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도우며 살아가는 동물들

권영수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02-24 15: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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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야생동물들은 이기적인 행동을 한다. 남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자기 자신에게만 유리한 행동을 한다. 동물들은 종이나 자신이 소속되어있는 무리의 이익을 위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기적인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 이러한 행동은 지금까지 자연선택 되어왔고 결국, 진화의 밑바탕이 되었다. 무리생활을 하는 사자의 경우, 수컷이 새로운 무리를 빼앗으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새끼사자를 죽이는 것이다. 다른 수컷의 유전자를 지닌 새끼사자들은 필요가 없다. 대신, 암컷과 바로 짝짓기 해서 자신의 유전자를 지닌 새끼를 낳는다.
모든 동물들이 이와 같이 이기적으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남을 돕는 행동을 하는 동물도 있다. 조류인 아메리카어치는 1부1처의 형태로 번식을 한다. 그런데 부모 외에도 새끼에게 먹이를 공급하는 개체, 즉 도우미가 있다. 도우미는 자신이 직접 번식하지 않고 남을 돕는다.

새끼들의 도우미 역할이유, 혈연의 생존률 증가 그리고 번식의 간접 경험
포유류인 검은등재칼(Black-backed Jackal), 난태생 어류인 부룬디시클리드(Burundi cichlid Fish) 역시 어린새끼들을 보호하고 먹이를 제공하는 도우미가 있다. 남을 돕는 행동은 분명 적응적이지 못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자연선택 되었을까? 이에 대한 답은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유전적 요인이다. 도우미는 보통 형제자매와 같은 가까운 혈연자인 경우가 많다. 상호협력과 같은 도움의 형태로 형제자매의 생존과 번식의 기회를 높임으로써 자신도 유전적 이익을 얻는다. 자신이 직접 번식하지 않아도 내 유전자의 일부를 갖고 있는 형제자매의 생존을 높인다면 이익이 될 수 있다.
둘째는 생태적 제한 요인이다. 사실 도우미도 여건만 된다면 자신이 직접 번식하는 것이 더 좋다. 하지만 단순히 부모가 될 수 있는 조건을 얻을 수 없을 때가 있다. 환경이 좋지 않아 번식할 장소와 배우자를 못 찾은 개체, 혹은 아직 번식할 나이가 안 된 개체들은 도우미가 되어 번식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경험은 나중에 자신이 직접 번식할 때 큰 도움이 된다.


탁란으로 남의 새끼 키우는 새‘붉은머리오목눈’
다른 종의 새끼를 양부모가 헌신적으로 키워주는 종도 있다. 실제 부모에게 탁란 당해 속아서 키워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신의 알을 남에게 의탁시켜 양육(탁란)시키는 대표적인 종이 뻐꾸기다. 뻐꾸기는 자신의 둥지가 없다. 몰래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양부모에게 완전히 양육을 맡긴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탁란 당하는 종은 붉은머리오목눈이다. 일단 탁란을 당하면 자신의 새끼는 모두 잃어버리고 오직 새끼뻐꾸기만을 키우게 된다. 진화적인 전략으로 본다면, 결국 뻐꾸기한테 진 것이다.
진화적으로 남을 돕는 행동은 자연선택 되지 않았다. 야생동물에게 있어 남을 돕는 행동은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우리 인간은 문화를 이루며 서로 신뢰를 갖고 살아간다. 남을 도울 때 자신의 이기적인 이익만을 위해 행동한다면 이는 문화가 아닌 자연에서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야생동물과 같은 전략으로 살아가는 것일 것이다.

권 영 수 박사
경희대학교 한국조류연구소 전임연구원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출강, 한국조류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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