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만드는 '물의 비밀'

독일의 역사와 환경이 서린 Bier Story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06-02 15: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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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두 달이 채 남지 않는 2006 독일 월드컵. 개막일이 다가올수록 분위기가 고조됨은 당연하지만 극장 및 공연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그 때를 영업의 암흑기로 보고 있다. 4년 전 월드컵 때,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면 독일의 거리에도 인적이 드물었고 일부 광적인 팬들은 독일 노동법이 정한 근로자 법정휴가 30일을 모조리 그 기간으로 맞추는 것을 보았다.
크고 작은 동네 술집들은 그 날의 특선메뉴 와 함께 축구경기 일정을 옥외칠판에 써서 알리고 대형TV로 실황중계를 볼 수 있다고 선전을 했다. 그런 컴컴한 술집에는 예외 없이 얼굴이 발그레한 술꾼 몇몇이 모여서 열심히 야볼!, 그렇지!, 야볼! 하며 외치는 소리가 크다. 서양인들이 선술집에서 안주 없이 술을 마신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축구경기를 관전하는 유럽인들과 한국인들과 차이를 꼽으라면, 유럽인들은 중간 휴식시간을 제외하고 90분 동안 줄곧 스탠드에 서 있다. 한국은 그 반대가 아닌가? 이번 호에는 축구열기가 한창 달구어져 가고 있는 독일의 물과 맥주에 대해서 몇 가지를 얘기하려고 한다.

1천 270개 맥주공장서 5천종 맥주 생산
독일에는 북해에서부터 남부 알프스 산맥 사이에 239개의 광천수 샘이 있다. 여기서 매년 9,400,000,000ℓ가 가정으로 흘러 들어간다. 좋은 샘이 있는 곳에 이름 있는 맥주 제조회사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까 맥주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BEER’는 라틴어의 ‘마시다’를 ‘비베레(BIBERE)’에서 왔다고도 하고, 르만족의 언어 중 곡물을 뜻하는 ‘베오레(BIOR)’가 그 어원이라고도 한다. 현재는 후자가 정설로 되어 있다. 독일어 ‘비어(BIER)’, 프랑스어 ‘비에르(BIERE)’, 이태리어 ‘비라(BIRRA)’ 등은 다 어원이 같다.
현재 독일에는 1,270개 가량의 맥주공장이 있다. 종류로는 오천가지 이상이다. 여기에 공장단위가 아닌 가정에서 소량으로 만들어 내는 ‘하우스비어(Hausbier)’까지 더하면 그 가지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와인보다 비싼 물 풍부한 미네랄 함유
많은 사람들이 독일인의 맥주소비가 물소비보다 많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독일인의 물 소비는 열 배 가까이 증가했다. 통계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물을 많이 마시는 그룹 중에서도 독일인들은 최상위에 속해 있다. 한 사람당 연간 130리터의 물을 마시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새로운 시대-피트니스, 다이어트 그리고 웰빙의 분위기를 갖게 된 이유도 있다. 독일은 얼음물이 따로 준비되어 있는 미국과 달리 와인처럼 물을 주문하는 일에 익숙하다. 그래서 고유의 문화가 발전해왔고, 특별한 수로도(水路圖)가 30종류까지 된다. 물은 유행을 따르는 일종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독일은 위에 언급한 239개의 샘에서 500~600종류의 광천수를 얻고 있다.
이것은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보다 많은 양이다. 대중음식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표를 열거하면 게롤스타이너, 아폴리나리스, 그리고 파싱거 등 맛에는 탄산이 전혀 들어 있지 않는 것, 미량 함유된 것들이 있다. 물은 하나의 새로운 문화다. 그래서 물에 관한 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있다. Udo Pini는 자신의 책 <Gourmet-Handbuch>에서 물의 멋스러움이 와인의 멋스러움을 능가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마시는 물에 있어서 캐나다 혹은 뉴질랜드에서 수입된 물이 독일의 레스토랑 메뉴판에 있는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많은 물들이 와인보다 비싸다는 것이 많이 과장된 것은 아니다. 독일의 북쪽에 있는 헬라 미네랄브룬네(Hella Minealbrunnen)는 빙하기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지하 300미터 이상의 깊이에서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 암석으로부터 끌어 올려지고 있다.
그리고 중서부 지역에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Bad Vilbeler 원천(源泉)과 Elisabethenquell(엘리자베텐크벨레)가 헤센주의 전통적인 물이다. Lahn 지역에서 나오는 Selters라는 물이 또한 유명하고, Appolinaris(와인의 수호신이라고 불리는)라는 물이 Queen of Table Water로 알려져 있다. 또한 21개의 샘에서 취수하는 Gerolsteiner는 화산암에 함유된 미네랄을 지니고 있다.

땀 흘린 후 마시는 맥주, 그 맛을 아는 사람들
질 좋은 물이 있는 곳에 이름 있는 맥주제조 회사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물, 홉, 효모와 맥아. 이 네 가지면 기본적으로 맥주를 만들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500년 전에 이런 원료가 독일에 자리를 잡았다. 맥주는 독일 사람들이 발견한 것이 아니다. 이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노예들이 나일강에서 피라미드를 건설할 때 마셨고, 그리스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음료였다.
4월 23일은 독일 맥주의 날이다. 이날은 1516년 4월 23일에 식료품에 대한 법률 제정을 했던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것은 독일 양조협회의 큰 자부심이기도 하다. 그 때에 맥주는 오직 물과 홉과 효모, 그리고 맥아로 만든다고 규정한 것이다. 왜 독일인들이 국제적으로 항상 '맥주 마시는 국가'로 평가 받는 것인지는 독일인들에게도 의문이다. 추측하기로는 뮌헨의 호프브로이하우스의 명성이 널리 알려진 탓이리라. 이런 호프브로이하루스 스타일의 집들이 방콕에서부터 라스베가스까지 모방되어 있다.
독일의 맥주애호가들의 주량이 1994년에 연간 한 사람당 133리터에서 114리터로 감소했다. 유럽에서는 125리터를 마시는 에이레 사람들이 챔피언이다.
통계에 의하면 독일인들은 1인당 평군 156리터의 커피를 마시기 때문에 맥주량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독일은 커피국가인 셈이다. 축구와 맥주는 독일인들의 몫이 아니고 운동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공을 차고 난 후에 마시는 그 맛을 아는 사람들의 것이다.
취재/ 문광주 국제부장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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