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감칠맛, 입맛 돋우는데 제격
구이, 찌개, 국 등 다양한 형태로 먹을 수 있는 갈치는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단골 수산물 중 한가지다. 갈치는 농어목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다 자라면 몸길이가 1.5m에 이른다. 납작하고 기다랗게 생긴 인상과 달리 갈치는 모성애가 강한 생선으로도 알려져 있다.
칼처럼 생긴 물고기 … 얽힌 속담도 ‘가지가지’
갈치라는 이름은 ‘칼처럼 생긴 물고기’라는 데서 유래했으며 신라시대에는 칼을 ‘갈’로 불렀다는 점에서 그 시대에 이미 이름이 붙여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어명은 머리카락과 같은 꼬리를 가졌다하여 헤어테일(hair tail)로 불리며, 칼이나 단검 따위의 칼집(scabbard) 모양으로 생겼다하여 scabbard fish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큰 칼 모양’ 이란 ‘다치우오(太刀魚)’ 또는 옆으로 헤엄치지 않고 언제나 위 아래로 서서 헤엄치기 때문에 꼿꼿하게 서있는 물고기란 뜻의 ‘다츠오(立つ魚)’로도 불린다. 또한 중국에서는 흰 띠 모양의 물고기란 뜻의 파이타이위(白帶魚), 다이위(帶魚) 및 야윈 띠 모양의 물고기란 뜻의 쇼다이(瘦帶)로 불린다.
대중적인 생선인 만큼 갈치에 얽힌 속담도 많다. ‘갈치가 갈치 꼬리 문다’는 속담은 친한 사이에 서로를 모함한다는 뜻이고 음식을 마음껏 먹어도 부르지 않는 날씬한 배를 보고 ‘갈치 배’라고 부르며 비좁은 방에서 여럿이 모로 자는 잠을 ‘갈치 잠(칼 잠)’이라 한다.
또한 우리말에 생선을 소금에 절인 반찬을 자반이라고 하는데, 자반은 좌반(佐飯)이 변해서 된 말로 자반갈치는 소금에 절인 갈치를 말한다. 자반뒤집기란 말은 몸이 몹시 아파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서 자반을 구을 때 앞뒤로 돌려가며 익히던 데서 그 모양을 빗대어 나타낸 말이다.
필수 아미노산 고루 함유 … 성장기 발육에 좋아
사람들이 흔히 갈치도 비늘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몸을 덮고 있는 은백색 물질은 비늘이 아닌 구아닌이란 물질로 인조 진주의 원료로 활용된다. 갈치는 제한아미노산이 전혀 없고 리진, 페닐알라닌, 메티오닌 등 필수아미노산이 고루 함유된 단백질 공급식품으로 특히 라이신 함량(1천8백84㎎)이 높아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에 좋다.
또한 이노신산과 글루탐산, 호박산 등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 있어 입맛을 돋우는데도 제격인 수산물이다. 갈치는 비교적 먼바다에 사는 물고기로 8~9월께 산란기가 되면 얕은 바다로 이동하며 같은 종의 꼬리를 잘라먹는 독특한 습성이 있다.
식성은 육식성으로 정어리 민어류, 오징어 및 새우 따위를 좋아한다. 그러나 껍질이 단단한 것은 절대 먹지 않아 이빨을 가장 소중히 하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는 갈치를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하고 거풍살충(去風殺蟲)하는 효력이 있으며 특히 위장을 따뜻하게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모성애 남다른 어종 … 부화 후 끼니 거르며 알 지켜
갈치는 모성애가 지극한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암컷은 알을 낳은 뒤 안전하게 부화하도록 주위를 떠나지 않고 맴돌며 보호하는 데 잠시라도 한눈을 팔지 않기 위해 먹이도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어미는 여윌 대로 여위지만 새끼들은 무사히 알에서 깨어나게 된다.
어미의 사랑은 세상에서 변함없고 숭고한 사랑임을 갈치가 몸소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속사정도 모르고 세상 사람들은 ‘그리움에 야위어 늘어진 갈치’라고 유행가를 만들어 부르기도 했다.
역사속에서 갈치는 군대어(裙帶魚/정약전, 자산어보), 갈어(葛魚/전어지) 또는 갈치어(葛峙魚)라고 불렸으며 “모양은 긴칼과 같고 큰놈은 8~9자, 이빨은 단단하고 빽빽하다. 맛은 달고 물리면 독이 있다. 이른바 공치의 종류이나 몸이 약간 납작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갈치의 살코기 100g당 단백질 18.5g, 지방 7.5g, 당질 0.1g, 회분 1.2g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칼슘(46㎎)과 인(191㎎), 철, 나트륨 등의 무기질과 각종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제철은 5월부터 12월까지나, 10월과 12월 사이의 가을갈치가 맛이 좋다.
글 / 남해수산연구소 양식연구팀, 사진 / 제주 연송갈치요리
* 맛있는 갈치조림 만들기
재료 : 갈치 1마리, 무 1/4, 양념장(진간장 3스푼, 청주한스푼, 다진마늘 1큰술, 설탕이나 물엿 1~1.5스푼, 고춧가루 한스푼, 청양고추 2개), 실파나 대파
① 갈치는 머리와 지느러미를 잘라내 손질 한 후 은색 가루를 벗겨낸다. 그다음 흐르는 물에 씻어 먹기 좋은 크기 4cm~5cm 길이로 자른다.
② 무는 껍질째 문질러 씻어 얄팍썰기(약 0.5센치 정도의 두께)로 저며 썬다. 실파나 대파는 뿌리는 자르고 씻어 송송 썰고 대파라면 어슷어슷하게 썰어도 된다.③ 준비한 양념장을 그릇에 담고 실파나 대파를 넣어 고루 섞는다.
④ 후라이팬이나 냄비에 무를 납작하게 깔고 양념장을 살짝 끼얹은 후 갈치를 겹치지 않게 놓고 다시 양념장을 듬뿍 끼얹는다. 냄비 가장자리로 물 1컵 정도를 붓고 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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