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에 갈 때마다 몇 가지 느끼는 것이 있다. 수도권매립지가 확보되기까지는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오래전 일이기 때문에 생각나는 몇 가지만 기술하고자 한다. 수도권매립지는 일찍이 ’80년 환경청이 발족하던 때에 수도권매립지 확보를 위한 타당성 용역조사를 하면서부터 발의됐다. 당시 박준익 청장이 재직하실 때로 기억나는데 일본 동경도의 쓰레기매립지인 중앙방파제에 대한 보고를 했더니, 500만원의 용역비로 수도권에 매립지를 설치할 지역을 조사하라는 지시가 있어 용역을 착수했다.
그 때 수개의 지역이 매립지 가능지역으로 용역결과가 보고되었는데 그 중 1개 지역이 김포지구 해안지역이었다. 기억으로는 총면적이 120만평 정도가 가능했고 용역 결과를 기초로 대략적인 설치계획을 구상했고, 쓰레기 운송은 서울 수색역(난지도 옆)에 쓰레기 상차장을 설치해 경인선을 통해 부천역에서 매립지로 운송하는 철도를 신설하여 화차로 운송하는 계획으로 생각했다.
그 후 기관장 인사 등으로 인해 광역매립지 추진은 상당기간 답보 상태에 있었던 바, 수도권의 인구가 급격히 증가됨에 따라 서울, 경기(성남, 구리 등), 인천시는 폐기물 종말처리가 문제시되자 후보지역을 물색했으나 상이한 행정구역 등의 문제로 매립지에 대한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87년에 수도권매립지 확보를 환경청에 신청하게 되었다.
환경청에서는 일본의 중앙방파제(해안매립지) 등을 예로 해안매립지를 대상으로 잡고 6~7개 지역을 탐색한 결과 김포지역을 최종 선정 추진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박판제 환경청장의 뛰어난 역량과 과감한 추진력이 절대적으로 주효하여 630만평의 매립지를 동아건설 측으로부터 인수하게된 것은 지금 생각해보아도 기적적인 쾌거였다.
최종 매립부지로 ‘김포’선정
… 630만평 인수
환경청에서는 매립지 규모를 600만평으로 하는 수도권매립지건설사업계획을 확정하고 매립허가를 받아 매립을 추진하고 있는 동아건설과 수차에 걸쳐 협의하였으며, 1987년에는 농수산부장관 등과의 협의를 거쳐 매립장 사용을 확정했다. 그런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매립 허가권자인 동아건설과 매립지 매입 협의를 해야 하는데, 한국감정원 등에서 결정된 매입 가격이 합당치 않다는 이유로 동아건설에서 완강히 반대했다.
6~7차례의 회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동아건설에서 제시된 부대조건을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총면적 630만평에 매입가격은 450억원을 내용으로 하는 양도양수협약을 체결했다. 매립지 조성사업에 관련된 운반로와 적환장 건설공사 등은 동아건설과 수의계약하고 매립지 조정 관련 용역사업은 동아건설이 추천하는 업체와 수의계약하는 것을 부대조건으로 한 매립지 관련 협약서(협약서 제18조)를 근거로 매립지의 총괄을 환경관리공단에서 시행키로 하고 매립비용 450억원은 환경오염방지기금 150억원과 부족대금 300억원은 채권을 발행하여 동아건설 부지대금으로 지급했다.
당초의 구상은 수도권매립지를 환경관리공단 소유로 확보하여 시·도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은 물론 수도권 폐기물을 고도의 기술을 동원,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세계 최고의 현대화된 매립지로 운영·관리할 생각이었으나 그것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환경청·서울시 매입비 공동부담
… 450억에 매입
환경청에서는 부지 매입비로 발행한 채권 300억원과 이자를 경제기획원에 요청했으나 기획원에서는 담배 관련 모든 세가 지방세로 이관됨에 따라 요청한 예산 전액을 삭감하고 수도권매립지 사업비를 서울시에서 전액 부담토록 했다. 이에 따라 부지매입비를 환경청과 서울시가 공동으로 부담키로 결정하였고 기 투자된 환경오염방지기금 150억원 이외에 소요되는 잔액 373억원은 서울시가 부담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다. 환경관리공단과 서울시는 공유수면 매립 후에 취득될 토지 지분에 대한 문제와 매립면허 소유권에 대한 분쟁이 야기되어 수차례에 걸쳐 협의를 한 결과 매립 종료 후 취득되는 토지는 서울시와 환경관리공단의 부지보상비 부담비율(373:150)에 따라 지분을 분할 소유하는 것으로 하고, 매립 면허는 환경관리공단 이사장 명의로 사업이 진행됐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환경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수도권매립지조성위원회를 설치(’89.2.8)하였고, 폐기물관리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도권매립지건설본부를 발족(’89.3.20 )하여 공사를 추진했다. 거액이 소요되는 공사비는 서울시 100, 인천시와 경기도 각각 16의 비율로 부담키로 하고 총 공사비 339억원을 투자하여 5공구 중 1공구 공사를 ’89년 9월에 착공하여 ’92년 2월에 준공하게 되었다.
“쓰레기를 매립하는 여의도 ?”
수개월 전부터 준비해 온 준공식 날이 돌아왔다. 몹시 쌀쌀한 날씨였으나 다행히 맑은 햇살이 비치는 아침이었다. 당시 정원식 국무총리를 모시고 관계 부처 장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기관장 등 주요인사 300여 명을 모시고 보고를 하는 자리였다.
나는 열심히 연습했고 원고를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 준공식이 시작되자 자신감을 갖고 준비된 대로 브리핑을 하는 도중 몇 사람이 나를 보고 웃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속으로 완벽하게 보고를 마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당시의 한갑수 차관께서 내 곁으로 다가오시더니 다 잘 했는데 난지도를 여의도로 보고 했으니 국회의원들에게 실수한 것 같다는 것이다.
내용인즉 브리핑에 ‘총 면적이 서울시 쓰레기를 매립 처리하는 난지도의 7배가 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면적입니다’라는 원고를 “쓰레기를 매립하는 여의도의 7배가 되는 것”으로 보고를 한 것이다. 그 후 느낀 것이 있다면 매사에 자신을 가지면 실수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살아가는데 어느 정도 긴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수도권매립지는 총 5공구 중 1공구가 준공되었고, 1일 3만여 톤이 발생하는 수도권의 쓰레기 처리 문제가 해결되게 되었던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매립지를 전담하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발족,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쓰레기 처리 현대화를 가일층 발전시킨 것이라 하겠다.
김규응(당시 환경시설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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