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끝자락을 잡는 시~원한 국물 그 속에 담백함 홍합!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7-02-13 17: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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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채(殼采), 주채(珠采), 합자, 열합, 섭조개, 동해부인 등 별명도 오만 가지 홍합. 그 생김새로 인해 여성을 상징하는 조개로 불려왔다. 오래 전부터 한창훈의 소설 ‘홍합’을 비롯해 많은 글 속에서 홍합은 여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조개로 등장하고 있다. 삶으면 투명하면서도 뽀얀 국물이 우러나고 노란 속살은 단백한 맛이 일품이다. 단맛이 나기 때문에 국에 넣거나 젓을 담가 먹어도 그만이다. 홍합은 겨울철에 먹는 것이 안전하다. 5~9월에 채취한 홍합엔 마비증상, 언어장애, 입 마름 등을 일으키는 독소(삭시톡신)가 들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을 낳기 전인 늦겨울부터 봄(2월~4월)까지가 제철인 홍합에 대해 알아보자.

빈혈, 간을 위한 맛 좋은 치료약
식품으로는 비타민(B12, B2, C, E, 엽산)과 미네랄(철, 요오드, 셀레늄 등)이 풍부해 철, 비타민 B12, B2, 엽산 등이 부족해 빈혈이 생긴 여성에게 권장할 만하다. 항산화제인 비타민C, A, 셀레늄이 몸속의 유해 산소를 제거하므로 노화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간 기능을 좋게 하는 타우린도 상당량(생것은 1백g당 9백74㎎, 말린 것은 2천1백㎎) 들어 있다. 말린 홍합 1백g엔 우수한 단백질이 56g이나 들어 있다. 지방 함량도 10g 가량 되나 이중 80%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좋은’지방인 불포화지방이다. 1백g당 열량은 생것은 66㎉, 말린 것은 3백73㎉로 한방에선 홍합을 보약으로 즐겨 썼다. 비록 보기에는 흉하고 부끄럽게 생겼어도 우리 몸을 좋게 해주는 건강식품이자 치료약품으로 여긴 것이다.

대대손손 전해지는 홍합의 효능
우리나라 바다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만큼, 여러 고서와 한방서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콧수염을 뽑아 난 상처는 수염을 태워, 음부에 상처가 생기면 홍합의 수염을 따뜻하게 해 바르면 효험이 있다. 맛이 감미로워 국을 끓여도 좋고 젓갈을 담가도 좋으나 말린 것이 가장 몸에 좋다’고 적혀 있다.
규합총서에서는 ‘바다에서 나는 것은 다 짜지만 유독 홍합만 싱거워 담채(淡菜)라고 하고 동해부인이라고도 한다’고 기록한다. 중국 사람들이 옛날부터 동해부인(東海夫人)이라 불렀는데 이는 홍합을 많이 먹으면 속살이 예뻐진다. 즉, 성적인 매력이 더해진다고 믿은 데 따른 것이다. 황필수의 방약합편에는 ‘오래된 치질을 다스리며 허(虛)를 보(補)하고 음식을 소화시키며 부인에게 아주 유익하다’고 했고, ‘간과 신장을 보하고 허약과 피로로 인한 어지럼증, 원인 불명의 요통에 좋은 약이다’고 다른 한방고서들에도 적혀 있다.
한편 ‘동의보감’엔 ‘오장(五臟)의 기운을 보(補)하고 허리, 다리를 튼튼하게 하며 성기능 장애를 치료한다. 몸이 허(虛)해 마르거나 해산 후에 피가 뭉쳐 배가 아플 때 유용하다’고 기술돼 있다.

홍합이 들어간 대표음식
홍합은 자라면서 필요에 의해 성전환을 하는데, 암컷은 적황색을 띠고 수컷은 유백색을 띠며 암컷이 더 맛있다. 강원도 북부 지역 사람들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토속음식 ‘섭죽’. 물에 한 시간 정도 불린 쌀과 홍합, 감자에 고추장을 풀고 물을 넉넉하게 저어 1시간 정도 끓이면 쌀알과 감자가 퍼지는데, 이 때 풋고추와 양파를 넣고 다시 끓여낸다. 맵싸한 맛이 입맛을 돋우고 쫄깃하게 씹히는 홍합의 살이 감자와 어우러지는 맛이 일품이다. 이외 백숙(홍합의 속살을 데친 것), 장아찌(홍합을 쇠고기와 함께 간장에 양념해 졸인 것), 죽, 초(마른 홍합을 불려 푹 삶아낸 뒤 양념을 해 만든 반찬), 탕(홍합에 국물을 바듯하게 해 끓인 국) 등이 홍합을 이용한 대표적인 음식들이다.
글/남해수산연구소 양식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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