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Blood)를 상징하는 패류
피조개는 패류 중에서는 드물게 적혈구 속에 헤모글로빈과 흡사한 혈색소(血色素)를 함유하고 있어 살이 붉게 보여 피조개란 이름이 붙었다. 이런 연유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피조개 이름에는 붉다는 의미의 '적(赤)' 또는 'Red', 피(血)라는 의미의 'Blood'가 붙는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아카가이(赤貝), 영어권에서는 레드 셀(Red shell) 또는 블라드 클램(Blood clam)으로 불린다. 피조개는 '아크 셀(Ark shell)'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유래가 있다. 성경에 '창세기에 150일간 천지를 진동시킨 노아의 홍수 때 노아 가족과 동물들을 방주(方舟)에 태워 생명을 구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인간의 생명을 구한 방주가 바로 아크(Ark)이다. 피조개를 '아크 셀(Ark shell)'이라 부르는 것은 방주(Ark)가 인간의 생명을 구했듯이 피조개도 인간과 같은 적혈구를 가졌으므로 ‘인간의 생명을 구한 조개’ 내지는 ‘생명처럼 중요한 조개’라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 아닐까 추측된다.
지방간 예방, 빈혈 저혈압에 좋아
예로부터 인류는 사람을 닮거나 남근(男根), 또는 여음(女陰)과 형상이 유사한 동식물을 최고의 정력제로 여겼다, 피조개의 경우는 붉은 속살과 생명의 원동력인 시뻘건 피가 식욕과 성욕을 더 충동질하여 뭇 남성들의 사랑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피조개는 늦가을부터 봄에 걸쳐 채취된다. 2~3월에 가장 맛이 좋으며 봄이 되면 살이 여위어 맛이 떨어진다. 피조개는 타우린 함량이 7백80mg로 많아 시력회복 및 당뇨병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 또한 메티오닌과 시스틴이 합해진 함황아미노산의 함량도 대단히 높아 간 기능 향상과 피로회복 등에도 좋다. 더불어 글리코겐,단백질,비타민류,미네랄 등의 중요성분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빈혈에 중요한 약리작용을 한다. 특히 피조개에 함유된 베타인이라는 성분은 주객(酒客)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지방간을 예방하는 작용이 있으며,10mg(시금치 3.7mg) 가까운 철분을 지니고 있어 성인 하루 섭취 권장량 10mg을 충족할 수 있어 저혈압이나 빈혈이 있는 젊은 여성들이나 임산부에게 좋다.
오뉴월 풋고추에 가을 피조개
한방에서는 피조개가 '오장을 이롭게 하고 위를 튼튼하게 하며 식욕증진과 소화기능을 도와 주고,양기를 돋우며 갈증을 멈추게 한다'고 흔히 말하고 있다. 여기에 피조개만의 색깔과 피조개만이 갖는 특이한 탄력성 때문에 주로 날것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또한 미각,시각,영양가면에서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 속담 중에는 '오뉴월 풋고추에 가을 피조개'라는 말이 있다. 오뉴월 풋고추는 힘이 넘치는 젊은 남자의 성기를 상징하고, 물 오른 가을 피조개는 여자의 성기를 상징한다. 따라서 이 둘이 만났으니 아주 잘 어울리는 한 쌍, 즉 천생연분이란 의미다. '피조개 보고나서 애매한 양물(陽物)친다'는 속담도 있는데, '피조개를 보고 나서 남자들이 성욕을 일으켜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뜻이기도 하며 그만큼 피조개의 영양가치가 높음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다.
글 / 남해수산연구소 양식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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