 하천 제방을 5-6m를 증고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농경지 또는 도심지를 침수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08년 람사르 회의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람사르 회의는 철새도래지인 습지를 보전하기 위하여 각국 정부대표들과 NGO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회의이다. 우리나라는 경남 창녕군에 있는 우포늪을 람사르 습지로 등록시켜 정부차원에서 보존하고 있다.
낙동강 종단면도를 살펴보면 본류와 토평천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최심하상고는 El. 3.8m인데 장암갑문과 사문진갑문이 만든 운하호수의 수면은 El. 9.0m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산술적으로 본다면 토평천 합류지점에서 평상시 하천수심을 고려하면, 홍수조절 공간이 약 4m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홍수조절 공간이 줄어들면 본류에서 홍수위가 상승하고, 지류인 토평천 역시 본류의 수위상승으로 홍수위가 증가하게 된다.
결국 우포늪의 경우 증가된 홍수위에 대처하기 위하여 약 3-4m 정도의 제방을 더 높게 쌓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대벌을 포함한 우포늪 인근 농경지와 주택은 침수될 수밖에 없다. 지금도 우포늪 주변에는 성벽같은 제방들이 줄지어 있는데 3-4m 추가로 증고한다면, 우포늪이 가지고 있는 자연성은 심각한 훼손을 입을 것이다.
이상과 같이 낙동강에 운하댐이 들어서게 되면 일부지역은 심각한 홍수피해 위험이 예견되는데, 이에 대한 찬성측의 의견은 아직도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당초 경부운하 계획의 기본틀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기존의 계획대로 운하를 건설할 경우, 홍수위험이 증가하여 이를 방어할 예산이 천문학적으로 소요되고 하천변 주민들의 반대로 인하여 공사지연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부 내륙지역 침수 및 사회적 갈등

‘왜 한반도 대운하인가?(2007, 추부길)’라는 책은 한반도 대운하의 타당성을 선전하기 위하여 만들어졌고, 찬성측의 논리가 집약되어 있다. 따라서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 타당성을 홍보하고 있는 대표적인 책자라고 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수자원과 관련하여 잘못된 개념을 수없이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지면상 대표적인 것 한가지만 살펴보면, 운하를 건설하면 홍수를 오히려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또한 주운댐이 설치되면 오히려 수질이 개선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주운댐이 건설되면 수질이 개선된다는 점은 정체된 물은 썩을 수밖에 없다는 기본원리조차 무시한 주장이다. 만약 물이 더 깨끗해진다면 취수원 이전과 강변여과수 개발을 할 필요 없이 더 깨끗해진 물을 이용하면 될 것이다. 따라서 한편으로는 운하가 건설되면 수질이 깨끗해진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수질이 나빠지기 때문에 취수원 이전 그리고 강변여과수를 개발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운하를 건설하면 홍수를 막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다음 그림을 살펴보자. 이 그림은 찬성측의 대표적인 홍보책자인 ‘왜 한반도 대운하인가?(2007, 추부길)’에 수록된 그림이다(p. 139 참조).
이러한 모식도를 그린 배경을 추론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상도의 하류부에서와 같이 운하댐을 건설하고 댐 왼쪽편에 갑문을 설치하여 배를 이동시킬 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댐상류측에는 커다란 호수를 만들 수 있다. 운하가 건설되기 전의 모습은 황량한 농촌전경을 보여주고 있는데, 운하를 건설하고 나면 커다란 호수가 만들어지고 다양한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내륙지역이 개발될 수 있다는 논리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가상도를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면, 운하를 위한 주운댐을 만들면 댐상류부의 대부분이 침수되고 있는 전경이다. 즉 커다란 호수는 농경지와 주택을 침수시켜야만 만들어 질 수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임진강유역에서 홍수를 방어할 목적으로 한탄강댐을 건설함에 있어 댐에 의하여 수몰되는 지역민의 반대에 부딪혀 현재 극심한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다
쪾즉 댐이 건설되면 댐 상류부에 물을 저장하기 때문에 수위상승이 근본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만약 수몰지를 만들지 않으려면 약 6-7m의 제방을 쌓아야 하고, 수몰시키려면 수몰주민들에게 농경지와 주택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할 것이다. 결국 농민들은 보상비를 받는 대신에 생활터전을 상실하게 되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것이다. 그리고 그림에서와 같이 수몰지역은 스포츠테마파크로 개발될 것이다.
문제는 수몰지 농민들은 그러한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자본이 부족하므로 결국 외지자본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운하건설로 내륙개발은 이루어질 수 있지만, 기존 농민들이 배제된 상태에서 개발이 이루질 것이다.
공학적 논의가 사라진 운하
현재 한반도대운하연구회에서 제시하는 운하는 독일의 MD운하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와 독일은 지형조건, 강우량의 분포 그리고 홍수 발생양상이 완전히 다르다. 즉 우리나라에서 운하를 운영하는 데 더 많은 제약조건이 있다. 그것은 주운용수 관리와 홍수 관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대운하에 찬성하는 측은 주운용수를 확보하기 위하여 조령 부근에 2~3개의 댐을 더 건설하면 해결된다고 한다. 물론 돈과 시간이 있으면 가능하다.??그러나 더 납득하기 어려운 점은 운하를 건설하면 홍수 위험이 오히려 줄어든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는 것이다. 찬성측에도 전문기술자들이 분명 있을 텐데, 그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운하댐을 건설하면 홍수 위험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예견되기 때문에, 운하를 건설할 때 발생하는 사회적 거부감을 억지로 숨겨보려는 의도인지 아니면 밝히고 싶지 않은 그 무엇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새해 들어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이 대표적으로 공약했던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 사회적 논란의 한가운데에 올랐다. “토론은 하되, 운하는 건설한다” “내년 2월에는 착공한다” “대운하 특별법을 만든다” 등의 말들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와 찬반 양측의 논란이 뜨겁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치적 공박은 있는데 공학적 논란은 없다.
찬성측에서 그동안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하여 수많은 말 바꾸기를 했는데, 여기서 공학 분야에 대해서만 요약하여 살펴본다.
골재채취량과 운하용수의 규모 등을 파악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운하수심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이다. 당초에 운하수심이 9m로 설정하였는데, 그에 대한 문제점 예를 들면 과도한 준설과 홍수위험 증가 등이 제기되었다. 9m로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하였는지 2007년말 갑자기 운하수심을 6m로 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골재채취량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운하용수 역시 10억톤이 추가로 확보된다는 논리를 유지하고 있다. 운하수로에서 골재량과 물의 양이 1/3(9m에서 6m로 수심 감소)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경부운하는 단순한 ‘스케치 수준’이었다는 것을 찬성측에서 단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찬성측은 운하를 건설하게 되면 하천의 물이 더 깨끗해진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상수원을 이전하고 취수원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다. 운하를 건설하면 물이 더 깨끗해진다면, 기존 방식대로 더 깨끗해진 물을 먹으면 된다.
이것은 운하가 건설되면 물이 더 더러워지기 때문에 상수원에 대한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을 것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반론이 제기되자, 찬성측은 상수원이전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는 별도로 진행시킬 사업이라고 화살을 피하고 있다. 그 이유는 홍수시 팔당댐으로 떠내려 온 쓰레기가 심미적으로 나쁘기 때문에 국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먹게 하기 위하여 취수원과 취수방식을 바꾸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수시 떠내려 온 쓰레기가 아니라 가정오수와 산업폐수 같은 점오염원과 농약과 비료 같은 비점오염원이 하천의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강원도와 같이 원수의 수질이 1급수인 지역에서도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비율이 수도권과 비슷하다.
더구나 취수방식을 강변여과수와 같은 간접취수방식을 도입하려고 하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 강변여과수는 시범사업 수준에 머물고 있고 강변여과수를 이용하고 있는 창원의 예를 보면 하루 2만톤 정도 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강 하류부에 230톤/일 이상의 대규모 강변여과수를 생산할 계획이 무리 없이 진행된다면 다행이지만,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대규모로 도입하는 것은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고, 따라서 당연히 그러한 계획은 설득력이 없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리고 심미적 이유 때문에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것이 아니라, ‘수돗물을 마시면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80.1%)’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다는 통계결과가 있다(수돗물 관련 국민의식조사 결과보고서; 엠브레인, 2004).
경부운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한강과 낙동강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있다. 당초에는 22cm * 22cm 단면을 가진 22km 조령터널을 뚫으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이런 대규모 터널을 뚫는 것이 다소 무리라 판단했는지 아니면 선거과정에서 갑자기 나타난 충청운하와의 연결성을 고려해서인지 세칭 ‘스카이 라인(sky line)’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스카이 라인은 속리산 국립공원 계곡에 물을 채워 약 35km에 이르는 물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아직까지도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물길을 터널로 할 것인지 계곡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공식적인 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경부운하 계획대로 공사를 하면 홍수위험이 오히려 감소한다고 주장하다가, 최근 들어 찬성측은 기존 계획이 오히려 홍수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한 듯하다. 운하로 증가되는 홍수량을 저감하기 위하여 땅을 더 깊게 파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아마도 홍수위험에 직접 노출되는 주운댐 상류부에 하천을 더 깊게 굴착하여 홍수를 예방하는 계획을 세울 것이다. 그럴 경우 한강과 낙동강의 하류부를 제외하고 전 구간에 걸쳐 5m 이상 하천바닥을 굴착하는 공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저서생태계의 파괴, 지하수위의 저하, 굴착으로 인한 교량기초의 붕괴, 갈수기와 홍수기에 발생하는 운항차질 등과 같은 악영향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몹시 궁금하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한다면 한반도 대운하는 제외하고 경부운하가 과연 그 실체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심각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경부운하의 수심도 9m에서 6m로 변경되었지만 그것도 홍수 때문에 명확하지 않고, 연결부도 터널과 계곡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있고,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대규모 식수를 개발하여 국민에게 공급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왠지 불안하다. 이런 상태에서 정치권에서는 정치논리에 의하여 4년내 모든 운하공사를 완료하겠다고 연일 압박하고 있다.

정치권의 무지한 논리앞에 전문 공학가로써 개탄스러워

정치권의 예정된 시간표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많은 전문기술자들은 기존 계획에 대한 문제점이 발생할 때마다 대안을 열심히 제시하겠지만, 그것은 또 다른 문제점을 일으킨다. 이것이 소위 ‘풍선효과’이다.
예를 들면 주운댐에 홍수기능을 부여하면, 선박운항 일수가 줄어든다. 한반도 대운하 관련 어떠한 자료도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엄금한 상태에서 독점적 정보를 이용, 밀실에서 작성하여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각종 자료는 더 이상 관련전문가들을 설득시킬 수 없을 것이다.
정치권이 제시한 시간에 떠밀리고 토론이 생략된 상태에서 만들어진 운하건설계획서는 부실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만들어질 운하는 두고두고 우리 사회를 혼란의 장으로 이끌 것이며 앞선 정부들에서 진행 되었던 국책사업의 실패를 답습하지않을까 본다.
인간이 하천에 개입하는 것 중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하천복개 다음으로 운하건설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계획 단계에서 운하가 만들어졌을 때의 모습을 충분히 인지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악영향을 조목조목 따져 견실할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 대운하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공학적 판단에 근거, 건설 여부를 먼저 검토해야한다.
한반도 전 국토를 상대로 대형실험을 수행한다는 것은 국가의 안위를 생각해야하는 중요한 정책이다.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환경적 경제적 유무를 거쳐야 한다. 한반도 대운하를 밀어붙이고 있는 정치권의 힘 겨루기를 보면서 국가의 미래가 심히 걱정스럽다.
또한 전문기술자들의 영혼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렇게 길들여져 왔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반도 대운하를 공학적 관점에서 주시하는 많은 전문가들이 있고, 그들의 침묵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임을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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