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태로서는 우리나라의 대기환경은 절망적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하였으며, 특히 1982년부터 실시되는 제5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의 본격적 추진으로 비록 경제발전과 환경보전의 조화를 기한다는 기본입장이 국가시책 방향이었으나 그간의 경험으로 보아 환경개선의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무연휘발유와 저공해자동차에의 갈증
1984년 초 국회 보건사회위원회에서는 혈중의 납함유농도가 높다는 고려대학병원 어느 연구자의 보고서를 기초로 환경청에 대해 강도 높은 대책을 강구하라는 심각한 지적을 했었다. 사실, 그 당시 공식적이진 않았지만 서울지역의 구로공단 같은 지역은 납 오염도가 심각했고, 공장지역이 아닌 곳이라도 대도시는 납 오염도가 점차 상승되고 있어, 일본 신주쿠의 예와 같은 환경사고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교통공해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본인으로서는 무연휘발유를 사용하는 저공해자동차만이 우리나라의 납오염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안이라고 생각하여 이에 대한 자료를 수집 중이었다.
당시 자동차 댓 수는 78만대에 불과했지만, 자동차의 8할이 휘발유(유연) 자동차이고, 국민소득 수준의 향상에 따라 그간 자동차 보유 댓 수는 매년 20%이상씩 증가하고 있었다. 젊은 층은 전셋집에 살더라도 자동차는 가져야겠다는 것이고 그것도 좀 미끈한 중형 이상을 열망하고 있는 상태였으니 매일 출퇴근을 하면서도 항상 무연 휘발유를 사용하는 저공해자동차의 국내생산보급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 이에 대한 열망은 갈증이라고 해야 할 정도였다.
한편 이러한 갈증을 풀기위한 자료는 초기에는 국내에서 찾을 수가 없어서 답답함을 이길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이랄까 천재일우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1984년 WHO의 도움으로 미국·영국·독일 및 일본의 환경부처, 자동차 연구기관, 자동차회사 및 삼원촉매 장치제작회사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우물을 1984년에야 찾게 된 것이다.
우물에서 갈증해소 방안을 찾다
방문은 예정대로 진행되었으나 자료 확보만으로는 겨우 물을 뜨는 도구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저 방문처들의 경험과 수집된 자료에 의하여 그 윤곽을 알 수 있을 뿐이었다. 무연휘발유 보급과 저공해 자동차 생산의 성패는 무연휘발유 값이 관건이었다. 예컨대 미국은 그 당시 저공해자동차와 무연휘발유 보급을 시작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무연휘발유를 넣지 않아 저공해자동차제도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85년에 다시 미국 LA의 SCAGB(Southern California Air Resource Board)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이때에 저공해자동차의 시험방법, 무연휘발유 주입구가 유연휘발유 주입구보다 작아야 된다는 것(혼용방지차원), Recall 등의 구체적 지식을 습득하였다. 어떻든 이러한 두 차례 외국방문과 당시 얻은 자료를 가지고 정책수립을 위한 나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고 한편으로는 정책입안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대쉬이기도 했다. 스스로 지식부족을 절감하면서도 이를 급히 서둘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회고해보면 만약 그때 서두르지 않았으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지금과 같이 자동차 홍수를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 대기질은 어떻겠으며, 88올림픽을 어떻게 치룰 수 있었겠는가?
저공해자동차정책 도입으로 그릇을 빚으며
무모하다고 하겠지만 1984년부터 저공해자동차 도입준비를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서두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당시 대기오염은 황산화물(SOx)
이 가장 큰 문제였으나 국민소득 수준향상에 따라 연탄사용은 점차 줄어들 뿐만 아니라 청정연료공급이 이루어지면 SOx 문제는 해결되므로 국민수요가 가장 큰 자동차 배출가스오염의 주된 대기환경문제로 등장할 것이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서 저공해 자동차 보급은 그 생산에만도 3~4년은 걸리게 된다.
둘째, 국회에서 대두된 납오염 문제는 시급한 해결과제인데 무연휘발유자동차보급이 유일한 대책이다.
셋째, 88서울올림픽을 대기오염이 망친다면 국가적 망신인데 이 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결단이 필요하고 지금을 놓치면 시기적으로 다른 방안을 찾을 수 없다.
넷째,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는데 그나마 보유 댓 수가 적은 이 시점에서 다소 차량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저공해자동차화 하는 것이 경제적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다섯째, 우리나라는 이미 무연휘발유를 생산·수출하고 있으므로 무연휘발유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가격이 문제인데 휘발유 등 유가를 정책적으로 결정하는 바에야 유연휘발유보다 비싸지 않게 책정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내부의사는 일단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이를 부처 간 협의 및 전문가 의견조정단계에 들어갔을 때에는 심한 이견이 제시되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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