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한 과학기술을 토대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라는 패턴은 우리 인류에게 유래 없는 풍족한 생활을 누리도록 하고 있지만 우리가 알게 모르게 지구는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배출되어지는 막대한 폐기물의 더미에 묻혀 중병을 앓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한하게 여겨지던 자원들도 고갈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또는 위기를 늦추기 위해서는 소비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현대사회의 엔트로피는 이런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쉽게 허용하지 않을 것 같다. 따라서 폐자원의 적극적인 재활용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불행히도 재활용 역시 아직까지 그 활동이 만족할 수 없는 실정인데 문제가 있다. 2005년도 우리나라의 생활폐기물 재활용 목표는 46%였으며 이는 2011년에도 53%일 정도이다. 더구나 폐플라스틱 같은 경우는 재활용율이 실제로도 매우 저조하여 1990년도에는 9.3%에 불과하였고 2002년도에야 겨우 약 25%에 이르렀다고 추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종이 1 톤을 재활용하면 30년생 나무 17 그루를 살리는 효과도 있지만 석유 약 1,500 리터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알루미늄캔 1 톤을 재활용하면 보크사이트 4 톤을 새로 수입하지 않아도 되지만 100 W의 전기기구를 4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만큼의 에너지를 부수적으로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보크사이트로부터 새로운 캔을 만들 때에 비해 에너지가 1/25만 필요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파유리를 버리지 않고 다시 유리를 만드는데 사용하면 모래로부터 시작하는 것에 비해 에너지가 32%나 절감된다. 고철을 재활용하여도 70%의 에너지가 절감되는 것은 물론이다. 우리나라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율을 30% 정도로만 올려도 직접적인 재화 재창출이 연간 약 1천억 원이 추가로 되어진다. 매립지 수명 연장이나 소각비용 감소는 물론 각종 환경적 부하 저감 등을 모두 합하면 재활용의 효용성은 가히 어느 유망산업 못지않다는 계산이 금방 나온다.
오늘날 과학기술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자 경쟁력이지만 대덕연구단지에 근무하는 어느 공학박사의 고등학생 딸이 부모의 잔소리가 듣기 싫으면 “자꾸 그러면 나 아빠처럼 이공계 갈 거야”라고 위협(?)한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이공계의 위기’는 우리들 주변에 만연하여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과학기술자들 자신과 그렇게 길러낸 이과교육 자체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이 사회의 책임이 더 크다.
국가의 균형 잡힌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 인재의 등용 범위에 페이퍼웍이나 프레젠테이션에서 덜 세련되고 또한 어눌하고 고집 센 이공계 출신들도 적절히 수혈을 하자는 의견에 기꺼이 찬성을 한다. 그리고 우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거나 유망한 기술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데도 이의가 없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IT, BT, ST, NT, ET 및 CT 같은 유망기술에 RT(재활용기술)도 포함시키고 육성하여야 한다고 믿는다. RT는 휴대전화기를 만들거나 항공기를 만드는 그런 첨단산업은 아니지만 그런 것 못지않게 중요한 미래산업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오래 전 드럼통을 펴서 자동차까지 만든 우리의 재능은 반복실험을 통하여 완성되어질 수 있는 RT를 특화시키기에 적합하다. 특히 재활용은 시멘트 등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웬만한 원자재는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외환 유동성 위기가 닥치면 심각히 영향을 받는 여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재화창출산업이자 고용창출산업이다.
그러나 RT는 쓰고 버려진 폐기물로부터 오늘날 고도화된 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어려움을 안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재활용업체들은 매우 영세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중소기업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가족단위 공장이 대부분이며 사장이 생산담당자이자, 판매담당자이며, 또한 관리담당자이다. 이들에게 왜 기술개발이나 미래를 위한 연구를 하지 않느냐고 채근할 수가 없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자본이 많고 자체 연구인력을 갖춘 전자산업과 식품산업 등을 위해 국가가 지원하는 연구기관들은 있어도 전문재활용기술연구소의 간판을 단 곳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자원순환을 위한 중추기관임을 자임하고 있는 한국환경자원공사라도 RT 연구에 매진하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두가 RT에 관심을 갖고 육성하고 지원하는데 지금부터라도 인색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의 미래가 재활용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하기는 어려워도 심각히 의지하고 있다고 하여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국제 원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에 이를 것이란 처음에는 좀 엉뚱하게 들렸던 예상이 생각보다 너무 일찍 적중되고 있는 것처럼, RT를 홀대하다가는 다른 나라로부터는 물론 후손들로부터도 망신당할지 모른다는 게 이미 여러 곳에서 징조로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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