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에서 방폐장까지 '핵에너지의 일생'

드럼통에1차 납봉, 3중 콘크리트 시설에 '영구매장'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06-02 13:4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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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방폐장이 들어서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19년이다. 감사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86년부터 지난해 경주시 방폐장 건설을 확정하기까지 한국수력원자력이 홍보 및 운영비로 지출한 금액은 총 3485억에 달한다.
여론은 방폐장 건설이 19년간 표류하며 막대한 예산을 낭비했다고 일제히 비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갈등사례는 지역이기주의를 위시한 님비현상이나, 반대로 적극적인 수용을 원하는 핌비현상(Pleas, in my front yard)만으로 설명되어질 성질이 아니다.
전국 각지에서 방폐장 유치 찬반투표가 진행됐던 지난해 말, 투표가 예정된 지역에선 지역민심이 찬반으로 핵분열을 일으켰다. 지원금을 받아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와, 어떤 일이 있어도 고향에 핵폐기물을 쌓아놓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극명하게 대치했다.
분명한 것은 그 어느 지역도 방폐장 건설을 달가워 한 곳은 없다는 것이다. 거액의 지원금과 한수원 본사이전, 양성자가속기란 ‘당근’을 얻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마지못해 방폐장을 끌어안고자 했을 뿐이다.

‘오해와 진실’… 꺼지지 않은 불신
한국에서의 방폐장 갈등을 바나나현상(banana syndrome)으로 풀이될 수 있다. 즉, 'Build Absolutely Nothing Anywhere Near Anybody', 혐오시설에 대한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형태다. 이러한 사회갈등 양상은 결국 방폐장에 대한 고질적 불신 때문이다.
홍보에 수천억을 쏟아 부어도 국민들의 가슴속 깊이 남아있는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걷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계 전문가들은 “방폐장에 대한 이해부족이 지나친 과민반응을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방폐장이란 ‘방사성폐기물저장고’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본래 ‘원전수거물센터’라 불러야 정확하다. 여기에서 원전수거물이란 원자력발전소의 운전원이나 보수요원이 사용했던 장갑, 작업복, 가운, 덧신, 걸레, 필터 그리고 각종 교체 부품 등과 산업체, 병원, 연구기관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을 뜻한다.
이 수거물들은 방사능 세기에 따라 다시 중·저준위와 고준위 수거물로 구분된다. 중·저준위수거물은 방사선 작업시 사용한 작업복, 장갑 및 각종 교체부품 등이며, 사용 후 연료 등은 고준위수거물에 해당된다.

수거에서 저장까지 ‘우라늄의 일생’고찰
원전수거물의 관리 포인트는 주변지역에 방사능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초래하지 않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의 건강, 농작물, 일상생활 어디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능이 검출되면 안 된다. 이 때문에 원전수거물의 사후관리는 매우 엄격한 절차와 방법이 적용되게 마련이다.
원전수거물은 크게 수거, 포장, 저장의 3단계를 거쳐 영구시설로 사장(死葬)된다. 일단 원자력발전소, 핵연료시설, 연구시설, 병원, 산업체 등에서 수거물이 발생하고 모아지는 ‘수거’ 단계가 수거물 관리의 첫 단계다. 현재 원자력은 발전소 뿐 아니라 의학 등 사회 각 분야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인 수거물은 수집과 분류 과정을 거친다. 이때 종류별로 분리하거나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화하고, 필요에 따라 추가로 포장 과정을 거친다. 물론 이런 과정 중에 추가로 발생한 2차 폐기물은 다시 ‘수거’ 단계로 되돌아가 같은 과정을 밟는다.
이후 수거물은 원전수거물센터로 이동하게 되는데,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소 내의 임시저장고에 이들을 보관해 왔다.
드럼통 등으로 포장이 완료된 수거물은 육상이나 해상이동을 통해 폐기장으로 운송된다. 한국수력원자력 기술팀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우리나라는 차량 등을 이용한 육상운송과 선박을 이용한 해상운송 등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은 현재 안정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용역 중에 있다.
이런 수송과정을 통해 원전수거물센터(방폐장)에 도착한 폐기물은 미리 준비된 3중 철제콘크리트 지하시설에 차곡차곡 적재된다. 이후부터 이들 시설은 철저한 감시·계측을 통해 사실상 영구히 지하세계로 묻혀버리게 된다. 우라늄 광산을 통해 세상의 빛을 본 원자력에너지는 수백 년간 방사능을 몸에 품은 채 그렇게 생을 마감한다.


우리나라가 선택할 저장방식은?

[저장방식①] 지상에 폐기물을 쌓는‘천층처분방식’
원전수거물은 매장방법에 따라 크게 천층처분방식과 동굴처분방법으로 나뉜다. 천층처분 방식은 지상이나 땅을 얕게 판 다음 커다란 콘크리트 집을 만들어 그 안에 폐기물을 넣고 묻는 방식이다. 발전소로부터 차량이나 전용배로 운송된 폐기물은 드럼 외관 등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후 저장설비에 드럼을 정렬해 적재한다. 이후 철근으로 뚜껑 닫고 나면 피트에 시멘트를 주입해 그 위에 2m의 방수층 토사를 덧씌운다. 마지막으로 상부를 4m이상의 토사를 덧씌우고 나서 표면에 나무를 심거나 녹화한다.

[저장방식②] 동굴에 차곡차곡‘동굴처분방식’
이와 달리 동굴처분방법은 땅 속의 커다란 암반 속에 동굴을 뚫어 그 속에 폐기물을 묻는 방식이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런 처분시설이 없다. 방식을 살펴보면 땅속에 동굴을 뚫고, 콘크리트방벽을 생성한 뒤 드럼통을 적재한다. 이후 충전재를 드럼통 사이에 넣고 동굴입구를 매립하는 방식이다.

원전수거물 센터에 지진이 발생한다면?
원전수거물센터는 기본적으로 3중 차단벽을 설치해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워낙 차단벽이 견고해 지진 등의 재해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가장 먼저 폐기물을 감싸게 되는 제1방벽은 고화 또는 견고한 용기로 만들어진다. 제1방벽을 다시 감싸는 제2방벽은 구조물이나 폐기물 용기사이의 되메움 물질을 이용한다. 가장 외부에 위치한 제3방벽은 토양이나 암반 등 자연적인 방벽을 이용해 안정성을 확보하게 된다.
원전의 연료로 사용되고 남은 물질을 '사용후 연료(Spent Fuel)'라고 하는데, 현재 각 원전에서는 사용 후 연료를 습식 및 건식 저장방식으로 임시 저장해 왔다. 이들은 향후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이 건설되면 중간저장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취재 /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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