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 목(治木)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7-05-16 17: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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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건축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건물의 겉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속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여기서 ‘속’이라는 것은 건축의 내부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건축이 완성될 때까지의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조영되는 과정이라든가 목재를 다스리는 치목, 그것을 가공하는 연장의 사용 등을 말하는 것이다.
이번 달에는 한국의 건축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치목과 관련된 것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이종은 (한국전통직업전문학교장)

치목(治木)
먹줄을 놓는 일은 용도와 쓰임새에 따라 선별된 목재들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쓰기 위하여 재단하는 일, 즉 나무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일이다. 이 작업은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고 오랜 경륜과 경험을 가진 도편수만 가능한 일이며 깎을 부분과 떼어낼 부분 등을 신중하고 진지하게 정해야 한다.

특히 어떻게 마름하느냐에 따라서 건물의 윤곽과 모양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안전과 정확한 맞물림, 견고한 완성과 빠른 공기 단축, 경비의 절약과도 연결되는 일이어서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치목은 한옥을 짓는데 가장 핵심적인 일이며 큰 동작은 없지만 섬세하고 세밀한 표현과 정확한 안목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먹줄이 놓인 나무를 그 먹줄에 따라 다듬는다. 진정한 의미에서 나무가 자재로 바뀐 순간이며 이제 다듬어진 나무는 그 운명이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먹줄이 놓이고 그 형태대로 다듬어지지 않는다면 나무는 그대로 조립되어 집이라는 형태를 갖게 마련이다. 나무가 다듬어진다는 것은 이제 완전한 가치와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는 너무나 중요한 의미를 말한다. 이제 나무는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을 지니게 되었다.

목수에게 있어 나무란 소중한 생명체
나무를 운반하는 것 또한 중요한데 그 작업은 물건을 나르는 것처럼 쉽지 않다. 먼저, 밧줄로 묶어서 끌어당기고 쌓을 때는 굴려서 이동한다. 높이 쌓을 때에는 사다리처럼 걸침목을 걸치고 줄을 밑에서 감아 위로 굴려가면서 끌어올려야 한다. 이때 밑줄은 뒤쪽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혼자서 나무를 굴릴 때에는 X식으로 옮긴다. 통나무를 길이 방향으로 옮길 때에는 양쪽에서 가위처럼 넣고 앞뒤에서 들어 옮긴다.

한옥을 짓는 목수가 나무를 다루는 자세는 미켈란젤로가 평범한 돌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불멸의 작품을 만든 것 만큼이나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나무는 여유분이 없다. 그러므로 기둥은 물론 서까래 하나라도 반드시 꼭 필요한 만큼만 사용해야 한다. 나무의 쓰임은 나무가 생존시의 방향으로 세운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자기의 방향을 찾아가려는 본성으로 마르면서 뒤틀리고 터져 집이 기울어진다. 나무는 전건 상태를 기준으로 다루는데, 전건 상태란 수분이 85~90° 빠진 상태를 말한다.

서까래(椽木)
‘서까래’란 ‘비탈진 지붕에서 지붕면을 만들기 위해 용마루의 마루대로부터 건물의 가로 방향으로 도리나 들보 위에까지 걸쳐 지른 나무’를 말한다. 요즈음의 콘크리트 건물에서는 ‘서까래’를 볼 수 없어 ‘서까래’는 잊혀져가는 단어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서까래를 올리는 과정에서 지붕의 틀이 잡히므로 한옥을 짓는 과정에서 중요한 공정이다. 처마의 곡선을 잘 살려야 한국의 전통을 한층 더해주는 아름다운 지붕이 나오기 때문이다.

서까래[椽木]는 처마도리와 중도리 및 마루대에 지붕물매의 방향으로 걸쳐 대고, 지붕널을 덮는다.(개판) 서까래는 보통 원주지름 12-15cm 를 30cm 간격으로 도리에 큰 못질한다.(연정) 서까래의 이음은 도리 위에서 맞댄이음으로 큰 못질하고, 이음 위치는 서로 엇갈리게 한다.

지붕 귀에 오는 서까래는 길이가 모두 다르며, 추녀 옆 또는 위에 큰 못으로 박는다. 귀서까래는 일반면에 있는 서까래에 평행으로 걸 때와 귀의 한 점에 부챗살처럼 되게 걸기도 하며,(선자연 서까래) , 방사형으로 댄 것을 말굽서까래[馬足椽]라하며, 부챗살 모양으로 댄 것을 선자서까래[扇子椽]라고 한다.

서까래 깍을시의 주의 사항
서까래는 깍는 순서가 중요하며, 깍을 때의 주의사항이 필요하다. 상품을 만들때 가장 중요한 것이 어떤 재료를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듯이 서까래를 깍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이 원목이라고 할 수 있다. 가능한 원고와 말고의 지름이 차이가 없는 것을 고른다.

준비된 원목은 양마구리를 부재방향으로 수직으로 절단하여 도랭이를 원구와 말구에 대고 둥근원형의 도랭이를 먹칼로 그린후 전기홈대패로 거친다듬을 한후 전동대패로 중간마무리를하여 손대패로 잘 마무리하여 서까래 만들기를 끝낸다.

서까래 깍을 때는 수평을 유지하며 4자 간격으로 우마를 설치한다. 수평조정시 우마 밑에 고임돌을 설치하지 말고 땅을 파서 높이를 조절한다. 깎을 서까래는 원구 말구를 구분하여 모두 우마 위로 옮겨 놓는다. 우마 위에서 원목 굴리기, 옮기기, 돌리기 등을 요령 있게 한다. 말구와 원구가 뒤바뀐 경우에는 말구를 들어 올려 인접나무에 걸쳐 중심축이 걸리게 한 후 돌린다. 모든 작업은 혼자서 익혀야 한다.

기계 다루기는 서둘지 말고 천천히, 정확히 깎는 요령을 터득한다. 원구나 말구의 면은 수직으로 다듬은 후 작업한다. 이때 톱은 나무 등걸의 튀어나온 가지를 정리할 때 사용하는 체인톱을 활용한다.

또한 용도에 따라 등과 배를 구분하여 깍는다. 원구쪽이 우선 등이 되게 계획한다. 그러나 원구쪽의 끝이 완전히 원형이 되면 목재가 약해 질 수 있으므로 도랭이를 조정하여 원구의 밖으로 나오더라도 전체적으로 부재가 강하게 한다.
등과 가슴은 원구와 말구에 나오지 않도록 옆으로 보낸다. 도랭이를 대는 위치에 따라 나무의 가공이 달라짐으로 목수는 가는 나무를 크게 깎도록 노력 연마해야한다.

서까래 쌓기
깍은 서까래를 적당한 장소를 정하여 야적장을 마련한다. 바닥은 평평히 정리하고 곧은 나무를 2줄로 깐다. 다듬은 서까래의 첫장앞에 쐐기로 고정한다. 1줄을 연이어 깔고 막장 뒤에도 쐐기로 고정하여 구르지 않게 한다. 1줄로 깔고 같은 방향으로 계속 깔려면 널빤지를 직각방향으로 2줄 깔아 구르지 않게 한 다음 다시 같은 방향으로 다듬은 서까래를 쌓는다. 이때에도 첫장과 막장에는 쐐기로 고정한다.
서까래 쌓기시 주의하여야 할 것은 4치 5치 서까래를 구분하고, 길이별로 구분하여 쌓는다.

장연과 동연의 치목
장연과 동연에 사용할 연목은 곧은 부재보다 약간 휘어진 것이 좋다. 연목은 수평상으로 도리 상부에 얹혀지며, 가운데에서 좌 · 우로 조금씩 치켜 올려지는 처마의 앙곡을 고려할 때 약간 휜 부재가 시공하기 좋다. 팔작지붕이나 모임지붕 구조에서 추녀가 있는 건물이 그러하다. 맞배집일 경우에는 연목을 곧은 부재로 사용하면 시공하기 편리하다.
맞배집은 처마의 앙곡이 없다고 보며 착시현상을 고려할 때 좌· 우 양쪽 끝만 살짝 들어주어 안정감을 유도한다.

장연은 긴부재로 주심도리와 중도리에 빗걸리며 처마내밀기를 이루는 지붕가구재이다. 또한 외부들의 기와 얹기에 있어서도 용마루, 추녀마루, 내리마루의 기준이 됨으로 서가래 걸기는 매우 중요하다. 서까래의 치목은 건물의 형태에 따라, 직재가 적합한지 휨부재가 적합한지 선정하여 치목한다. 장연은 가슴은 하늘을, 땅은 등을 땅을 보게 하며, 동연은 등을 위로 보게 하여 걸어야 한다. 따라서 휜 부재를 억지로 골게 깎을 필요가 없으며 많이 휘어졌다고 염려할 필요가 없다.

즉, 추녀 쪽이 가까울수록 휜 부재가 더 중요하다. 주심도리(상단)와 서까래(하단)가 맞닿는 부분 쯤에는 말구와 원구의 굵기보다 정도 굵게 하여 휨이나 부러짐을 줄이며, 미관으로도 곧게 깎을 것보다 조금 배가 불어도 좋다. 이렇게 하는 목적은 건물의 수명을 요구하는 쪽이 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동연은 대부분 짧게 쓰여지므로 단연이라고도 한다. 단연은 등을 위로 가슴을 아래로 하여 쓴다. 거의 직재로 깎아 거는데 가운데가 장연처럼 5정도 굵게 깎아야 한다. 한옥의 부재는 각기 조금씩 달라도 각각의 부재가 서로 어울려 집이 완성된다. 서까래는 굽은 부재라도 그에 맞게 쓸 수 있다. 수평재용은 옹이가 적어야 하며, 옹이가 많은 원목은 수평재로 쓰지 말고 수직재로 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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