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현재 우리들에게 풀어야 하는 숙명적 과제는 환경이다. 환경이 우리 삶의 모두를 좌우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늘과 땅의 가득찬 것은 나의 몸이고, 하늘·땅을 이끌고 나가는 것이 나의 본성이다. 나는 여기서 아득하게 작지만 하늘·땅과 한데 섞여져서 그 가운데에 있다.” (張載의 「西銘」에서)
현대의 난제 중의 하나는 환경문제이다. 대기오염과 수질오염 등이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이러한 환경문제의 주된 원인은 인구 증가와 자연자원을 현명하게 활용치 못한 인류의 발달사에서 찾을 수 있다. 자연자원관리에 대한 지혜를 모을 때이다. 본고에서는 조선시대의 자연자원관리체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자연관과 통치이념
서양의 자연관이 기계론적이라면 동양의 자연관은 도덕적이고 유기적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사상은 우주 만물이 어떤 한 가지에 근거하여 생성 분화되어 다양한 형태를 띠게 되며 순리대로 서로 상호작용하고 협력하여 균형을 이룬다는 본체론으로 요약할 수 있다. 본체론에 입각한 자연관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 즉 자연을 인간생활의 모범이나 정형으로 파악하는 자연중심의 자연관이라 할 수 있다.
우주만물 속에서 인간은 하늘(天)을 절대지고(絶對至高)의 가치체계로 보고 천의 도에 순응함으로써 天人合一의 이상을 진리로 삼는 것이다. 이는 자연세계와 인간을 대립적으로 보는 서구 사상과는 판이한 것이다. 조선시대의 통치 이념은 성리학이다. 따라서 성리학의 자연관이 조선시대의 자연자원관리체계에 영향을 미쳤다.
성리학의 자연관은 하늘에 관한 것과 동식물에 관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늘이란 전체적인 의미의 자연과 천명에 관련된 자연을 의미하며, 동식물에 관한 것은 개별적 대상으로서의 자연과 이용의 대상으로서의 자연을 의미한다. 천명은 재이(災異)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예를 들면, 군주가 덕을 베풀지 못하면 가뭄이나 홍수가 나고 물고기가 변괴를 부리는 것 등이다. 인간이 동식물보다 우위에 있지만 그 이용에 있어 선악을 가려야 하며 하늘의 뜻에 어긋나면 안되는 것으로 보았다.
자연도 경(敬)의 대상으로서 이용시 택시(擇時)와 택물(擇物)을 한 것이다. 이러한 성리학적 자연관에 고려시대에 풍미했던 풍수지리사상이 조선시대 자연자원관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도읍을 정할 때 풍수에 입각했다는 이야기나 능(陵)의 위치를 정할 때 풍수를 보았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 준다.
풍수지리사상이란 자연으로부터 재앙을 피하고 슬기롭게 이용하자는 생태론적 토지관의 표출이다. 이러한 사상체계에서는 자연을 착취하거나 학대할 수 없다. 조선시대의 자연관은 기본적으로 자연을 착취와 개발의 객체로 보기보다는 조화와 어울림의 주체로 대하게 되었다. 조선시대의 자연자원관리체계는 이러한 한국인의 태도를 잘 반영하고 있다 하겠다.
治山·治水
산은 국가와 백성에게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고 생활의 터전이 되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 걸쳐 엄격히 관리되었다. 한편으론 소나무·유실수·동식물 등의 산림자원을 보호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였고, 다른 한편으론 풍수지리적 차원에서 산을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소나무는 배와 집을 짓는 자료가 되므로 엄격하게 관리되었으며 뽕나무·유자나무·오동나무·대나무 등도 관리대장까지 마련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였다.
나무의 관리를 위해 송충이를 구충하기도 하였다. 또한 시장(柴場)의 사유화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다. 노루나 고라니와 같이 나라의 제사에 필요한 동물을 확보하기 위하여 일종의 군사훈련장과 수렵금지구역인 강무장(講武場)을 설정하여 일반의 출입을 제한하기도 했다. 풍수적 차원에서 산을 관리한 경우로는 왕능의 보호와 산맥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관리 태도를 들 수 있다. 왕능 주위에 보호구역을 설치하여 경작과 화전 등을 금지하였으며 국운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산맥에는 재식과 보토를 하였다.
물의 관리는 현대의 환경행정과 달리 수질보다는 수량과 형태의 보호에 초점을 두었다. 농업용수의 확보와 재해방지 그리고 물고기를 양식하기 위하여 저수지를 만들고 제방을 축조했다. 제언(堤堰)은 수령이 매년 춘추에 관찰사에게 보고하고 수축하며 주위에 나무를 심어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하였다. 제언에서 나무를 베고 경작하는 자는 장 80에 처하고 거기에서 얻은 이익은 몰수하였다. 산과 마찬가지로 물도 풍수적 차원에서 관리되었다. 다음 사례는 물의 관리가 국가와 일반백성의 이익을 위하여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만약에 크게 가는 해에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저수의 준비가 없이 가만히 앉아서 논밭이 말라 들어가는 것을 보다가 농사를 실패한다면 매우 옳지 못한 일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적당한 곳을 골라 제언을 많이 쌓아서 관개에 이바지하고 겸하여 고기를 길러서 대비케 하소서. … … 백성이 전지를 경작하는 시기가 이르기 전에 두세 곳을 쌓게하여 만약 미치지 못하면 또 추수하기를 기다려서 다시 쌓게 하소서. 그 도감은 비록 역사가 끝나더라도 혁파하지 말고 봄 가을로 돌아다니면서 수축하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자연자원관리의 목적(실용적·풍수적)
국방과 생활의 필요성 때문에 자연자원을 관리한 실용적 목적과 군함을 건조하기 위하여 금산(禁山)내 100년 미만인 소나무는 벌목치 못하게 한 국방의 목적이 있다. 도성과 지방에 금산을 두어 나무를 보호하게 한 것이다. 시장 또한 관청과 민가에 땔나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하여 관리하였다. 강무장은 나라의 제사에 필요한 동물을 사냥하거나 군사를 조련시킬 목적으로 설정되었다. 또한 물도 저수지의 축조를 통해 농업용수의 확보와 물고기를 기르기 위하여 관리의 대상이 되었다.
산림자원 중에서도 소나무에 대한 보호정책은 역대 왕조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이를 위하여 일정한 지역에 금산을 두었고 벌목 후에는 재식(栽植)을 하였다. 이들 금산은 서울 주위의 산은 물론 왕릉이 있는 산 또는 주요 지방에 설치되었는데 왕릉이 있는 산과 서울 또는 지방 관아의 안산(남쪽의 화기를 누르는 남산을 말함)은 특별히 보호를 받았다.
조선시대 자연자원관리의 한 특징은 풍수지리적 차원에서 산과 물이 관리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사산(四山)조선시대에 서울 성내에 있던 사방의 산지를 가르키며 각 군영에서 사산참군(四山參軍)을 두어 관리하게 하였다. 성내에서의 산과 물의 관리는 지방에 비하여 풍수적 성격이 보다 강하였다. 왕릉과 연계된 산맥과 수맥은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어 일반인들이 돌 하나라도 마음대로 채굴할 수 없었다.
국운을 지키기 위하여 산을 복토하고 수맥을 바꾸는 경우까지 있었다. 다음은 도성 내·외의 산에서 풍수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채석을 금하자는 음양학 훈도 전수온의 상서에 대해 풍수학 제조가 의견을 알린 경우이다.
… 경상도와 전라도의 감사(監司)가 주변 산(山)의 마른 소나무를 베어다 소금을 구워 진구하는데 보충하도록 계청하였는데, 남구만이 한 번 허락하게 되면 그 형세가 틀림없이 지나치는 데 이를 것이므로, 결단코 허락할 수 없다고 하여, 마침내 그 청을 허락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때에 이르러 판윤(判尹) 민진장(閔鎭長)이 탑전(榻前)에서 그 말을 꺼내자, 임금이 여러 신하들에게 하문(下問)하였다. 유상운ㆍ윤지선(尹趾善)은 그것을 허락하게 하려고 하고, 여러 사람의 의논도 허락할 만하다고 말하는 이가 많았는데 최석정은 그것을 어렵게 여겼으며, 이세화는 더욱 그것이 불가하다는 것을 극력 말하기를, “돈과 곡식의 경우는 비록 곳간의 것을 모두 기울여 쓰더라도 풍년을 만날 것 같으면 1, 2년 사이에 예전처럼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재(船材)는 수 십 년을 기르지 않으면 이룩할 수 없는 것이니, 하루아침에 벌거숭이 산이 되게 할 수는 없습니다”하니, 임금이 허락하지 말도록 명하였다. …
도성내 사산과는 달리 지방의 금산들은 주로 실용적 목적으로 관리되었다. 소나무의 보호 육성, 관에 공급하는 특산물의 재배, 그리고 군 전략상의 요새지 등으로 관리되었다.
법체계(法體系)
자연자원의 관리와 관련된 법 항목들은 크게 공률·실시·형전·공전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공률편(工律篇) 도결하방 항목
이 규정은 하천의 제방과 관련되어 있다. 그 내용을 보면, 하천의 제방을 붕괴시킨 자는 장 100대와 3년형에 처한다. 이로 인하여 유실한 물건의 가격이 중하면 절도에 준하여 처벌하되, 팔뚝에 절도라고 새기는 형벌은 면제한다. 이로 인하여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자는 고의로 살상한 예에 준하여 처벌한다(대명률).
<표 1> 법전명별 실록에 수록된 자연자원관리 관련 사례

실시편 불수제방 항목
이 규정도 하천의 제방과 관련이 있다. 하천의 제방을 수리하지 않았거나 수리하였으나 시기를 잃은 경우는 담당공무원은 각각 태 50의 형에 처하고, 만약 사람이 사는 집을 파손하고 재산이 유실되게 하면 장 60에 처하고, 이로 인하여 사람이 죽거나 다치게 한 자는 장 80에 처한다. 그러나 급격한 장마비로 인하여 제방이 붕괴되어 불가항력의 천재지변인 경우는 예외로 한다(대명률).
형전편 금제항목 . 재식항목
刑典篇 禁制項目 . 栽植項目
금제항목(禁制項目)에는 자연자연관리와 관련된 규정을 어겼거나 맡은바 직무에 태만했을 경우에 처벌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공조는 과수원을 지키며 이를 훼손한 때에는 그 양에 따라 처벌한다. 한양의 용산·한강 등에서 과수원을 밟아서 훼손한 자는 사냥금지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대전속록). 4대산을 조사할 경우 감독관은 표내에 바위돌을 채취한 것이 있으면 적은 양이라도 파직시킨다라는 조항이나 삼각산에서 내려오는 산맥에 함부로 바위돌을 채취하면 비가 와서 언덕이 무너지고 산등성이가 떨어져서 장차 걱정이 되므로 이를 각별히 금지한다 등의 항목이 있다.
재식항목(栽植項目)은 산의 나무와 과수원의 관리에 관한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다. 각 관아내에 있는 과일나무는 그루 수를 세어 장부를 비치하고 본 조에서 함께 조사한다. 경상도·전라도 연해의 각 고을에 있는 홍귤나무·귤나무·유자나무는 매년 가을에 관찰사가 임시 직원을 지정하여 간수하게 하되 그 숫자를 갖추어 계문한다(전록통고).장원서(掌苑署)과수, 채소, 화초에 관한 사무를 맡은 공조의 속아문은 전국의 과수원에 담당자(園直)을 선별하여 보살피고 지키게 하고, 공무원은 이를 살핀다. 강화, 남양, 개성부에서는 본서의 남자종을 선별하여 정하고, 과천, 고양, 양주, 부평은 부근의 주민으로서 나누어 정하고 잡역을 면제해 준다(대전속록, 속대전).
공전편 교로항목. 잡령항목. 시장항목
工典篇 橋路項目. 雜令項目. 柴場項目
교로항목은(橋路項目) 도로와 다리 그리고 하천 등의 관리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도로에 오물을 방치하는 경우에는 본부(병조와 한성부)의 공무원과 관령(감독공무원)을 처벌하고 이 도랑을 마음대로 파헤치거나 더러운 물건으로 막아 놓으면 상급관청의 공무원까지 처벌한다. 하천·못·늪은 부근에 사는 주민에게 책임을 나누어주고 이에 관한 장부를 비치하여 관리한다. 길 양쪽의 도랑의 넓이는 2자씩이다. 이때 사용하는 자는 영조척(주척의 1.5배정도, 약 30센티미터 전후의 건축용 자)을 사용한다. 관리는 강이나 못·성벽 부근에 사는 주민들에게 맡기고 장부에 적어서 의무를 지도록 한다(경국대전).
송기교(다리)에서 장통교에 이르기까지는 훈련도감에서, 장통교에서 태평교에 이르기까지는 금위영에서, 태평교에서 영도교까지는 어영청에서 각각 관할하며, 사산의 參軍은 이를 나누어서 돌아다녀 봐야하고 하수구 등에 물이나 모래가 막히거나 석축이 무너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관할 관청에 보고하여 고치게 한다(대전통편).
잡령항목(雜令項目)은 자연자원 관리와 관련하여 제반 사항을 열거하고 있다. 경도의 성은 곁에 가까이 사는 사람에게 나누어주어서 간수하게 한다.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사산 감역관이 산지기로 하여금 나누어 맡게 하고 보고한다. 사산 산지기는 넓은 산에는 7인, 좁은 산에는 5인을 따로 정하고 본조에서 패를 주어 순행하면서 산지기가 함부로 포고하거나 뇌물을 받고 도로 놓아준 자와 부지런히 포고하지 않은 자는 한성부가 추고하여 논죄하고 산지기로 인한 일이면 작벌인과 산지기는 제서유위율(制書有違律)로 논죄하고 작벌인에게는 그가 작벌한 수에 따라 값을 징수하여 고발한 자에게 준다(대전속록).
한성부 낭관이 사산을 분담하여 단속한다. 가옥의 대지가 사산에 접하였으면 관상감으로 하여금 산등성과 산기슭을 살펴보아 금기처에 임박하였으면 끊어주지 못하며 이를 속여서 집을 지은 자는 처벌하여 철거하도록 하여야 한다. 매월 본조 낭관이 사산을 순시하여 송·잡목 50조 이상이 작벌되었으면 감역관을 아울러 심문을 해서 논죄한다. 모든 영선을 위하여 석재를 채취하는 곳은 본조 및 한성부 관상감에서 함께 심사를 하여 정하되 금기하는 곳을 제외하고는 채취하도록 한다.
시장항목(柴場項目)은 산의 땔나무 관리와 관련된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각 관아별로 시장의 범위가 규정되어 있다. 모든 관가는 수변(한강 연변으로 추정)에 시장을 지급한다. 봉상시·상의원·사복시·군기시·예빈시·내수사는 모두 주위 20리고, 내자시·내섬시·사제감·선공감·소격서·전생서·사축서는 모두 15리이고, 사포서는 5리이다. 全
<관리방식, 행정체계, 관리 실태는 다음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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