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어우러진 생태 학습장 세미원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11-16 10: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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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 향기가 바람에 흩날려 코끝에 닿는다. 아름다운 은은함의 주인공인 연향(蓮香)에 취해 석창원 건너편을 바라보니 문화와 환경이 어우러진 세미원이 보인다. 굽을 가진 신발은 잠시 벗어야 한다. 약한 지반 때문이라지만, 오히려 대신 신은 고무신에 정감이 간다. 높은 굽을 벗어버리자 겸손한 마음이 인다. 세미원에서 인파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예약해야 갈 수 있는 세미원은 가져온 음식, 자판기, 식당도 허락하지 않는다.

세미원에 들어서서 처음 만난 것은 세심교이다. 큰 다리가 아닌, 옥돌 빨래판으로 세운 징검다리다.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觀水洗心 觀花美心(관수세심 관화미심)’이라는 뜻을 가진 그곳에서, 몸과 마음을 정돈한 후 수생식물과 함께 어우러진 우리 문화를 만나야 한다는 의미가 깃들어 있다.

아름다움과 탁월한 수질정화능력을 가진 연
다양한 수생식물의 정화 능력을 연구하고 있는 세미원은 양평에 위치한 커다란 정원을 연상하게 한다. 연꽃으로 뒤덮인 드넓은 대지에는 6개의 커다란 연못과 산책로, 유상곡수 등 풍성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세미교를 지나 마주한 방에는 아기자기한 연못들이 있다. 연못 양 옆에 수생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고여 있는 물은 썩게 마련인데, 금붕어가 살고 있다는 것이 눈여겨볼만 하다.

온실을 지나, 한강과 마주한 정원에는 둥그런 잎과 꽃대가 수면위로 높이 올라와 수줍은 여인처럼 꽃을 피운 연꽃들이 따사로운 햇살에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연(蓮)의 정화 효능은 부레옥잠보다 훨씬 뛰어나며 기타 수생식물에 비해 질소와 인 제거 효능이 탁월하다. 때문에 하천 식재를 통하여 수질정화 및 아름다운 자연경관 창출을 통한 환경자원적 가치가 심대하다고 한다.

역사와 문화의 장
높다란 하늘과 두 줄기 강이 마주한 곳에 위치한 뜰에는 따사로운 가을 햇살아래 시원하게 물 춤을 추고 있는 한강청정기원제단을 비롯한 다양한 분수, 풍기대, 토기탑, 유상곡수 등이 있어 우리 문화의 정취가 흠뻑 느껴진다. 분수는 산소를 만들어 물을 정화시킨다고 한다. 이들 옹기나 백자 등을 이용해 만든 것은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한강물을 깨끗하게 만들겠단 의지다.

한강청정기원제단을 지나 들어선 문에 눈길이 머무른다. 벽에 세미원을 담은 그림 수십 점이 걸려있는데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미리 예약을 하면 단체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과 도구가 마련되어 있다. 초등학생부터 일반인에까지 자연학습, 환경 등에 관한 도서가 1,500여권 정도 비치된 자연학습도서관도 있다.

임금과 신하가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워놓고 술잔이 앞에 오기 전에 시를 지으며 풍류를 즐겼다는 유상곡수는 세미원 맞은편, 석창원에 있다. 석창원은 미리 예약을 한사람에게만 개방되며, 야생화도 심어보고 가꿀 수 있다. 석창원에는 조선시대의 과학적 영농을 엿볼 수 있는 정조시대의 온실, 이동식 정자 사륜정, 강희안 선생의 정원도에 나온 사대부 집안의 뒤뜰을 재현해 놓았다.

규제 아닌 보존을 위한 정책 필요
세미원이 위치한 양수리는 잡초가 우거진 묵밭(버려진 밭)이었다. 처음 실험장소로 채택되어 연이 물을 얼마나 정화시키는지, 국민들에게 연에 대한 아름다움을 심어줄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 버려진 밭을 개발하기 위해 (사)우리말가꾸기회(회장 서영훈)와 양평주민이 손을 잡고, 경기도의 예산을 받아 세미원이 조성될 당시 건교부와 환경부의 반대로 어려움에 직면했었다고 한다.

세미원이 위치한 이곳은 상수도 보호구역이라서 농약을 살포하는 것이 힘들며, 자연퇴비도 비점오염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생식물인 연꽃과 수생식물을 이용해 한강물을 정화시키기에 이르렀다. 세미원은 단순히 볼거리만 제공하는 곳이 아니다. 수생식물로 물을 정화시키는 기능과 생태순환고리를 실험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연잎, 연씨, 연근 등을 이용한 식품과 음료 등을 개발하여 제품의 산업화를 꿈꾸고, 잊혀져가는 전통문화가 복원된 장소이다.

다가오는 2007년에는 연문화관을 지어 공연, 문화, 연극, 전시회를 개최할 것이며, 세미원과 석창원을 잇는 용선이 띄워지고, 예약시 해설사를 동반할 예정이다. 세미원이 앞으로 ‘국민환경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를 기대해 본다.
서채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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