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와 백두산의 만남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10-21 16: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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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움직이는 선율
천년 오백년의 세월 다듬지 않은 생긴 그대로의 호방함으로 시선을 끌어당기는 것이 한국 도자기의 아름다움이라고 볼 때, 일묘 양구(梁龜)선생의 달 항아리는 자유분방한 한국 도자기의 시원하고 당당한 맛이 느껴진다. ‘힘차게 살아 움직이는 선율감’이 전해지는 달항아리는 가볍지 않고 따뜻하며, 단순하지만 허전하지 않고 담백하다. 보름달의 풍요로움과 후덕함을 닮아 가식이나 욕망 없는 작가의 정갈한 마음을 보여준다.

현대와 전통의 공존
보인행이란 ‘보통사람이 가는 길’이란 뜻이다. 일반적인 것에 대한 소중함을 지닌 이 말은 경기도 이천에 가마를 지을 때 한 선배가 지어준 것이다. 전남 무안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여주에서 도자기를 배웠다. 그 곳에서 전승도자기 요장에서 물레대장으로 일하며 도예가로의 기반을 다졌고 25세에 문학과 사상에 조예가 깊은 정형선씨를 만나 한국적 미감에 대한 눈을 뜨게 된다. 20세에 장인으로 입문하여 독학으로 일관한 도예가. 전국의 요지를 탐문하고 문헌을 섭렵하면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온 그의 끈덕진 실험정신은 주위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렇게 하여 얻어낸 것이 비색의 청자와 순백의 백자들이다. 그들 천연의 때깔과 형태미는 천 년 혹은 오백 년 세월의 간극을 메우기에 손색이 없을 만큼 한국적이다. 그는 옛 도자기를 재현 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문화에 대한 그의 관심은 독특하고 과감한 표현 방법으로 재탄생된다. 현대와 전통이 함께 공존하는 그의 작품은 남들과 다르게 세상을 표현하는 그만의 노력이다.

달항아리와 백두산의 만남
묵묵히 도예가의 길을 걸어온 일묘 양구선생은 올해 도예입문 20주년을 맞았다. 그의 2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는 백두산으로 인해 더욱 흥미롭다. 키가 1미터 가까이 되는 초대형 달 항아리를 빙 둘러 <백두산>이란 漢詩를 돋을새김(양각)하였는데, ‘열여섯 봉우리가 솟아올라…(중략)…백두산은 천하에 거룩한 곳이라’로 풀이되는 한시를 통해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칭송하였다. 가히 ‘위풍당당 달 항아리’와 ‘천하명산 백두산’의 만남이라 할 만하다. 크고 작은 100여 개의 달덩어리가 전시장을 압도하는 가운데, 열여섯 봉우리가 한 눈에 들어오는 백두산 사진이 작품전에 무게를 더한다. 이 사진은 한 장의 필름으로 인화한 5~10미터짜리 대형물로, 사진작가 김승환씨의 작품이며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일반에 공개한다.
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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