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범벅에서 뒹구는 우리 어린이

- 놀이터 시설의 유해 중금속 오염 심각 -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7-07-16 18: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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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성 질환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늘면서 보건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취약계층인 어린이들은 태어날 때에 신경계, 호흡기계, 생식기계 및 면역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 있어 유해물질에 더욱 위험하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주요 활동 장소인 놀이터 주변 유해물질 오염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대 환경과학과 김희갑 교수 팀이 서울 대전을 비롯한 전국 10개 지역 실외놀이터 6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놀이시설물들이 납, 비소 등 중금속으로 오염됐고, 놀이터 모래에서도 상당한 양의 중금속이 나타난 것이다. CCA로 처리된 목재 시설물은 철재나 플라스틱시설보다 수십 배에서 최고 300배 이상이나 중금속오염농도가 높아 어린이놀이터의 안전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편집자 주-

중금속, 어린이들이 더 위험해
구리나 크롬, 납,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은 인체에 무척 해로운 것들이다. 체내에 흡수되면 몸 밖으로 쉽게 배출되지 않고 중금속에 중독되면 언어장애와 사지마비, 신경마비 등을 일으킨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성인들에 비해 체중을 비례해 더 빠르게, 그리고 더 많은 공기를 들이마신다. 또한 대사 속도가 성인들보다 더 빠르고 음식과 음료수를 더 높은 비율로 섭취한다. 위장관(GI tract)에서의 흡수 속도도 달라, 납(Pb)이 입을 통해 소화관으로 들어갈 때 성인은 이 중 약 10%만을 섭취하는 반면에, 어린아이는 50%를 흡수한다. 어린이들의 대사체계는 미발달된 상태이기 때문에, 체내에 들어온 오염물질들을 해독하여 체외로 내보내지 못해 오염물질에 대한 노출에 더 취약하다.

시설물 따라 토양 중금속 차이 10배
발표 결과 놀이터의 모래는 비소와 납을 제외하고는 크게 오염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직 놀이터 모래가 안전하다고 믿긴 이르다. 1991년 Galarneau 등이 미국 온타리오의 10개 놀이터를 대상으로 방부목재 인접 토양과 대조토양의 비소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인접 토양의 비소 중앙값이 대조토양보다 10배 높았다.

또한 차세대 연구 사업이었던 ‘비소계 목재방부제(CCA)의 통합적 위해성평가기술 개발’에서 목재방부재 시설물이 설치된 놀이터토양의 구리 및 비소의 중앙값이 비방부목재 시설물이 설치된 놀이터 토양보다 각각 약 1~2배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크롬의 경우는 비방부목재 시설물이 설치된 놀이터 토양이 방부목재 시설물이 설치된 놀이터 토양보다 약 1.3배 높았다. 강원대 관계자는 “국내 토양오염연구의 결과도 시설물 종류 및 포면처리에 따라 토양의 중금속 농도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진 않았지만, 크롬을 제외한 7가지 중금속은 대조토양보다 높은 것을 확인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하여 토양의 중금속 농도와 시설물의 종류 및 표면처리 사이의 상관성을 밝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목재놀이시설 방부제 ‘범벅’
놀이터 시설에 수용성 비소계 목재 방부제 CCA(Chromated Eopper Arsenate)의 사용으로 인해 구리 성분인 구리, 크롬 및 비소와 페인트 중에 함유된 납 성분이 시설에서 노는 동안 손과의 접촉에 의해 쉽게 묻어나온다.

그 결과 손이 입으로 가는 행동을 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이와 같은 중금속에 쉽게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손바닥의 접촉에 의해 노출될 수 있는 중금속의 양은 시설물의 재질에 따라 따르게 나타났다. 방부목재의 구리, 크롬, 비소 및 납의 농도가 철재 시설물 보다 30~130배, 플라스틱 시설물보다는 100~300배 높게 나타났다.

건강 좀먹는 화학방부제 CCA
1930년대 이후에 사용되기 시작한 방부제 CCA는 목재를 미생물과 곤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어 온 화학 방부제이다. 이는 크롬(Cr), 구리(Cu) 및 비소(As)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리와 비소는 각각 살충제 및 살균제로, 크롬은 두 가지의 성분을 목재의 셀룰로오스 및 기타 나무의 구성 성분에 고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이 놀이터의 환경안전 관리에서는 놀이시설을 어떠한 재질로 된 것으로 만드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 들어서 아파트 단지나 공원에 조성되는 어린이 놀이시설에 CCA로 방부 처리된 목재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때로는 표면을 코팅이나 페인팅을 하여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와 같은 목재의 사용으로 인해 어린이들의 중금속에 대한 노출이 우려되고 있다.

화학물질 중에서 규제가 요구되는 물질은 페인트 내에 함유되어 있는 납과 방부목재 시설에 함유되어 있는 방부제 성분들이다. 이미 페인트 내의 납은 ‘품질경영및공산품안전관리법’에 의해 규제되고 있다. 한편 국내 목재시설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방부제에는 비소계 목재방부제(CCA), 크레오소트, 유기주석 산화물 등이 있으며, 이 중에서 규제가 강화되어야 할 목재방부제는 CCA이다.

CCA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1980년대 초이다. CCA의 구성성분인 오산화비소(As2O2)는 유해물질관리법에 의해 취급제한 유독물로 관리하고 있으나(환경부고시 제96-75), 목재방부제인 CCA 자체는 공산품 제조 첨가용으로 해석되어 제조, 수입 및 판매가 허용되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CCA를 포함한 방부 목재의 사용 기준을 고시하여(2003년)시행/하고 있을 뿐, 아직 적극적인 규제는 하고 있지 않다.

최근의 국내외 연구 결과에 의해 어린이 발암가능성이 확인되어, 어린이 노출이 우려되는 시설에서의 사용이 금지 조치가 시급해 보인다. 한편, 금년부터 방부목재의 추가적인 사용이 금지된다 할지라도 기전의 시설에 대해서는 어린이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막기 위해, 또한 환경으로의 용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표면에 적절하게 코팅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그 동안 규제되어 오지 않은 놀이터 시설에 사용되는 페인트 중에는 납을 포함한 유해중금속에 대한 적절한 규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놀이터 안전관리
야외용 의자, 다리, 목조 주택, 놀이터, 나무 기둥 등 한 때 전체 목재 75%를 CCA로 처리해 사용했던 미국은 2002년 2월 미국 환경보호청은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사용을 중지할 것을 공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2004년부터 어린이용 놀이터 등 사람이 직접 접촉하는 곳에 사용할 수 없게 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U.S.COSC)는 어린이 놀이터에 대한 안전관리지침을 마련했다. 지침에 따르면 놀이터 시설물에 사용되는 모든 페인트 및 이와 유사한 마감재들은 페인트의 납함량과 관련한 현행 CPSC 규정(건조 중량비 0.06% 또는 600ppm)을 준수해야 한다. 제조자는 놀이터 시설과의 접촉 결과로서 사용자가 시설 표면에 처리된 보존재 또는 기타 처리재의 유해한 양을 섭취, 흡입, 흡수하지 않음을 보증해야 한다.

한편, 화학 방부제로 처리된 목재 표면으로부터 비소의 노출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다양한 코팅기술들이 제시되어 있다. 1~2년 정기적으로 목재에 유성 반투명 스테인류와 같은 투과성 코팅을 칠하면 목재로부터 유해성분의 이동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도 부스러지거나 벗겨지기 쉬워 묵재 방부제에 대한 노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완전하진 않다.

한편, 현재 어린이 놀이터 시설로부터 노출될 수 있는 유해물질로부터 어린이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선 어린이들이 스스로 놀이터에서 납 함유 페인트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토양을 통한 유해성분의 섭취·흡입을 줄여야 한다. 미국 EPA는 억지로 놀이시설을 긁지 않고 외출 후 손발을 잘 씻는 등 놀이터에서의 어린이 건강보호 수칙을 표1 과 같이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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