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이맘때쯤 김은 맛과 영양이 제일 좋다. 김의 엽상체(葉狀體; 이파리 모양)는 겨울철에 잘 자란다. 겨울 김은 생산된 뒤 바로 가공하므로 세포가 살아 있다. 그 때문인지 김의 질과 맛은 겨울이 으뜸이다. 홍조류에 속하는 해조류로서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 주로 생산되는 김. 독특한 맛과 따끈한 쌀밥이 아주 잘 어울려 식욕을 돋우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즐겨 먹어왔다.
해태가 김이 된 사연
김의 한자 이름은 해태(海苔)이고 지금도 중국에서는 하이타이(海苔)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김 양식법을 창시한 사람은 김여익으로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의병을 일으켜 투쟁하다 임금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방황하다 1640년 태인도에 들어가 살면서 해변에 떠내려 온 나무에 김이 붙어 자라는 것을 발견하고 김양식을 시작했다. 김여익이 양식한 김을 하동장에 내다 팔면서 ‘태인도 김가가 기른 것’이라는 뜻으로 ‘김’이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이름으로 굳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김을 채취해 식용한 것은 최소 5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경상도지리지에 동평현(東平縣)·울산현(蔚山縣)·동래현(東萊縣)·장기현(長夔縣)·영일현(迎日縣)·영해도호부(寧海都護府)의 토산공물부(土産貢物簿)에 해의(海衣)라는 이름으로 실려 있고, 동국여지승람에는 전라남도 광양군 태인도의 토산품으로 기록돼 있다. 2차 대전 중 해안지방에 있던 일본군의 미군 포로수용소에서 김을 따서 식량으로 급식한 사실이 있는데 전쟁이 끝나고 전범들에 대한 재판이 벌어졌을 때 김을 먹인 사실이 포로에 대한 가혹 행위로 인정된 웃지 못 할 일화도 있다. 당시만 해도 김에 대해 알지 못했던 미국 사람들은 김을 구워 먹인 것을 얇고 검은 종이를 강제로 먹인 행위로 간주한 때문이다.
한 장에 영양가득, 당뇨 예방 효과까지
김은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여 쌀밥의 영양적인 결함을 보충해주고,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타우린 또한 다량 들어 있어 고혈압,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지방은 적은 편이지만 칼슘과 철, 인, 칼륨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예로부터 김은 위(胃)에 좋은 약으로 취급됐다. 본초강목(本草綱目)은 “청해태(김)는 위의 기(氣)를 강하게 하며 위가 아래로 처지는 것을 막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마른 김에는 1백g당 30~40g의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콩에 함유된 35g보다 많은 양이다. 채취한 시기에 따라서 품질이 다른데 일반적으로 겨울에 채취한 것이 단백질 함량도 높다. 비타민이 풍부해서 겨울에 푸른 채소가 부족했던 시절에는 비타민 공급원으로 중요한 구실을 했다. 마른 김 1장에 달걀 2개 분량의 비타민 A가 들었고 마른 김 3장이면 장어구이 1접시와 맞먹는다. 눈에 좋은 비타민 A가 김에 1만2천IU(국제단위)나 함유되어 있는 사실을 우리 선조들은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다.
비타민 B1은 야채보다 많고 B2는 우유보다 많다.
김은 식욕을 돋우는 독특한 향기와 맛을 가지고 있는데 그 향미는 아미노산의 시스틴과 탄수화물인 만닌 등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비타민 B2는 일반적으로 동물성 식품에 많고 식물성 식품에는 적은 편인데 김에는 생선이나 고기만큼 들어있다.
김에는 노화, 암을 막아주는 항산화물질인 비타민 C도 밀감의 3배인 1백g당 93㎎이나 들어있다. 근래에는 김, 파래 등에 비타민U라는 항(抗)궤양성 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비타민U는 양배추에서 처음 발견된 뒤 위장약으로 상품화도 됐다. 김의 비타민U 함량은 양배추의 70배에 달한다.
마른 김에는 식이섬유도 37%나 들어 있다. 식이섬유는 음식물이 장(腸)에서 머무는 시간을 단축시켜 발암물질 등 유독물질과 노폐물의 체외 배출을 촉진한다.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느끼게 하며 당, 지방의 흡수를 늦춰 비만, 당뇨병의 예방, 치료에도 유용하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은 “동의보감에 맛은 달면서 짜고 성질은 차며 토사곽란으로 토하고 설사하며 속이 답답한 것을 치료하며 치질을 다스리고 기생충을 없앤다고 기술돼 있다”고 설명했다.
맛깔 나는 김, 고르고 보관하기
빛깔이 검고 광택이 나며 향기가 높고 불에 구우면 청록색으로 변하는 것이 상품(上品)이다.
청록색으로 변하는 것은 김 속에 있는 피코에리스린이라는 붉은 색소가 청색의 피코시안이라는 물질로 바뀌는 데다 엽록소가 퇴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에 젖거나 햇빛에 노출되면 이들 색소는 청록색으로 변하지 않고 향기도 없어지므로 마른 김을 보관할 때는 습기가 없고 서늘한 곳에 두어야 한다.
정월 대보름 풍습 가운데 취나물, 배추 잎이나 굽지 않은 김에 밥을 싸서 먹는 ‘복쌈(福裏)’이라는 것이 있다. 밥을 큼지막하게 싸서 먹는 것을 복(福)을 싸서 먹는 것으로 여겼다. ‘복쌈은 눈이 밝아지고 명(命)을 길게 한다’해서 ‘명쌈’이라고도 불렀다.
글/ 남해수산연구소 양식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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