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알레르기

'꽃바람' 얕잡아 봤다간 큰 코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05-09 11: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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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매년 증가, 대책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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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날리는 나무의 하얀 솜털은 꽃가루가 아닌 꽃씨
매월 4월이나 5월의 봄이 되면 길가에 하얀 솜털 같은 것들이 날아다닌다. 이것은 주로 아카시아나 버드나무, 포플러 등과 같은 나무에서 발생되는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로 이것이 꽃가루이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흩날리는 하얀 솜털 같은 것은 꽃가루가 아니라 대부분 씨앗의 깃털이다. 이 꽃씨는 분자량, 즉 크기가 커서 호흡기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단지 눈에 들어가면 가렵거나 접촉성피부염, 피부발진, 재채기 등 순간적인 가벼운 증상은 나타날 수 있지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성분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씨앗의 깃털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성이 없다.
알레르기는 이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하기 위한 항원과 항체 간 반응의 일종이다. 우리 몸으로 만들어 내는 단백질, 즉 항원이 체내로 들어오면 신체는 이것을 막아내기 위해 항체를 만들어 낸다. 일반적으로 항원 항체 반응은 우리 몸에 유리한 방향으로 나타나지만 알레르기는 항원, 항체 반응이 지나쳐 우리 몸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꽃가루, 크기 작아 호흡기관 속에 잘 들어가
꽃은 풍매화와 촉매화로 나뉠 수 있다. 촉매화는 벌이나 나비 등에 의해 암수교배가 되는 꽃을 말한다. 그러나 풍매화는 향기가 없고 꽃이 못생겨 곤충들이 찾지 않아 바람에 의해 자연적으로 암수가 교배된다, 이때 꽃망울이 터지면서 나오는 아주 작은 꽃가루가 바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이다. 이러한 꽃가루는 대부분 크기가 약 40㎛정도로 매우 작다.
특히 많은 양은 아니지만 중국연안지방의 꽃가루가 한반도에까지 날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그 크기와 부유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바로 이런 작은 꽃가루가 공기를 타고 사람의 코, 입, 폐등과 같은 기관지속에 들어가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꽃가루는 예민한 사람에게서 알레르기 비염, 결막염, 천식을 일으킬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 생기면 아침에 주로 맑은 콧물, 재채기가 나오고 코 가려움증, 코 막힘 증상이 심해진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상당수는 결막염을 동반하는데 눈이 가렵고 충혈되며 눈물이 나온다. 심한 경우는 천식으로 진행되어 기침, 가래, 쌕쌕거리는 숨소리와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특히 알레르기 식물은 꽃이 화려하지 않고 눈에 띄지 않아 육안으로 식별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이러한 꽃가루 알레르기(화분증)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식물의 분포와 유행시기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꽃가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 꽃가루가 날리기 몇 주 전에 알레르기 예방약을 먹거나 코에 흡입해 면역성을 길러 놓는다.
또한 꽃가루가 가장 많이 날리는 오전, 특히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외출을 삼가하고 외출시 마스크, 모자 등을 착용한다. 특히 꽃가루가 침범하기 쉬운 니트보다는 매끈하고 틈이 없는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밖에서 묻혀 온 꽃가루를 털어내고 콧속에 식염수를 뿌려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꽃가루, 봄보다 가을에 더 기승 부린다
꽃가루는 봄, 가을뿐만이 아닌 거의 모든 계절에 다 날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공중에 날리는 꽃가루는 2월초부터 12월 중순까지 부산 등 남부지역부터 먼저 나타나기 시작해 연중 2회로 4월말부터 5월 중순과 8월말부터 9월 중순사이에 가장 많이 날린다.
꽃가루는 크게 수목, 잔디, 잡초에서 나오는 세 가지의 꽃가루로 구분된다. 아카시아, 오리나무, 단풍나무, 포플러, 버드나무, 자작나무, 참나무, 느릅나무 등과 같은 수목화분은 주로 봄에 등장하며, 잔디화분은 5월에서 7월말에 개화해 8월 중순에서 9월말에 절정을 이룬다. 잡초화분은 가을철에 주로 유행하는데 돼지풀, 쑥, 비듬, 환상덩굴이 여기에 속하며 잡초화분은 가을철 화분 알레르기의 가장 큰 원인 식물이다.
특히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꽃가루 알레르기는 봄철보다 가을철에 더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봄에 날리는 꽃가루 중 소나무꽃가루가 많은 편인데 소나무의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성분이 적다. 오히려 가을의 쑥과 돼지풀과 같은 잡초류의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많이 일으키는데 이 돼지풀을 환경적으로도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돼지풀은 북아메리카가 원산으로 우리나라에는 6·25동란 후 들어온 귀화식물로 생명력이 강하고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또한 돼지풀은 토종식물을 죽이는 등 다른 식물의 생장에도 많은 피해를 끼치고 특히 환경이 오염된 곳에서도 잘 자란다. 때문에 지난 ’99년도에 환경부는 이 돼지풀을 유해식물로 규정하고 이 식물을 뽑아 없애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아직도 없어지지 않고 한강 둔치와 같은 곳에서 많이 식생하고 있다.
한양대 의과대학 오재원 교수는 최근 봄보다 가을의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돼지풀이 꽃가루알레르기 환자가 증가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일본, ‘삼나무꽃가루’ 문제로 골치 앓아
아직까지 관련 규정은 없는 현황이지만 국내에서 조경을 위해 나무를 식재하는데 있어서도 이러한 꽃가루알레르기를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재원 교수는 일본 삼나무를 일례로 들었다.
일본의 경우 삼나무가 꽃가루가 많은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고 있는데 삼나무는 성장이 빠르고 바람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어 현재는 일본 전체 나무의 1/4을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3월에서 4월이 되면 일본에서는 꽃가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본의 한 자동차 회사가 꽃가루 등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주는 에어컨 필터를 개발한 사례를 봐도 일본의 꽃가루알레르기가 얼마나 심각한 지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꽃가루알레르기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물론 꽃가루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기는 하나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꽃가루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더불어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오재원 교수는 설명했다.
오 교수는 “환경오염이 덜한 곳에서 알레르기가 덜 발생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돼지풀과 같이 오염된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이런 알레르기성 질환이 환경과 얼마나 밀접한 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재 환경부는 천식, 알레르기성 질환과 같은 환경성 질환을 퇴치하기 위해 실내공기질 기준을 설정하는 등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러한 환경성 질환은 어느 한 분야의 환경규제로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자연이 어느 작은 요인으로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생기는 것처럼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 역시 마찬가지이라는 것을 늘 염두해 둬야 할 것이다.
취재/이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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