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은 폐질환이나 암 같은 질병의 간접적 원인으로 지목돼 왔으나, 이처럼 직접적으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고 적응성을 서서히 약화시킨다는 연구 보고는 이번이 최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인간의 욕망에 의해 발생한 오염원이 다시 인간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오늘날의 현실은 새삼 충격으로 다가온다.
최근 연이어 보고되고 있는 중국발 미세먼지나 황사피해는 이제 대기문제가 어느 한 국가에 해당하는 국지적 환경현안이 아니란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다. 여타 환경오염과 대기오염이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의 하나가 바로 ‘無 경계성’인데, 이런 특성은 나쁜 대기질이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형태와 유사한 점이 많다.
즉,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의 미세먼지는 비단 호흡기에만 영향을 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심장질환이나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에도 악영향을 준다. 또한 우리 아이들 4명중 1명이 앓고 있다는 천식은 대기오염 정도에 따라 환자수가 17%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심지어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이나 아토피 피부염도 대기오염과 관계가 있다는 의학계의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마시는 물, 양식을 얻는 땅 못지않게 중요한 대기문제에 대해 이제라도 재차 경각심을 갖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52년 초겨울,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스모그 참사는 3주 만에 무려 4천여 명의 희생자를 거둔 뒤 1956년 영국의 가정, 산업용 연료를 천연가스로 대체시키는 ‘대기오염 청정법’을 제정하는 원동력이 됐다. ‘세계의 굴뚝’이란 오명을 안은 채 지칠 줄 모르는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도 언젠가 허술한 환경법령으로 인해 심각한 대기오염의 재앙에 맞닥뜨릴 것이란 전망이 있다.
자연은 거짓이나 꾸밈이 없어 훼손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인간의 몫이 될 것이다.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을 찾아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대, 숲을 휘돌아 땅의 기운을 머금고 돌아온 맑은 공기 대신 공기청정기가 걸러낸 도시공기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지만 이만큼의 자유조차 제한될 수 있는 미래가 올 수도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모임(적십자간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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