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열매 먼나무
겨울철 제주도나 남해안 지방을 여행하다보면 마치 꽃과 같이 아름다운 열매가 달린 나무를 만나게 된다. 관광가이드가 이 나무를 가리키며 “먼(무슨) 나무죠?”라고 물으면 여행객들은 “글쎄요”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데 “이 나무가 바로 먼나무입니다”라는 설명에 모두 웃음바다가 되곤 한다. `
먼나무는 제주도에서 ‘먹낭’ 또는 ‘개먹낭’이라고 부르는데, 나무의 수피가 검은 빛을 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먼나무는 수형이 아름답고 붉은 열매가 특히 아름다운 나무다. 이 나무 이름이 가까이 있는 나무가 아닌 멀리 있는 나무라서 먼나무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 그렇게 부르는지 밝혀진 것은 없다. 아마 나무가 아름다워 ‘멋나무’라 부른 것이 ‘먼나무’라 전해진 것이 아닐까 추정할 뿐이다
먼나무는 감탕나무과(Aquifoliaceae)에 속하며 학명(學名)은 Ilex rotunda Thund.로서 속명의 ‘Ilex’는 고대 라틴명으로 Quercus ilex를 나타내며, 종명(種名)인 ‘rotunda’는 ‘둥근’이라는 뜻으로 잎 모양이 둥근데서 비롯되었다. 이 속 식물은 전 세계의 난대기후 지역에 300~400종이 분포하며 이 중 관상가치가 있는 것은 10여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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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보길보서 자생 … 암나무에만 열매 달려
먼나무는 상록교목(常綠喬木)으로 키는 10m 정도 자라며, 따뜻한 기후인 우리나라 제주도와 전라남도 보길도의 표고 100~700m에 자생하며 일본, 중국, 대만 등에도 분포한다. 가지는 털이 없으며 암갈색이고 수피는 회갈색을 띤다.
잎은 엷은 녹색을 띠며 질기고 줄기에 어긋나게 달리며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 길이 4~11㎝, 폭 3~4㎝ 정도며, 앞면과 뒷면에 털이 없고 광택이 있으며 길이 12~28㎜ 정도의 긴 엽병이 있다. 또 새로 나온 줄기와 엽병은 자주색을 띤다.
꽃은 취산화서(聚散花序)로서 연한 자주색으로 5~6월에 피고 지름 4㎜ 정도로 매우 작으며 꽃받침 잎과 꽃잎은 각각 4~5개며 꽃잎은 꽃받침보다 길다. 열매는 둥글며 지름 5~8㎜정도이다.
자웅이주(雌雄異株) 식물로서 암나무에는 열매가 달리며 수나무에는 열매가 달리지 않는다. 열매는 초기에는 녹색에서 익으면 붉은색으로 변하는데 10월경부터 익기 시작하여 12월~2월에 완전히 붉게 되어 절정에 다다른다.
겨울철, 보기 드문 볼거리 제공
열매가 익으면 마치 꽃이 핀 것처럼 나무 전체가 붉은색으로 뒤덮이곤 하는데 꽃을 보기 드문 겨울철에 꽃보다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눈 속에 달려있는 먼나무 열매는 한층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또한 이 열매는 찍바구리과에 속하는 비취 등의 새들에게 겨울 동안 좋은 먹이가 된다.
이 열매는 늦게는 3~5월까지 나무에 달려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먼나무는 이 새들에게 좋은 먹이인 열매를 제공하고 그들을 통해 번식과 증식을 완수하게 된다. 먼나무는 아름다운 수형으로 인해 제주도 지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 구서귀포시 청사 부지 내에는 지난 71년 제주도기념물 제15호로 지정됐던 먼나무가 있었다.
이 먼나무는 높이 6.5m, 밑동 둘레 1.4m 정도며, 빨간 열매가 우산을 펴놓은 것처럼 ‘국내에서 가장 크고 모양이 아름답다’는 이유로 기념물로 지정됐었다. 그러나 이 나무는 한라산에 있던 것을 4·3사건 당시 공비 토벌을 마친 기념으로 제 2연대 병사가 주둔지인 이곳에 심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암울한 배경을 가진 이 나무에 문화재적 가치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주장 때문에 작년 7월 제주도 지정문화재에서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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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성·관상가치 높아 조경용으로 적합
먼나무는 양지와 음지 모두에서 비교적 잘 자라며 건조한 곳보다는 토양수분이 있는 비옥한 사질양토에서 생장이 양호하다. 번식은 주로 종자와 삽목으로 번식하는데 종자번식의 경우 3~4월에 채취한 종자의 과육을 제거한 뒤 직파하며, 삽목번식은 7~9월에 삽수(揷穗)를 채취 비닐온실 내에서 꺾꽂이 한다.
삽목번식의 경우 암나무가 조경적 가치가 높으므로 주로 암나무에서 삽수를 채취한다. 또한 실생묘에 암나무 접목을 하는 접목번식도 행한다. 먼나무는 관상가치가 매우 높은 조경수로서 가로수나 정원수로 많이 식재한다.
염해에 강하여 해변가에 식재해도 좋으며 대기오염에도 강해 도심지에서도 식재가 가능하다. 병충해에도 강한 편이나 건조에 약한 편이다. 내한성이 비교적 강하여 1월 평균기온이 0℃ 내외지역인 남부 지방에서는 겨울철 월동이 가능하며, 중부지방에서는 무가온(無加溫) 온실내에서 월동이 가능하다. 목재는 기구재나 조각재로 사용한다. 민간에서 열매와 수피(樹皮)를 이뇨(利尿)에 약으로 쓰기도 한다.
여미지식물원 식물팀장 이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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