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호에서 공중에서 생육하는 식물인 틸란디시아(수염티란디시아)에 대해서 살펴본 적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나무나 바위에 착생해 살아가는 식물이 있다. 이 식물은 나무나 바위에 붙어 있는 모양이 마치 박쥐(bat)가 매달려 있는 모양과 같다 해서 ‘박쥐란’이라 부르며, 잎의 모양이 마치 사슴뿔 같아 ‘Elkhorn Fern’ 또는 ‘Staghorn Fern’이라고도 부른다.
전 세계 15종 분포 …‘상록(常綠) 다년초’
박쥐란은 이름에서처럼 난(蘭)이라 생각하기 쉬우나, 난이 아니라 고사리와 같은 열대성 양치식물(羊齒植物)이다. 이 식물은 고사리과(Polypodiaceae)에 속하는 상록 다년초로서 학명(學名)은 Platycerium bifurcatum (Cav.) C. Chr. 로서 속명(屬名)인 “Platycerium”은 그리스어의 platys「넓다, 평평하다」라는 뜻과 keros「뿔」이라는 단어가 합쳐서 된 합성어다.
또 종명인 “bifurcatum”은 「두 갈래로 갈라진 형태」라는 뜻으로 사슴뿔처럼 여러 갈래로 갈라진 잎의 형태에서 유래되었다. 이 속(屬) 식물은 세계 열대(일부 아열대) 지역에 15종이 분포하는데 아프리카~마다가스칼 주변에 6종, 동남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에 8종, 남아프리카에 1종이 있다.
박쥐란은 오스트레일리아 동부 원산의 상록 다년초로서 열대성 착생식물이다. 흔히 식물을 생육상태에 따라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지생식물(地生植物), 나무나 바위 등 다른 것에 붙어사는 착생식물(着生植物), 다른 식물에 붙어사는 기생식물(寄生植物)로 나누는데 박쥐란은 착생식물에 속하여 나무나 바위에 붙어 서식한다.
뿌리부분 감싸 수분증발 억제
박쥐란이 이렇게 나무나 바위에 붙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특이한 잎의 구조 때문이다. 박쥐란의 잎은 2가지 형태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나무에 밀착되어 있는 나엽(裸葉)으로 기각엽(基脚葉:base leaf) 또는 외투엽(外套葉:nest leaf)이라고 부르는데, 뿌리 밑 부분을 새 둥지처럼 감싸고 있어 수분 증산을 억제하므로 나무나 바위 등에 붙어 생존이 가능하다.
이 외투엽은 여러 겹으로 뿌리 부분을 감싸 물을 저장하고 있는 저수조직 역할을 한다. 때문에 저수엽(貯水葉)이라고도 부른다. 잎은 처음에는 녹색을 띠나 오래되면 갈색으로 변하고 계속해서 한 겹 한 겹 겹쳐져 뿌리 부분을 감싸게 된다.
오래된 잎은 썩어 양분을 공급하게 되어 이 양분으로 생육하고 양분을 공급하는 잎이라 하여 영양엽(營養葉)이라고도 부른다. 잎은 둥글며 크기는 직경 20~30㎝ 정도이고 가장자리는 파상(波狀)으로 굴곡이 있다. 다른 하나의 잎은 본엽(本葉:foliage leaf)이라 부른다.
포자(胞子)가 달려 있는 잎으로 포자엽(胞子葉)이라고 부르며, 번식을 할 수 있는 잎이라 하여 생식엽(生殖葉) 이라고도 부른다.
이 잎은 기각엽 중앙부에서 나와 잎 기부로부터 잎 끝까지의 형태는 V자(字) 모양을 이루며 잎은 2~3개 우상(羽狀)으로 뿔처럼 갈라져 늘어진다.
이 잎은 포자가 달리는 포자엽과 포자가 달리지 않는 본엽으로 다시 구분되며, 길이는 포자엽이 30~70㎝, 본엽이 60~90㎝ 정도이다. 잎의 표면은 회녹색이며 뒷면은 녹백색이고 솜털 같은 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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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환경에 강한 적응력 … 자연목에 부착 재배
박쥐란은 매우 관상가치가 높은 관엽식물의 하나이다. 열대, 아열대 식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월동이 곤란하여 온실이나 실내에서 재배한다. 생육적온은 16~25℃ 정도이며 12℃ 이상에서 월동하나 내한성이 강해 3℃ 이상에서도 생육이 가능하다.
일조(日照)는 반음지가 좋고 통풍이 잘되는 곳이 좋다. 공중습도를 다습하게 관리한다. 통풍이 불량하고 과습하면 본엽의 생육이 나쁘므로 과습에 유의해야 한다. 박쥐란은 건조에 강하다. 그래서 자생지의 경우 건기와 우기가 있는 지역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병충해로는 깍지벌레의 발생이 많은 편으로 유의해야 한다.
시비는 묘가 어렸을 때는 거의 하지 않으나 생육촉진을 위해 여름철(5~9월)에 2개월에 1회 정도 유박이나 골분 같은 비료를 완전히 부숙시킨 후 탁구공 크기로 단을 만들어 2~3개 정도를 기각엽 사이에 넣어주면 된다.
재배는 헤고(Cyathea) 또는 목재 판자에 부착 하거나, 자연목에 부착하여 재배한다. 처음 부착시 끈이나 철사로 매어 주면 되며 후에 완전히 부착시 제거한다. 화분에 식재시 수태를 이용한다. 번식은 분주(分株)와 포자(胞子)로 행하며 분주시에는 기각엽을 어린묘와 함께 잘라내어 번식한다.
여미지 식물원/ 이태용 식물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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